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화 거리 풋프린팅 [사진=김혜진 기자]](/news/photo/202105/452176_369501_930.jpg)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서울에는 다양하고 독특한 명소, 그리고 장인(匠人)들이 있다. 일요서울은 드넓은 도심 이면에 숨겨진 곳곳의 공간들과 오랜 세월 역사를 간직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다녀온 곳은 1990년대 구두 장인들의 손때가 남아 있는 ‘수제화 1번지’ 성동구 성수동 ‘수제화 거리’다.
성수역에 도착하자 수제화 거리 소개 전시물과 함께 구두 관련 조형물 등이 한눈에 들어왔다. 전시물에 적힌 수제화 거리 탄생 배경과 사진·영상 자료는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듯 했다. 1번 출구를 나오는 길목 바닥 푯말에는 ‘우측 50m 전방에 수제화 거리가 있다’고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과거 서울 염천교와 명동을 중심으로 발달돼 있던 수제화 매장들이 저렴한 임대료를 찾아 1990년대에 성수동으로 몰려오면서 지금의 수제화 거리가 만들어졌다. 성수동 수제화 관련 업체는 500여 개 정도로 상당한 규모를 갖추고 있다. 명성에 걸맞게 오랜 경력의 수제화 장인들이 모여 있다.

성동구청에 따르면 성수동이 수제화 산업의 핵심 지역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던 이유는 지역 내에 수제화 관련 제조업체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성수동 수제화 거리는 제품을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단계부터 마지막 출고, 판매에 이르기까지 완결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국내 최대 수제화 산업 지역이다.
2013년부터 성수동 수제화 특화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서울시와 성동구청, 서울디자인재단의 성수동 수제화 산업 활성화 프로젝트인 ‘구두테마역(슈스팟 성수)’과 ‘수제화 공동매장(fromSS)’이 공동 개관해 가죽과 수제화를 전문적으로 한 수제화 중심지가 됐다.
수제화 거리를 걷다 보니 장인들의 풋프린팅 조형물이 여러 차례 눈에 띄었다. 한땀 한땀 정성들여 구두 가죽을 꿰매는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조형물이었다. 장인들은 저마다 자신의 발자국과 이름, 상호명을 함께 적어 놓거나 ‘성수동 수제화 최고’ ‘수제화 파이팅’ 등 수제화 거리를 응원하는 문구를 적어놓기도 했다.
![구두테마공원 갤러리 [사진=김혜진 기자]](/news/photo/202105/452176_369502_103.jpg)
![구두테마공원 갤러리 [사진=김혜진 기자]](/news/photo/202105/452176_369504_1253.jpg)
4번 출구로 나와 골목을 지나는 수제화 거리 한복판에는 ‘구두테마공원(성수근린공원)’이 있다. 이곳은 수제화 변천사를 알아볼 수 있는 구두갤러리이기도 하다. 공원 곳곳에는 구두를 상징하는 다양한 조형물과 야외무대, 산책로, 벤치 등이 설치돼있어 시민들의 쉼터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또한 수제화 거리는 옛 공장 건물을 개조해 만든 독특한 형태의 문화 공간이나 이색 카페도 구경할 수 있어 묘미를 더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탈산업화시대에 수제화라는 제조업이 여전히 살아 있는 성수동은 방문객들에게 아날로그적 향수와 함께 위로를 주는 듯하다.
김혜진 기자 trust@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