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EIC]](/news/photo/202105/451440_368693_5126.jpg)
[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한국TOEIC위원회가 실시하는 TOEIC 응시료가 오는 23일 시행하는 정기시험분부터 인상된다. 한국TOEIC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시험 응시료 인상 및 성적 발표일 단축과 관련해 안내하며, 응시료를 4만80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응시료 인상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의 반응을 각양각색이다. 5년 만에 응시료가 인상된 만큼 별달리 부정적 입장을 보이지 않는 이들도 있는 반면, 취업준비생을 비롯한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선 응시료 인상이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의견도 나온다.
- 2016년 이후 인상 5년 만...“추가접수 많아 실제 지불액 약 5만2000원”
- “응시료 인상 반발 짐작해 발표 기간 줄였나”...‘독점 폐혜’ 목소리도
“누군가는 고작 3500원이라고 하지만, 토익 시험은 2년마다 응시해야 하는 데다가 취준생의 입장에서는 토익에 들어가는 비용 외에도 각종 시험 응시료가 적잖다 보니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죠. - 한모씨(27, 취업준비생)”
TOEIC(이하 토익) 시험 응시료 인상 소식에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들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등에선 날 선 반응이 오가고 있다. 토익 시험에 응시하려는 예비 수험자들은 해당 소식을 각종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유하며, 응시료가 인상되기 전 시험에 응시해야 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물가 상승·제반 비용 증가
“성적 유효기간 연장해야”
토익 시험을 주관·시행하는 한국TOEIC위원회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응시료 인상 소식을 알렸다. 위원회에 따르면 토익 정기시험 응시료는 오는 23일 열리는 정기시험부터 4만8000원으로 인상된다. 이는 부가세 10%가 포함된 금액으로 현행 4만4500원인 점을 비교하면 약 7.9% 인상된 셈이다. 시험 응시료를 인상한 것은 2016년 5월29일 이후 5년 만이다. 위원회 측은 이번 인상 건에 대한 배경을 ‘물가 상승’과 ‘제반 비용 증가’로 설명했다. 위원회 측 관계자는 “물가 상승과 지속적인 시험 관련 제반 비용의 증가로 부득이 5년 만에 인상하게 됐다”며 “수험자 여러분의 많은 양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기시험 응시료 인상 소식과 함께 위원회 측은 성적 발표일을 단축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성적 발표까지의 여러 절차를 개선하고 시스템을 강화해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설명이다. 위원회 측에 따르면 시험일로부터 11일 후 발표되던 성적은 오는 23일 정기시험부터 10일 후 낮 12시에 발표한다. 토요일 시행 시험 등 일부 회차 시험은 제외된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적잖은 예비 수험자들은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위원회 측이 응시료 인상에 대한 반발을 짐작해 성적 발표 기간을 줄인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적잖게 제기되고 있다.
경제·경영 업계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선모씨는 “성적 발표일이 하루 앞당겨 지는 데 3500원이 인상하는 것은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성적표 재발급 비용 인하와 토익 스피킹 할인쿠폰 등을 언급하기는 하나, 사실상 딱히 ‘와닿는 혜택’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선 씨는 이 외에도 “주변에 토익 시험에 응시하는 이들 중 상당수가 시험 두 달 전에 접수하기보다 ‘추가접수’ 하는 사례가 많다”며 “그럴 경우 인상한 응시료가 4만8000원이지만 실제 내야 하는 돈은 5만2000원 가량이 된다”고 지적했다. 인상 전 정기접수 응시료는 4만4500원이었고, 특별추가접수 응시료는 4만8900원을 지불해야 했다.
승진·이직 준비 직장인도 ‘고민’
인정 시험 기준 확대 가능성은
이번 응시료 인상 소식에 적잖은 부담감을 가지게 된 건 취준생뿐만은 아닌 듯하다. 일부 기업들은 여러 승진 기준에 토익 점수 등을 포함해 인사고과를 진행하는 만큼 토익 시험에 응시하는 직장인들도 상당한 수준이다. 특히 올해에는 공무원 시험에 토익 점수가 필수 반영되는데다가 공기업 역시 토익 커트라인이 상향되거나 필수로 변경된 만큼 직장인들은 승진이나 이직을 대비하기 위해 토익 시험에 응시하는 경우가 많다.
또 한번 주목해야 할 점은 토익 시험이 유효기간을 가진 만큼, 정기적으로 시험에 응시하는 수험자들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토익 시험은 2년 단위의 점수 유효기간이 있다 보니 인정기간에 맞춰 시험에 응시해야만 점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토익 점수 인정기간 등 유효기간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더군다나 응시료 인상이 결정되면서 이 같은 주장은 온·오프라인 상에서 더 활발하게 이뤄지는 모양새다.
현재 유통업계로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모씨는 “응시 비용은 비싼 데 반해 유효기간은 참 짧다”며 “취준, 이직 등 모든 과정에 돈이 필요하다 보니 무척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신 씨는 이어 토익 시험의 효용성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다며 속내를 나타냈다. 기업들은 영어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인증 시험을 토익이 아닌 다른 시험들로 대체하거나 범위를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신 씨는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이 하락할 수 있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응시료가 올라가는 것은 ‘독점기업의 폐해’로 볼 수 있지 않냐”며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외에도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한모씨도 “사실상 토익 시험은 점수만 잘 내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는 이들이 주변에 많다 보니 진짜 영어 실력과는 무관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함께 취업을 준비하다가 취업에 성공한 지인들은 실제 취준 과정에서 공부한 토익 내용이 직장생활 및 실무적으로 사용했는지는 의문이 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왔다”고 토로했다.
한편 최근 잡코리아가 시행한 ‘구직활동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취준생들이 하루 중 채용공고 검색이나 자기소개서 작성 및 수정, 입사지원서 제출 등의 구직활동을 하며 보내는 시간은 ‘평균 3.2시간’으로 집계됐다. 2019년 진행한 같은 조사 결과에서 ‘하루 평균 2.4시간’으로 집계된 것에 비해 하루 평균 약 1시간이 길어진 수준이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수시채용의 확산’과 ‘취업경기 침체의 영향’ 등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양호연 기자 hy@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