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중인 정동영의 딜레마
외유중인 정동영의 딜레마
  • 인상준 기자
  • 입력 2009-03-11 09:32
  • 승인 2009.03.11 09:32
  • 호수 776
  • 1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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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기로에 선 정동영

임시국회가 끝나고 정치권의 관심은 4. 29 재보궐 선거를 주목하고 있다.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는 여야 원외 거물급 인사들이 출마를 모색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 정동영 전 장관의 재보궐 출마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당 안팎에서는 정 전 장관의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지만 지지자들은 출마를 원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 전 장관의 출마여부에 여의도 정가가 들썩이고 있다”고 말해 향후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정 전 장관에게는 3가지 선택의 길이 있다. 먼저 인천 부평을 출마다. 현재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어 정 전 장관이 출마를 한다면 여야 거물급 대결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엔 위험이 뒤따른다. 둘 중 낙선한 쪽은 치명상을 당할 수 있는 위험이다.

과장되게 말해 낙선한 쪽은 정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정 전 장관이 인천 부평으로 출마를 하겠느냐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아직 인천 부평을에 박 대표가 출마를 할지 안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다만 당 대표가 경남 양산 등 경남에서 출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인천 부평으로 출마할 것이 확실시 되는데 정 전 장관이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이곳에 나오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만약 정 전 장관이 나온다면 당으로선 환영할 것이다. 여야의 거물이 격돌하는 만큼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당선이라도 된다면 정치적으로도 한나라당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 길은 현재 계속 거론되고 있는 전주 덕진에서 출마하는 방법이다.

이곳은 민주당적을 가지고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곳이기 때문에 손쉽게 재기에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이곳에 출마를 선언하는 순간 정 전 장관은 더 이상 대권 주자로서의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까지 치뤘던 사람이 18대 총선에서 떨어진 곳도 아닌 당의 지지기반이 확실한 곳에 가서 출마를 한다면 정치 도의에 어긋난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차기 대권 주자로서 목소리를 높이겠는가. 전주 덕진에 출마하는 순간 더 이상 정 전 장관은 차기 잠룡이라 말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선택은 4.29 재보궐 선거 불출마 선언이다. 정 전 장관이 불출마 선언을 한다면 우선 차기 대권주자로서 한 번의 기회를 더 얻을 수 있다.

차라리 좀 더 시간을 갖는 게 정 전 장관에게는 유리하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아직 정 전 장관이 보궐 선거에 나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 민주당으로선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과정에서 정 전 장관이 복귀하는 것은 달갑지 않은 것이다. 당에서는 정 전 장관에 대한 공천을 아예 주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당의 분위기를 보여주듯 최근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은 정 전 장관의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모 언론에 따르면 송 최고위원은 “어디로 출마를 하든지 정 전 장관의 복귀를 반대한다.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당에서 공천을 주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론도 있다. 정 전 장관이 지난 대선에서 최선을 다한 만큼 재기를 위해 자신의 고향에서 출마하는 것을 막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최근 정 전 장관의 지지자들은 재보궐 선거 출마를 지지하고 나섰다. 지난 5일 전북지역 산악연맹, 씨름협회, 상인협회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정 전 장관의 출마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전북의 소중한 자산이며 지켜야할 리더로 정 전 장관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50여일 남은 4.29 재보궐 선거에 정 전 장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정치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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