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PicK] 파행으로 끝난 김오수 인사청문회, 방탄 총장 하다 정권에 칼 겨눈다?
[이슈 PicK] 파행으로 끝난 김오수 인사청문회, 방탄 총장 하다 정권에 칼 겨눈다?
  • 신수정 기자
  • 입력 2021-05-27 15:35
  • 승인 2021.05.27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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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김오수(58·사법연수원 20기) 검찰총창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여야 대치로 자정(밤 12시)을 넘기면서 결국 파행됐습니다. 

이날 여야 감정싸움의 발단은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변호사 시절 전관예우 의혹을 수면 위로 다시 올린 것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출신의 전관 변호사 폐해가 여전하단 취지에서 과거 ‘무면허 대리수술 사망사건’ 상담 과정에서 ‘서류상 기재된 의사를 매수해 사건을 축소하자’고 제안한 유상범 의원의 녹취록을 공개한 것인데요. 

하지만 유상범 의원은 “본인의 얼굴과 육성이 그대로 노출된 신상 발언으로 명예 훼손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마주보며 상임위를 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형태로 상대 의원 명예 훼손을 앞장선다면 앞으로 김용민 의원이 고소·고발된 것은 다 까발려도 받아들이겠냐”고 반문했습니다. 

다시 김용민 의원은 “국민의힘이 먼저 시작했다”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얘기하며 절 얼마나 많이 거론했나”, “아까 유상범 의원이 띄운 피피티에도 제 이름과 얼굴이 그대로 박혀 있더라. 먼저 예의를 안 지킨 것이 아니냐”고 되받아쳤습니다. 

김용민 의원은 특히 조수진 의원을 향해 “눈을 그렇게 크게 뜬다고 똑똑해 보이지 않는다. 발언권을 얻고 이야기하라”고 지적했습니다. 

인사청문회의 본 취지에서 벗어나 여야 의원 간 감정싸움으로 번지자 청문회 진행을 맡은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표현을 정제되게 해주시는 게 좋겠다”며 저녁 식사를 겸해 1시간 30분의 정회를 선포했습니다. 

약속된 시간인 오후 8시 30분이 되도 국민의힘은 청문회장에 들어오지 않았고, 청문회는 결국 자정을 넘기며 자동 산회했습니다. 

결국 김오수 후보자의 아들 부정취업 청탁 의혹, 라임·옵티머스 수임 논란, 정치적 중립성 논란 등에 대한 문제는 심도 깊이 논의되지 못한 채 청문회가 마무리됐습니다. 

인사청문회 법칙상 국회가 시한을 넘길 경우 대통령이 열흘 이내 기한을 정해 재송부요청을 할 수 있고, 열흘 이내에도 국회가 보고서를 내지 않을 경우 임명을 강행할 수 있습니다. 

여당은 회의에 불참한 파행 책임 있다는 입장을 내세운 반면, 야당은 합의하면 언제든 회의를 속개할 수 있다며 먼저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야당은 민주당이 현 정권을 비호할 방탄 총장을 세우기 위해 청문회를 일부러 뭉갤 목적으로 일으킨 도발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검찰 안팎에선 김오수 후보자가 대선까지만 현 정권 비리 수사를 막아주고 대선 이후엔 문재인 대통령에게 칼끝을 겨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윗사람을 모시는 자세가 남다른 점 때문에 검찰총장 자리에 낙점된 것으로 알려진 김오수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 호위무사로 남는 강골 스타일보단 ‘적자생존의 달인’형이란 평입니다. 

특히 지금같이 여론이 이목을 집중하는 시기에는 무리하게 정권 비위 수사를 막다가 ‘직권남용’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쓸 위험이 크기 때문에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를 위한 무리한 방탄 총장 역할은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자질과 청렴도를 검증하기 위한 인사청문회도 여야 대립이란 다른 길로 새버렸습니다. 

방탄 총장이 될 것으로 추측된 상황도 임기 이후 반전의 실마리가 보이면서 김오수 후보자를 둘러싼 검찰총장 임명과 정권 수호 수사에 대한 예측 모두 오리무중 상태에 빠지게 됐습니다. 

2021.05.27 일요서울TV 신수정 기자

신수정 기자 newcrystal@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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