
SK그룹이 전기차 배터리 소재 글로벌 전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제2의 반도체’로 꼽히는 2차전지 사업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SKC는 최근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동박 생산을 위해 연산 5만톤 규모의 2차전지용 동박 공장을 유럽 지역에 건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SKC의 동박 제조 투자사 SK넥실리스는 현재 생산능력을 4만3000톤 수준에서 오는 2025년까지 20만톤 이상으로 확대하고, 유럽 외에 미국 등에도 생산 기지를 더 둘 방침이다. 공장 부지는 폴란드가 유력하다. 이번 증설로 SKC의 동박 생산능력은 총 15만2000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SKC 측은 “폴란드는 고객 접근성이 뛰어난 곳으로 주요 글로벌 2차전지 제조사 4곳이 폴란드 혹은 인접 국가에 있다”며 “확보할 수 있는 공장 부지도 말레이시아 공장 부지보다 넓은 곳이 많아 확장성도 좋다”고 설명했다.
앞서 SK넥실리스는 지난 1월 말레이시아에 연 5만톤 규모의 공장을 증설하기로 하고 약 7000억 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상반기 착공해 2023년 상업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SKC는 말레이시아 공장에 이어 후속 투자지역에서도 RE100을 이행하기로 했다. 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체계를 강화하고 고객사의 요청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 캠페인이다.
증권가에서도 SKC의 적극적인 소재 사업 확장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SKC 공시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맞춰 풀가동 체제를 지속해온 SK넥실리스는 1분기에 매출 1420억원, 영업이익 167억원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2분기에는 정읍 5공장을 조기에 가동해 실적을 더욱 확대한다.
NH투자증권은 SKC는 2차전지 사업과 반도체, 친환경 사업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가장 큰 투자 수혜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2차전지 소재는 SKC만 진행 중으로 관련 기업 인수 시 추가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이 포드와 60GWh 규모의 2차전지 JV(조인트 벤처) 체결을 기반으로 SKC는 미국에도 동박 공장 신설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되며, 연내 투자 계획이 완료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25만톤 설비 가동 시 동박 매출액은 약 2조5000억 원, 영업이익 약 5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보급의 급격한 증가로 배터리 수요가 높아지면서 동박 수요도 함께 늘어났다”며 “SK넥실리스가 글로벌 동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인 공장 증설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진희 기자 cjh@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