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가 감액 방식 무상감자+1조 규모 유상증자 추진

삼성중공업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 추진에 나선다.
삼성중공업은 4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액면가 감액 무상감자 계획도 공시했다.
무상감자는 주주총회 결의 사항으로 6월 개최될 임시주총 승인 후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며, 유상증자는 임시주총에서 수권주식 수 확대를 의결한 후 일정 등 세부 계획을 확정해 실행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측은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과 저유가 영향으로 수주가 급감해 2022년까지 도크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도크 가동율을 높이기 위한 긴급 물량 확보 과정에 일부 선종에서 발생한 공사손실 충당금을 1분기에 설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에 강재가 인상이 예상 폭을 훨씬 웃돌아 제조원가가 크게 상승하며 적자 폭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중공업의 3월 말 현재 시재는 1조2000억원 규모이며 최근 신규 수주 확대로 향후 시재 증가도 전망되는 등 현금 유동성은 양호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적자 및 재무구조 악화로 인한 금융권의 거래 제약 우려에 대응하고, 최근 수주 증가 및 향후 추가 수주에 대비한 RG(선수금환급보증) 한도 확대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이번에 실시하는 액면가액 감액 무상 감자는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0원으로 감액함으로써 납입자본금을 낮춰 재무 건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법이다.
이 방식은 통상적인 발행주식 감소와 달리 감자 후 발행주식수의 변동이 없고 주식 평가 금액이 동일해 주주입장에서 지분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추가 자본 확충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선제적이고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액면가액 무상감자 역시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심한 끝에 나온 방안"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중공업의 1분기 매출액은 1조5746억원, 영업손실은 506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액은 13.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60.3% 감소한 수치다.
삼성중공업은 감자를 통해 발생한 납입 자본금 감액분 2조5000억원을 자본잉여금으로 전환해 향후 자본잠식 우려에서 벗어난다는 계획이다.
최진희 기자 cjh@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