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콘텐츠 지나친 저평가” 개선 요구…IPTV 3사 반발 이견 커
CJ ENM “콘텐츠 지나친 저평가” 개선 요구…IPTV 3사 반발 이견 커
  • 최진희 기자
  • 입력 2021-05-26 18:06
  • 승인 2021.05.27 0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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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3사 “25% 인상 과해”… CJ ENM “콘텐츠에 대한 지나친 저평가”
[이창환 기자]
CJENM이 콘텐츠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환 기자]

CJ ENM이 IPTV 3사(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와 콘텐츠 사용료 인상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업계는 이견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정부가 중재자 역할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IPTV 3사와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률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인 CJ ENM은 지난 20일 입장문을 내고 “IPTV 3사가 콘텐츠 가치를 저평가하고 있다”며 투자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췄다.

CJ ENM은 “시청점유율 상승에 따른 당사 채널의 영향력과 제작비 상승 및 콘텐츠 투자 규모에 걸맞은 요구안을 가지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저가의 프로그램 사용료는 방송사의 콘텐츠 투자 위축을 불러오고, 이로 인해 콘텐츠의 질이 떨어지게 되면 플랫폼사 유료가입자 이탈로 인해 결국 유료방송 산업의 경쟁력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IPTV방송협회도 같은 날 CJ ENM에 대해 "대형 콘텐츠 사업자가 전년 대비 25% 이상이라는 비상식적 수준으로 공급 대가 인상을 요구했다"며 이는 타당하지 않은 요구라며 성명을 발표했다.

협회는 "대형 콘텐츠 사업자는 비상식적 수준의 대가 인상 시도를 중단하고 합리적이고 타당한 수준의 협의에 나서라"며 “이 사업자는 자사 OTT엔 같은 콘텐츠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한다. 유료방송 사업자에 대한 차별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했다.

이에 CJ ENM은 곧장 입장문을 내고 IPTV 3사가 콘텐츠의 가치를 저평가하고 있다며 ‘콘텐츠 제값 받기’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CJ ENM은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자사 송출 채널을 중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IPTV가 고객들에게 수취한 기본채널수신료 매출과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 가운데 16.7%만이 실시간 채널 공급 대가로 전체 PP에게 배분되고 있다.

CJ ENM은 이에 주목하며 “국내외 음원·웹툰‧극장 플랫폼 등이 콘텐츠 제공사에 고객들의 콘텐츠 이용료 중 약 50~70% 가량을 배분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현재 유료방송 플랫폼사가 챙겨가는 몫은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또 IPTV사가 홈쇼핑 채널에서 받는 송출 수수료가 지난 5년간 연평균 39%씩 인상됐다는 점도 언급하면서 “저가의 프로그램 사용료는 방송사의 콘텐츠 투자 위축을 불러와 콘텐츠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며 “일부 IPTV사의 경우 해외 OTT에게는 파격적인 수익배분을 해 주면서 이에 비해 국내 방송사의 콘텐츠 평가에는 여전히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CJ ENM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비중이 컸던 IPTV 프로그램 사용료 본 계약과 연계해 ‘KT시즌’과 ‘LG유플러스 모바일TV’에 헐값에 콘텐츠를 공급해 왔다"며 "올해부터는 사용자 확대에 따른 OTT 위상에 걸맞은 ‘콘텐츠 제값 받기’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IPTV 계약과 분리된 별도의 재계약 협상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홈쇼핑 송출 수수료 제도의 개선 방안 토론회’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홈쇼핑 업계의 송출 수수료는 최근 5년 사이 연평균 39%씩 상승해 2019년 1조8394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2019년 TV홈쇼핑·T커머스의 홈쇼핑 방송 사업 매출은 3조7111억 원으로, 매출의 절반을 송출 수수료로만 지출한 셈”이라며 “홈쇼핑 송출 수수료에 대한 합리적 개선방안 도출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방통위·과기부, '방송채널 대가산정개선협의회' 가동

정부도 현행법상 방송사업자 간에 자율적 합의로 결정되고 있는 방송채널 사용대가와 관련해 계약 과정에서 분쟁이 지속 발생하고 있어, 이러한 상황을 사전에 방지할 제도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섰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초부터 유료방송 사용료 배분구조 등에 대한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방송채널 대가산정 개선 협의회'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위원회 관계자는 “폭넓은 의견 수렴을 위해 방송 사업자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가의 자문 등도 진행할 계획”이라며 “방송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 간 공정거래를 위한 사용료 배분구조, 합리적인 채널 계약 방안 등 프로그램 사용료와 관련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CJ ENM는 2018년 CJ오쇼핑(커머스)이 CJ E&M(미디어)을 합병한 통합 법인으로, 올해 1분기 '빈센조', '윤스테이' 등 화제성 높은 콘텐츠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TV 광고 매출과 디지털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며 실적 견인차 역할을 헀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일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TV 광고 매출이 2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티빙은 오는 2023년까지 4000억 원을 투자해 차별화된 콘텐츠와 강력한 유통 파트너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가입자 기반을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주가를 보면 유료가입자 수의 순증 폭이 크게 나타날 때 주가도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CJ ENM 역시 티빙 유료가입자 수의 성과가 향후 주가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진희 기자 cj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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