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금융플랫품’ 실험 통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금융플랫품’ 실험 통했다
  • 이창환 기자
  • 입력 2021-05-21 18:56
  • 승인 2021.05.21 19:01
  • 호수 1412
  • 3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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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의혹 및 사모펀드 위기 뚝심으로 넘어 ‘안정적’ 새 역사 만든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뚝심으로 코로나19와 사모펀드 위기를 돌파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한금융]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뚝심으로 코로나19와 사모펀드 위기를 돌파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한금융]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신한금융지주 회장 취임과 동시에 리딩 금융의 자리를 양보할 수밖에 없었던 조용병호(號)가 순풍을 타고 있다. 그의 미래 전망을 향한 전략적 접근, 즉 ‘금융플랫폼’ 실험이 통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그간의 공격적인 M&A에 이어 최근에는 중장기 금융플랫폼 구축 사업을 통해 스타트업 투자유치 및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1분기 소비 개선에 따른 전 계열사 실적호조도 나타났다. 특히 조용병 회장의 디지털 경쟁력 도모를 위한 폭넓은 시도가 눈에 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의 협업 등을 포함해 하반기 예정된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시행에 앞서 자산관리 플랫폼을 구축했다. 

사모펀드 위기 초래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객 및 주주 앞 자세 낮춰 
디지털 변혁 및 스타트업 투자유치 지원 및 신한금융 정기 IR 프로그램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 및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등 국내 금융권 사상 가장 힘든 시기를 지나가고 있는 가운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재평가가 들려온다. 특히 채용비리 등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따른 주위의 비판도 있었으나 경영 성과를 두고 디지털과 혁신을 앞세운 그의 뚝심이 통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 위기 상황에서도 조 회장의 도전 정신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고 경영 실적까지 움켜잡을 수 있었다는 평을 내기도 했다.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그룹 차원의 혁신과 디지털로의 변화 시도 등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끌어냈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 조 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많은 고객들이 투자 상품 사태로 아픔을 겪고, 주주가치에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음을 저를 비롯한 경영진 모두가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손실 최소화 및 사태 해결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동시에 안정적 경영 성과로 주주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혁신적 디지털 ‘금융플랫폼’ 제시

이런 가운데 신한금융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선제적 자본 확충과 충당금 적립, 금융지원프로그램 점검으로 미래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이자이익 및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과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한층 강화된 기초체력을 대내외에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조 회장은 자세를 낮췄다. 안정적인 경영 성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산과 변하고 있는 금융환경에 앞서 나가기 위해 엄중한 자세로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각오다. 조 회장은 “지금이 그룹 생존과 성장을 결정지을 변곡점”이라며 “코로나19가 몰고 온 복합적 불확실성 시대에 누구보다 기민하게 대응하고 당면한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바꿔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그룹이 혁신적 디지털 금융플랫폼을 토대로 성장 발판을 마련해 입지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창환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혁신적 디지털 금융플랫폼을 토대로 성장 발판을 마련해 입지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창환 기자]

이런 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되며 신한금융그룹은 디지털 혁신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고객들의 자산관리, 소비관리, 목표관리 등을 중심으로 오는 하반기 시행될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에 대한 사전 대비에 나섰다. 고객들의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라이프 사이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단순 저축이나 투자에 대한 지원을 넘어선 디지털 자산관리 또는 재무관리가 기본 베이스다. 

신한은행은 자산관리 플랫폼 쏠(SOL)지갑도 출시했다. 고객들은 쏠지갑을 통해 자신의 모든 자산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간편결제부터, MY 자산, 디지털 자산에 이어 전자문서, 공과금 납부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인증서 관리도 가능하다. ‘정부24 예방접종증명서’를 활용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도 서비스된다. 

쏠 내 통합자산관리 플랫폼인 ‘MY 자산’ 맞춤형 카드 추천 서비스도 구축될 전망이다. 전체 카드사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상품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고객의 금융 거래 패턴을 반영한 추천 카테고리도 마련한다. 최근에는 신한금융그룹 플랫폼 신한플러스에서 서울시의 자전거사업 ‘따릉이’ 이용권 판매 및 활성화를 위한 공동마케팅도 추진키로 했다. 

신한라이프, 생명보험사 4위 우뚝 

최근에는 금융위원회로부터 2018년 인수에 성공했던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과 신한생명보험의의 합병에 대해 최종 인가를 받았다. 오는 7월 공식 출범하게 되는 통합생명보험사의 새로운 이름은 ‘신한라이프’다. 신한라이프가 합병하게 되면서 양사의 자산을 합쳐 70조 원대의 생명보험 업계 4위 기업으로 우뚝 올라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그간 자산을 앞세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이 군림하고 있으나 신한라이프의 탄생으로 빅3에 대한 위협이 가능하다는 풀이가 나온다. 기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주력 상품 및 영업망이 달라 경쟁력 향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신한생명이 그간 텔레마케팅 위주의 성장을 이어 온 반면 오렌지라이프는 전속설계사(FC)들이 직접 고객을 상대로 영업을 펼쳐 왔다. 또 신한생명이 건강보험 등 보장성 보험에 집중하는 동안 오렌지라이프는 종신보험 및 변액보험 분야 강점을 키워 왔다. 조회장의 오렌지라이프 인수·합병 성공에 따른 그 가치가 한 번 더 평가 받게 된 셈이다.

최근에는 각 금융그룹 회장들의 평균 연봉 상승과 조 회장의 연봉에 대한 비교 기사까지 나왔다.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평균 연봉이 약 47%의 상승률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임금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일부 언론은 조 회장의 연봉이 2018년 11억4900만 원에서 지난해 12억5100만 원으로 8.9% 올랐다며 4대 금융그룹 수장 가운데 유일하게 연봉이 감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순이익 3조4146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총 보수는 전년보다 900억 원 축소됐다.

한편 신한금융은 올해도 신종자본증권 등의 발행을 이어가며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조용병 회장의 인수합병에 대한 통찰력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하게 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창환 기자 shin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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