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ADT캡스와 SK인포섹의 합병에 나선다. 양사는 이를 통해 보안전문기업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창환 기자]](/news/photo/202105/451099_368359_5135.jpg)
최근 증시에서 자사주 소각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SK텔레콤은 지난 4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약 2조6000억 원 규모(3일 종가 기준)의 자사주 869만주를 전격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기존 보유 자사주 전량에 해당한다.
SK텔레콤이 이번에 소각하는 자사주는 발행주식 총수의 10.8% 규모다. 국내 4대 그룹 자사주 소각 사례 중 발행 주식 총수 대비 물량으로 최대이고, 금액으로는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소각을 통해 SKT 발행 주식 총수는 기존 8075만 주에서 7206만 주로 감소한다. 소각은 6일 진행됐다.
기업이 보유한 자사 주식을 소각해 유통 주식 수를 줄이면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존 주식의 가치는 일반적으로 상승한다. 특히 자사주를 소각함으로써 SK와 SKT 신설회사의 합병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 결정이 일부 투자자들이 제기한 대주주를 위한 분할이나 SK홀딩스와의 합병이 주요 목적이 아닌 SK텔레콤의 기업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한 이벤트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며 “이는 기업가치에 반영돼야 할 부분이며, 이를 감안해 목표주가를 37만원으로 상향조정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소각 후 잔여 자사주 90만 주에 대해서는 향후 ‘구성원 주주참여프로그램’과 이미 부여한 스톡옵션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시행한 ‘구성원 주주참여 프로그램’은 구성원들이 성과급의 일정 비율을 현금 대신 회사 주식으로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올해는 12만1000주 규모로 시행됐다.
SKT 관계자는 "지난달 인적 분할 발표에 이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을 전격적으로 결정했다"며 "글로벌 자본시장의 모범사례로 한국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획기적으로 바뀌는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사주 소각이 단기 주가 흐름에는 호재로 작용하지만, 장기 펀더멘탈에 기반한 주가 흐름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기 상승 이후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