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타인의 고통을 위로하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제아무리 복잡한 메카니즘으로 이어진 결과라도 생각보다 쉬운 방법으로 타인을 다독여 줄 수 있다.
저자 이소영의 신간 ‘별것 아닌 선의’는 이웃을 돌아보고 그들의 삶이 잘 지탱할 수 있도록 다독여 주는 별것 아닌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은 모래알만 한 선의가 품은 윤리적 삶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다.
“비관보다는 낙관을, 절망보다는 희망을 갖게 하는 책” “별것 아닌 선의를 담은 눈길과 손길이 서로에게 잊지 못할 선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 준 책”이라는 평을 받으며 연민과 분노 속에서 일상의 평화를 되찾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책에서는 별것 아닌 선의를 베푸는 방법은 단지 상처를 알아보는 섬세한 눈이 필요할 뿐이며,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가장 작은 방법을 50여편으로 추렸다.
저자는 2017년부터 경향신문사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첨예한 사회적 현안에 서툰 논평을 더하는 대신 따뜻한 온기를 더할 수 있는 순간을 엿보는 이야기로 채워 나갔다.
책을 통해 저자는 “쉽게 바뀌지 않을 차가운 현실 앞에서 냉소하거나 무기력해지기보다 미약한 힘으로나마 서로를 돌아보고 공감과 연민으로 상처를 보듬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자는 별것 아닌 선의란 밀알만 한 쓰임새가 있다면 선뜻 마음을 내비춰 주는 것이라고 전한다. 우리를 지탱해 주는 것을 따라가면서 타인의 고통을 마주하는 시점에 놓인 분노와 연민을 들여다 보면서 찰나의 선의를 선물하는 삶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다가감을 멈추지 않는 삶을 지속해 나가면서 은밀하고 견고한 벽 앞에서도 마음을 주는 관계의 밀도를 따라가 보면 어느새 타인을 위로하며 정서적인 안정감을 찾게 된다고 말한다. 기억의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하는 순간 매일의 일들 속에 가장 빛났던 순간을 기억하고 웃음 한 조각을 선물할 줄 아는 여유가 있다면 누구나 별것 아닌 선의로 고통을 분담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타인의 아픔을 온전히 이해할 수도, 치유할 수도 없는 우리임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건넬 수 있는 위로의 순간을 포착해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미 서로의 허기를 달래 줄 준비가 되어 있다. 서투르지만 진심을 담아 건네는 1인분의 선의는 어두운 터널을 통과시켜 자책과 절망을 반복하며 ‘세심증을 앓는 사람들’을 위해 잔잔한 감동과 울림을 선사한다” 고 전했다.
날 선 분노와 변혁을 외치는 우렁찬 목소리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저자는 공동체의 온기를 회복하는 길은 오직 한 가지 답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별것 아닌 선의’를 당연한 사실로 알고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라고 일러준다.
저자는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석박사 학위 취득 후 제주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사범대학에서 법학을 강의하며 연구를 이어 가고 있는 저자의 또 다른 저서로는 ‘인문학과 법의 정신’, ‘법문학’ 등이 있다.
이 책과 함게 읽을 만한 책으로는 저자 최영섭의 ‘바다를품은 백두산’, 이하배의 ‘갑순이가 아니라’홍승환의 스승이 필요한 순간 등이 있다.
김정아 기자 jakk3645@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