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광장’ 발족에 ‘이해찬-이재명’ 연합설 수면 위 부상
정세균 “연합설 와전된 것...이 전 대표, 특정 후보 편은 아냐”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news/photo/202105/452103_369413_950.jpg)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지난해 8월 당대표 직을 내려놓고 정계를 떠난 ‘상왕’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권 대선 잠룡들의 명암을 가를 가늠좌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친문(親文)·친노(親盧)를 품은 민주 진영 좌장이자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 배출에 기여한 선거의 귀재로, 대선을 목전에 둔 ‘빅3’로선 그의 후광이 절실하다.
이렇다 보니 최근 여권 3대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찬심’ 쟁탈전 열기도 뜨겁다. 이해찬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여의도에서 상왕 역할에 나서게 될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이해찬 전 대표와 1시간 넘게 독대를 가졌다. 당일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아직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차기 대선을 화두로 이낙연 전 대표가 이해찬 전 대표에 조력을 구하는 자리였다는 게 정치권 추측이다.
특히 최근 이해찬 전 대표가 현재 대권에 가장 근접한 이재명 지사를 측면지원하고 있다는 정치권 후문에 정 전 총리가 와전된 소문이라고 일축하면서, 여권 잠룡들의 ‘찬심’ 경쟁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24일과 25일 TBS, MBN 방송에 출연해 “이해찬 전 대표가 누구를 꼭 편드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라며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를 지지한다는 소문이) 와전된 것이라고 들었다. 좀 더 지켜보면 알 것”이라고 이 전 대표 지지설에 선을 그었다.
이 지사의 지지 모임인 ‘민주평화광장’의 모태가 이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광장’인 만큼,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를 지원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세간의 해석에 경계심을 드러낸 것. 이는 곧 정 전 총리 역시 이해찬 전 대표가 갖는 친문·친노 중심의 당내 조직력과 영향력 포섭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풀이된다.
이에 이해찬계 출신이자 현 이재명계인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한 방송에서 “이 전 대표는 다음 대선에서 민주평화 진영이 반드시 승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늘 강조한다”며 “이 전 대표의 정치활동 기반인 ‘광장’ 그룹이 민주평화광장의 모태가 됐다. 이 전 대표 시절 정책위의장을 맡았고, 당시 당직을 맡았던 의원들이 민주평화광장에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저희가 이 지사를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지사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될 수 있도록 역할과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권 잠룡군에서 대선 적합도 지지율 독주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이 지사가 사실상 현 정권 연장의 기수로 적합하며, 결국 이해찬 전 대표의 선택을 받게될 것이라는 게 조 의원의 주장이다. 이는 여당에서 여전히 상징성을 과시하고 있는 이 전 대표를 이재명계에서 선점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조 의원과 참여정부 시절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공동대표를 맡은 민주평화광장은 이 전 대표의 싱크탱크 단체명인 ‘광장’과 민주당의 ‘민주’, 경기도의 도정(道政) 가치인 ‘평화’를 융합한 타이틀로 지난 12일 출범했다.
민주평화광장은 현역 의원, 정계 인사 등 1만5000여 명의 친노·친문·이재명계가 결합한 단체로, 이 지사의 외연 확장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이낙연 측은 이해찬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한 공식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이낙연 측에선 이미 불편한 기색이 감지된다.
이낙연 캠프 한 관계자는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대선을 앞둔 현 시점에서 민주평화광장이 마치 이해찬 전 대표와 이재명 지사의 매개체인양 언급하는 것은 민주 진영 내 분화를 독촉하는 것과 다름 없다”라며 “이해찬 전 대표는 매우 실리적이고 상황 판단이 정확한 분이시다. 대선 경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 지지를 공식화하진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 전 대표와 이 지사는 지난 21일 개최된 ‘2021년 비무장지대(DMZ) 포럼’에서 대면했다. 이를 두고 여의도에선 이 전 대표가 공개적으로 이 지사에게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분분하다.
정두현 기자 jdh2084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