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 “투자손익 상회 양호”… 배당 정상화 기대

국내 보험사들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증시 호황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 호실적을 거두면서 보험업계 2분기 실적 전망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국내 3대 생명보험사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자동차·장기보험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감소했고, 증시 상승으로 투자영업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추정치를 크게 웃돌며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13일 한화생명 공시에 따르면 당기순이익은 19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6.1% 증가했다.
다만 올 1분기 한화생명의 수입보험료는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활동 위축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한 3조1972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성 보험은 감소했지만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보험은 늘었다. 1분기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는 고수익성인 일반 보장성 상품 판매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1조7866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여승주 대표의 단독체제 전환 이후 수익성 중심의 체질개선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2019년 한화생명 대표이사로 선임된 여승주 사장은 신계약 APE(연납화보험료) 체질개선에 집중하면서 보장성 보험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아울러 증시 호황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환입도 실적 호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실제 한화생명은 지난 13일 종가 기준 4215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역대급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지난 14일 DB금융투자가 ‘매도’ 의견이 담긴 리포트를 발간해 눈길을 끌었다.
DB금투, 한화생명 ‘매도’ 의견…“금리인상 기대감 선반영”
지난 14일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감 반영이 지나치게 빠르게 반영됐다”며 투자의견을 하향 제시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한화생명의 4000원 내외 수준 주가는 국고채 10년물 기준 2.7% 내외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현 수준에서 기준금리 4차례 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DB금융투자 외 대부분 증권사는 한화생명의 투자가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14일 교보증권은 유안타증권과 함께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5000원으로 상향 제시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수익 증가와 더불어 변액보험준비금 부담 감소를 반영해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돼 기존 예상대비 23.0% 상향 조정했다"며 "보장성 중심의 판매 효과 및 재판분리에 따른 보험사 플랫폼화 성장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한화생명의 1분기 이익은 컨센서스와 당사 추정치를 크게 상회하는 1942억 원을 기록했다”며 “자산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 확대를 위한 채권 교체매매가 지속되고 있어 투자손익이 추정치를 크게 상회했고 금리 상승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환입으로 책임준비금전입액이 추정치보다 양호했다”고 평가하고, 이제는 배당의 정상화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진희 기자 cjh@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