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重-대우조선, 선박 핵심장비 국산화 ‘맞손’

취임 4년만에 공식 총수에 오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지난 30일 이사회 내 기존 ‘투명경영위원회’를 ‘ESG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는 등 ESG 경영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효성의 ESG경영위원회는 기존 투명경영위원회가 수행해 온 특수관계인 간 거래 심의,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경영 사항 의결뿐만 아니라, ESG 관련 정책 수립, ESG 정책에 따른 리스크 전략 수립, 환경‧안전‧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투자‧활동 계획 심의 등을 맡는다.
효성은 다음 달 말까지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에도 대표이사 직속의 ESG경영위원회를 설치‧운영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2분기부터는 친환경을 핵심으로 한 각 계열사의 ESG 관련 투자도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 이후 ‘그린뉴딜’ 정책에 따른 수소경제 육성 방안 등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는데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탈탄소 바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12월 독일 린데그룹과 액화수소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법인(JV) 투자 계약을 맺었다. 합작법인은 액화수소 판매법인인 효성하이드로젠㈜과 생산법인인 린데하이드로젠㈜으로, 오는 2023년 초까지 울산 용연공장 부지에 연산 1만3천톤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는 수소차 10만대에 사용 가능한 물량으로 단일 설비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효성중공업 측은 “이번 액화수소 공장이 완공되면 전국에 120여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효성중공업의 국내 수소충전소 시장점유율은 4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에는 대우조선해양과 협력해 친환경 기술력을 바탕으로 선박의 핵심 장비로 꼽히는 축발전기모터 국산화에 나서기로 했다. 축발전기모터는 엔진 축의 회전력을 활용해 선박 추진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는 장비다.
이를 위해 양사는 지난 21일 '대용량 영구자석형 축발전기모터(SGM) 국산화 공동연구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기존 방식이 아닌 '영구자석'을 활용한 신기술 개발로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이번 연구가 완료되면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영구자석형 축발전기모터를 조달할 수 있게 된다.
“하반기 데이터센터‧풍력‧수소 모멘텀 등 부각”
한편 효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5832억원, 영업이익은 17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 21일 대신증권은 효성중공업에 대해 지난해 구조조정으로 올해 턴어라운드를 예상했다. 또 사업부별 업황은 바닥을 통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자재가 상승으로 경기 민감주들이 부각되며 글로벌 인프라 투자에서 전력 기계는 통상 후행하는 경향이 있다. 신흥국 경기 개선으로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이라며 “하반기는 전력기기의 수출 증가와 데이터센터, 풍력, 수소 모멘텀 등이 부각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최진희 기자 cjh@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