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핫이슈] 윤석열이 움직인다!
[여의도 핫이슈] 윤석열이 움직인다!
  • 정재호 기자
  • 입력 2021-05-21 20:25
  • 승인 2021.05.24 09:42
  • 호수 1412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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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메시지로 침묵 깬 윤석열... 대선 행보 기지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일요서울ㅣ정재호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지난 16일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 있는 역사”라고 말했다. 5.18 41주년 기념일을 이틀 앞둔 발언이었다. 야권에서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 전 총장의 5.18 관련 발언은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윤 전 총장의 본격적인 정계 입문 시기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아주 뜨겁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의 5.18에 대한 발언이 장고를 거듭하는 그의 정계 진출 신호탄이 되는 것일까? 일요서울이 알아봤다. 

“존재감 드러내 대권 후보 검증받아야”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일을 이틀 앞두고 한 매체와 인터뷰를 가졌다. 윤 전 총장은 인터뷰에서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다.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이 우리 국민들 가슴 속에 활활 타오르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어떠한 형태의 독재와 전제든 이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2월에도 당시 광주고검과 지검을 방문해 직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5.18에 관해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민주주의를 위한 희생정신을 깊이 새기고 현안 사건 공소 유지에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달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이 언급한 ‘현안 사건’은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을 의미한 것이다. 

서울대 법대 79학번인 윤 전 총장은 대학 재학 시절 5.18 광주민주화운동 모의재판에서 검사로 참여해 전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윤 전 총장은 당시 사형을 구형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헌법을 침해한 중대 범죄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의 5.18 관련 발언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5.18을 ‘현재 진행형’으로 규정하고 ‘자유민주주의’와 ‘헌법정신’을 강조하며 ‘어떠한 형태의 독재와 전제에 대한 거부와 저항’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3월 검찰총장 사퇴 입장을 밝히며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현 정권을 헌법과 법치 파괴 세력으로 규정하고 비판한 바 있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의 5.18 관련 발언이 현 집권세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가 검찰총장 사퇴를 앞두고 한 발언과 비슷한 맥락이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난 20일 일요서울과의 만남에서 “윤 전 총장이 사퇴할 당시 현 정권을 비판하며 언급한 헌법정신이 5.18을 언급하는 가운데 또 나왔다”며 “그런 맥락에 비추어 봤을 윤 전 총장의 이번 5.18 발언도 현 정권을 겨냥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 ‘대선 수업’ 윤석열, 반도체 견학... 지지포럼도 출범

윤석열 전 총장은 최근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찾았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국가 기간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전문가들과 소통을 시도한 것이다. 사퇴 후 국내 주요 산업 분야와 관련한 접촉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7일 연구소를 방문한 윤 전 총장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정덕균 석좌교수와 연구소장인 이종호 교수 안내로 4시간가량 시설을 둘러봤다. 그는 학계 권위자인 두 교수에게 반도체 분야와 관련한 지식이나 기술을 묻거나, 연구 인력 양성에 관한 여러 질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연구의 선구자인 고 강대원 박사의 흉상 앞에서 기념촬영도 했다. 사퇴 후 잠행 중인 윤 전 총장은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비공개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앞서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에 이어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과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 등을 차례로 만나 노동, 외교·안보, 경제 분야등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각계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정책 관련 보고서를 받아 읽는 등 정치권, 언론과의 접촉은 최소화하며 ‘열공’하는 모습만 보였다. 

한편,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전문가그룹도 등장했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포럼이다. 지난 21일 출범한 이 모임에는 한국법학교수회 회장을 지낸 정용상 동국대 명예교수를 포함해 김종욱 전 한국체대 총장, 박상진 국악학원 이사장, 황희만 전 MBC 부사장 등 33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이 포럼이 윤 전 총장의 공식 싱크탱크로 발전할지는 미지수다. 정 명예교수는 “외부에서는 반문포럼으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윤 전 총장만을 위한 모임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이 포럼의 출범을 기념해 ‘윤석열, 대통령 가능성과 한계’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 부분은 윤 전 총장의 대권 행보와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윤 전 총장과 그 주변의 대권을 위한 행보가 빨라지는 가운데 정치권에선 그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정치에 입문할지에 대한 여러 관측이 흘러나왔다. 

 

- 타이밍 재는 윤석열... 대권가도 등판 시기는

정치권에선 윤석열 전 총장의 등판 예상시기를 6월, 7월, 9월로 예상한다. 6월의 경우 오는 6월11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국민의힘의 지도부 구성을 보고 정치 행보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7월말 입문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재임시절 원래 임기인 오는 7월24일 이후까지는 공개적인 정치 행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가 ‘대권 출마를 위해 총장을 사퇴했다’는 비판에 맞서 명분을 확보해야하기 때문이다. 또 민주당에서 대선 후보들의 경선이 시작되는 시기다.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7일 한 라디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6.11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구성되면 공격적으로 대선 경선에 관해 논의 할텐데 그 즈음쯤, 7월 경선열차가 출발하기 전에는 결심해야 하지 않을까 본다”라고 했다.

반면 최대한 시간을 끌다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 시기가 대선 출마를 위한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9월이다.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의 처가 의혹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정계 진출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데 이런 문제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간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두고도 전망이 엇갈린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원하는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윤 전 총장 입장에선 국민의힘에 소속될 경우 지지층 이탈과 함께 외연확장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에선 그가 제3지대를 만들어 정치세력을 규합해 완주하거나 국민의힘 대선 주자와 최종 단일화를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21일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정치권 진출에 더 이상 시간을 끌기보다 실질적인 존재감을 드러내 대권 후보로서 검증받아야 할 때”라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조만간 여론은 피로감을 드러낼 것”으로 분석했다. 윤 전 총장이 정치행보 시점을 언제로 선택할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재호 기자 sunseoul@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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