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위원회가 인선을 마치고 회의를 시작했다. 오는 8월 투표나 합의를 통해 2022년 최저임금을 결정하고 8월5일 고용노동부의 고시로 결정된다.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에 인상 여부 논의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2021년 올해 최저임금 시급 8720원에서 노동계는 1만 원 이상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사정은 녹록지 않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자영업자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전국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최저임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도 내용이 비슷하다. 자영업자의 72.2%는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자영업자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절반(53.1%) 이상은 현재 최저임금도 경영에 많이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나홀로 사장 자리 위태
40.6% “폐업 고려”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직원 신규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자영업자의 53.9%는 현재도 고용 여력이 없다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5~10%, 10~15% 인상 시 각각 11.8%가 신규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하겠다고 답변했다. 폐업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도 한계 상황이라는 답변이 32.2%로 가장 높아 코로나19 영향으로 자영업자들이 심각하게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용원이 없거나 가족이 근무하는 자영업자들의 40.6%가 현재도 폐업을 고려할 한계 상황이라고 응답해 나홀로 사장 자리마저 위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방위적인 물가상승에 최저임금 상승까지 더해진 만큼 종업원이 없는 자영업자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로 인해 조사 결과에서도 자영업자의 23.6%는 현재도 이미 판매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5% 미만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가격 인상을 고려하겠다는 응답(27.2%)이 가장 높았다. 현재 가격 인상 예정이거나 5% 미만 최저임금 인상 시 가격 인상을 고려한다는 응답율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도·소매업(55.6%)과 숙박·음식점업(53.2%)이 가장 높았다.
내년 최저임금 적정 수준에 대해서는 동결이 45.7%로 가장 높았다.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자 비율과 합하면 61.9%에 이르렀다. 특히 동결 또는 인하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숙박·음식점업(69.8%)과 도소매업(63.8%)에서 높았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이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나홀로 사장의 60.3%도 동결 또는 인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반발은 매출 하락에 기인한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2020년 개인 일반사업자 업종별 부가가치세 매출 신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 전체 52개 업종 가운데 절반이 넘는 29개 업종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감소를 기록했다. 피해 업종의 총매출 감소액은 19조4137억 원에 달했으며 그중에서도 음식점 감소액이 5조7323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일반 음식점으로 허가 받는 간이주점과 호프전문점 등 주류판매업 쪽에서 타격이 컸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지난해 2월 3만2472개였던 호프전문점은 4000여 개(-11.92%) 줄어든 2만8607개가 됐다. 간이주점도 2000여개(-14.9%) 줄며 1만2043개로 집계됐다. 야간 영업이 많은 노래방 역시 1년 사이 1400여 곳(-5.2%)이 폐업했다. 이들 업체는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 및 밤 10시 이후 영업제한 조치까지 겹치며 매출에 직접 타격을 받았고, 배달 서비스도 여의치 않아 폐업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커피음료점은 1년 전보다 15% 가량 늘었다. 올해 2월 기준 커피음료점은 7만1906개로, 작년에 비해 1만 개 가까이 늘었다. 편의점(3000여 개·+7.9%), 제과점(1000여 개·+7.2%), 패스트푸드점(4000여개·+10.9%) 등의 점포 수도 증가했다. 특히 무인 아이템의 성장이 눈에 띈다.
16가지 이상 메뉴
저렴한 가격‧높은 퀄리티 제공
카페띠아모를 운영 중인 ㈜베모스도 24시간 무인 커피&디저트전문점 스마트띠아모를 론칭, 지난해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아메리카노를 비롯해 카페라떼, 카푸치노, 카페모카, 그린티라떼, 허브티 등 메뉴도 16가지 이상의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높은 퀄리티로 제공한다는게 장점이다. ㈜베모스는 스마트띠아모 외에도 유+무인 24시간 운영되는 띠아모커피&디저트 브랜드도 운영 중이다. 스페셜티커피와 최근 핫한 크로플, 크로와상 등 각종 디저트류와 다양한 샌드위치를 동시에 판매 가능한 멀티형 점포다. 특징은 점주 1인 운영시스템으로 24시간 영업이 가능해 심야시간에도 매출이 발생하도록 만들었다. 배달앱을 통한 포장, 배달까지 가능한 전천후 창업모델이다.
세탁편의점 월드크리닝도 세탁편의점에 셀프빨래방인 코인원시24를 더한 모델과 무인 셀프빨래방 코인워시24를 운영 중이다. 세탁편의점+코인워시24는 낮 시간에는 세탁편의점과 셀프빨래방으로, 심야시간에는 무인 셀프빨래방으로 운영된다. 창립 21주년을 맞은 티바두마리치킨도 운영의 편리성을 위해 창업주들을 위한 프로모션과 티바두마리치킨만의 자체 주문 배달 앱을 개발 중이다. 창업 프로모션은 가맹비, 보증금, 로열티, 재계약비를 받지 않는 4無정책에 추가로 간판, 썬팅, 주방 집기 등을 지원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고객 유치를 위한 전략적인 배달앱 프로모션 또한 진행해 점주의 이벤트 관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 준다.
한편 자영업 매출이 하락하면서 자영업자의 수도 크게 감소했다. 통계청의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무급가족 종사자를 포함한 자영업자는 656만7000명이다. 코로나19 발병 전인 2019년 4월 673만7000명에 비해 17만여 명 감소했다. 지난해 4월 664만4000명에 비해서도 9만여 명 줄었다. 특히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수가 급감했다. 2019년 4월 156만7000명에서 132만3000명으로 24만4000여 명 줄었다. 지난해 4월(138만8000명)과 비교해도 6만5000여 명 감소했다. 매출 감소가 고용 한파로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2018년 12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29개월째 연속 감소를 보이고 있다. 월 단위 취업자 통계 집계 시작한 1982년 7월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다.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2019년 4월 408만8000명에 비해 14만여 명 증가했다. 올해 4월 기준 422만2000명으로 지난해 4월 419만5000명보다 3만여 명 늘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 소장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