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책엔 김웅·김은혜 “지원 필요”, 이준석 “경쟁 생태계 조성” 이견 돌출
![김웅, 김은혜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3자간 토론회에서 격론을 벌였다. [정두현 기자]](/news/photo/202105/451854_369191_433.jpg)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나선 야권 ‘신흥주자 3인방’이 토론회에서 격론을 펼쳤다.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한 카페에서 진행된 3자간 토론회에서 6월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이준석 전 최고위원, 김은혜 의원, 김웅 의원은 경선 방식, 청년정책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 과정에서 미묘한 신경전도 벌였다.
이날 5선 출신의 정병국 전 의원이 사회를 맡았고, 야권 대선 잠룡으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도 참석해 신진 3인방의 토론을 지켜 봤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마련된 자리인 만큼, 이날 화두는 당내 경선 방식으로 모아졌다.
김웅 의원은 대선후보 경선에서 국민여론조사가 100%인 ‘완전국민경선제’를 들어 최근 ‘본경선 5명 진출에 당원 50%, 국민 50%’으로 규정된 현행 당헌·당규를 바꿔 민심 반영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당원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대권 승리”라며 “승리를 위해선 당원들이 좋아하는 후보보다는 국민이 좋아하는 후보를 뽑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당헌·당규를 기준으로 삼되, 합의 가능한 상황이라면 변경하는 게 옳다고 본다”면서도 “당의 기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당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최고는 경선 흥행을 위해 ‘컷오프(cut-off, 일정한 기준을 넘지 못한 후보는 탈락하는 방식)’로 대선주자를 4명으로 추린 뒤 2대2 팀토론을 해야 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김은혜 의원은 대선 경선의 진입장벽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통령 등 공직 후보를 선발할 때 국민이 직접 참여해 선출하는 방식으로, 국민참여경선제로도 불리는 ‘오픈프라이머리’ 구상을 제안한 것.
그러면서 김 의원은 “당 대선주자는 다다익선”이라며 “최재형, 윤석열, 김동연 등 가릴 것 없이, 우리당 주자와 함께 하는 오픈프라이머리로 꾸미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후보자 간 미묘한 견제도 오갔다.
김은혜 의원이 차기 총선에서 지역구 불출마 의사를 밝힌 김웅 의원에 “당대표 안 되셔도 그만두실 건가”라고 묻는 질문에 김웅 의원은 “우리 당에 필요한 것은 결기다”라며 “민주당은 중요한 선거가 있으면 자기 자리를 버리고 험지로 많이 간다. 우리 당은 아무도 그런 모습을 안 보인다”고 총선 불출마 의지를 재확인했다.
뒤이어 김웅 의원은 최근 SNS에서 김은혜 의원의 재산을 언급하며 본인은 가상화폐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힌 이 전 최고에 “코인으로 얼마를 벌었느냐”고 질의했고 이 전 최고위원은 “많이 벌었다는 억측이 많은데 절대 그렇게 많지 않다”며 “선거비용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 지난 선거를 치렀던 비용이 선관위에 있으니 보면 된다”고 답했다. 앞서 이 전 최고는 한 방송에서 “(가상화폐 투자로) 선거를 몇 번 치를 정도로 벌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후보들의 청년(당원)정책에 대한 여러 의견도 개진됐다. 이날 2030 청년들이 대거 참석한 만큼, 이들 신진 당권주자 3인방의 청년정책에 유독 관심이 쏠렸다.
김웅 의원은 “청년 생태계가 없다. 인재 양성을 위해 100억 원 규모의 기금을 만들어 청년이 정치를 할 수 있는 재단을 만들겠다”며 청년들의 정치 기반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은혜 의원도 “청년들을 당에서 미래 인재로 키워나가느냐가 중요하다”며 인재 육성의 중요성에 대해 김웅 의원과 궤를 같이 했다.
이 전 최고는 “젊은 사람들에게 좋은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정치 진입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 선에서 경쟁은 공정한 상황을 만든다”고 무조건적인 지원보다 ‘경쟁적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웅·김은혜 의원의 반박이 이어졌다.
김웅 의원이 “똑똑하고 능력 있는 이 전 최고위원도 3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청년에게 정치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한 데 이어, 김은혜 의원이 이 전 최고의 정치 입문 사례를 들며 “청년과 약자를 위해 베이스캠프를 높게 쳐야한다”고 김웅 의원 발언에 힘을 실었다.
이 전 최고는 “경쟁주의를 당에 도입하겠다는 것은 능력주의로 비화될 수 있지만, 무능한 정치가 계속됐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갈증이 크다”며 “당대표가 되면 공정한 경쟁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두현 기자 jdh2084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