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투자’ 현대차, 美서 내년 전기차 생산…테슬라 추격전 시동
‘8조 투자’ 현대차, 美서 내년 전기차 생산…테슬라 추격전 시동
  • 최진희 기자
  • 입력 2021-05-28 18:30
  • 승인 2021.05.28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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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8조원 규모 투자…내년 현지 생산 본격화
친환경차, 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상용화 계획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 팝업 전시장 [뉴시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과 충전인프라 확충 등에 8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현대차가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을 본격 추진하는 것은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그린뉴딜’ 및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미국제품 구매)’ 전략과 연계한 전기차 정책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 달러(약 8조3000억 원)를 투자한다. 이를 통해 전기차 생산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등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전기차 미국 생산을 위한 투자를 통해 안정적으로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확고한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라며 "미국 전기차 신규 수요 창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 전기차 생산 물량의 이관은 없으며 국내 공장은 전기차 핵심기지로서 역할을 지속하게 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기아는 EV6의 미국 현지 생산을 추진, 내년에 전기차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테슬라와 전기차 주도권을 놓고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산 전기차에 더 큰 혜택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구글, 애플, 아마존 등 현지 IT 기업과 미래차 협력 강화를 위해서는 미국에 최신 설비를 갖추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최근 하나금융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28% 성장하면서 2025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1070만 대(침투율 11.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맞춰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플랫폼 E-GMP를 활용해 오는 2025년까지 23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연간 100만대 이상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가 연평균 3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28%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시장 내 점유율 8%대(내연기관의 점유율 7% 상회)를 감안한 것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기차는 이미 대중화 단계로 진입했다”면서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19년 대비 41% 증가한 313만대를 기록했는데,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17% 감소한 것에 비해 상당히 선전하면서 전기차의 시장침투율은 2019년 2.4%에서 2020년 4.1%로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시장을 본격 공략해 테슬라가 독주하고 있는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정부는 기업의 미국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반도체, 배터리, 미래차 등 핵심 산업 관련 국내 정책 지원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진희 기자 cj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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