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처럼 빠져나가는 ‘불법 웹툰 사이트’…작가들 하소연 들어보니
모래알처럼 빠져나가는 ‘불법 웹툰 사이트’…작가들 하소연 들어보니
  • 조택영 기자
  • 입력 2021-05-17 12:06
  • 승인 2021.05.17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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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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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정부가 ‘불법 웹툰 사이트’에 대해 정기적인 단속 의지를 보이고, 수사당국의 직접적인 단속이 있었음에도 불법 웹툰 사이트는 여전히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불법 웹툰 사이트라고 할 수 있는 ‘밤토끼’는 시즌2로 돌아와 벌써 200회가 넘게 부활했다. 일요서울은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는 작가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봤다.

현역 웹툰 작가들은 “웹툰 플랫폼 및 작가들의 피해가 막심, 이를 막기 위해 현행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역 웹툰 작가이자 ‘한국웹툰작가협회’ 이사인 유승진 작가는 일요서울에 “현재 (불법 웹툰 사이트 때문에) 작가들이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고 있다. 건너서 듣다 보면 힘듦을 호소하는 작가들이 많다. 이 직업이 타 직업에 비해서 고립돼 있는 경우가 많다 보니 마음의 병이 쉽게 다가오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독자들이 ‘굳이 이걸(웹툰) 구매해서 볼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을 할 것 같아 우려된다. 좋은 소비를 하는 습관 자체가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기존 단속의 패턴을 보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느낌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처벌 강화를 맨 우선순위로 두기보다는 더 빨리 대처(단속)를 할 수 있게끔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가령 (불법 웹툰 사이트에 대한) 신고가 어느 일정 수 이상 접수되면 선 처단을 하는 등 빠른 대처를 할 수 있게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이건 작가들의 입장이라 사회적으로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른들도 (저작권과 관련해) 모르는 부분이 많은 만큼, 아이들에게 성교육을 하듯이 학교에서 저작권 교육 등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역 웹툰 작가이자 ‘한국만화가협회’ 이사인 장윤호 작가는 일요서울에 “(불법 웹툰 사이트가 근절이 되지 않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처벌이 약하고 이용자 역시 꾸준해서다. 불법 웹툰 사이트로 인한 피해 규모는 지난 2017년 기준으로 봤을 때 수천억 원에 달하고, 피해 플랫폼 수도 43개 정도라 거의 모든 웹툰 플랫폼이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상당수의 작가가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다”며 “현행법으로 봤을 때 처벌은 다소 약하다고 볼 수 있다.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는 등의 현행 저작권법은 형사법적으로는 약한 처벌은 아닐 수 있겠으나, 저작권법 위반으로 발생하는 피해액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처벌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8년 밤토끼 운영자가 검거된 바 있고, 그 이후로 웹툰 불법 복제 피해량은 급감했다. 그러나 풍선효과로 그 이용자들이 대체 사이트를 찾아 이동하면서, 8개월여 만에 PV(페이지뷰)가 급증하는 등 문제가 끊이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운영자가 해외 IP 주소를 이용하거나, 차단된 후에도 도메인을 수백 차례 바꿔가며 사이트를 운영하는 등 불법 웹툰 사이트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을 하기가 수사당국 입장에서도 상당히 어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기대하고 있는 점은 있다. 최근 정부가 인터폴과 국제공조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나름대로 응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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