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요양원 요양보호사 파업 “우리는 필수노동자… 정당한 대우 원한다”
천사요양원 요양보호사 파업 “우리는 필수노동자… 정당한 대우 원한다”
  • 김혜진 기자
  • 입력 2021-05-19 15:54
  • 승인 2021.05.19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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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제공]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서울 강서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천사노인요양원의 요양보호사들이 지난 17일부터 파업에 나섰다. 이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필수노동자지만 현장에서는 인격적 모독과 열악한 노동 조건을 견뎌야했다”며 “재단과 요양원 측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극심하게 안 좋아진 상황”이라고 했다.

18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천사노인요양원분회에 따르면 17일 오전 2시부터 전체 요양보호사 67명 중 노조원 51명이 파업에 나섰다. 이달 1~4일 동안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51명 중 48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률 95.8%(찬성 46명, 반대 2명)로 파업이 결정됐다. 

천사노인요양원분회는 “요양보호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에도 직접 대면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는 필수노동자”라며 “필수노동자를 보호·지원해야 한다고 하지만 정작 우리들은 코로나19 재난 시기 이전보다도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천사노인요양원분회는 인력 충원, 임금 인상, 위험수당 인상을 요구한 상태다. 이들은 “물가를 포함해 모든 것이 다 오르고 있는 반면 요양보호사들의 임금은 삭감됐다. 요양원 측에서는 올해부터 유급 휴일을 줄 테니 쉬라고 했지만 인력 충원을 안 해줘 6명이 하는 목욕 서비스를 4명이 힘겹게 하고 있다”며 “치매 어르신으로부터 모욕을 당하는 등 가족 대신 공공서비스를 제공함에도 기존에 있던 수당까지 폐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생일 축하금 3만 원이 없어지고 연 2회 야유회와 회식도 없어졌다. 시간당 625원씩 받던 처우 개선비와 유급 휴일 수당도 사라졌다”며 “일을 할수록 병이 들고 일 할수록 빚이 늘어 병원비조차 감당이 안 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노인장기요양법’에 따르면 10인 이상 입소한 노인 요양 시설의 경우 입소자 2.5명당 1명의 요양보호사가 돌봄을 제공해야 한다. 천사노인요양원 입소자는 총 154명이다. 현재 요양보호사 67명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법적 기준에 충족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12명을 1명이 맡는 등 인력 충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우정 전국요양서비스노조 위원장은 일요서울에 “요양원 측에 인력 충원과 위험수당 인상 등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해 헌법에 보장된 단체 행동을 하게 된 것”이라며 “18일 민주노총 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천사노인요양원의 파업 투쟁 내용과 함께 파업 투쟁을 알리고 참여하는 내용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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