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잠룡 정몽준의 인맥 해부
대권 잠룡 정몽준의 인맥 해부
  • 인상준 기자
  • 입력 2009-03-11 08:58
  • 승인 2009.03.11 08:58
  • 호수 776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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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사람들 각계각층에 포진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 · 전여옥 의원 · 홍정욱 의원 · 안효대 의원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

차기 대권에서 잠룡으로 분류되는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연일 보수적 발언을 통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의 지지세력을 끌어 모으기 위한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차기 대권 주자로서 한나라당내 입지가 좁은 정 최고위원이 자신의 입지를 넓히고 지지기반을 다지기 위한 발언이라는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6선 의원답지 않게 당내 입지는 상당히 좁은 편이다. 차기를 노리는 정 최고위원의 최대 약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MJ계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무소속의원으로 오랫동안 정치를 해왔기 때문에 당내보다는 당외 인사들과 친분이 두텁다. 여기에 현대출신답게 재계 인맥과 오랫동안 대한축구협회장을 역임한 덕분에 스포츠계 인사들과 친하다. 차기 잠룡으로 분류되는 한나라당 정 최고위원의 인맥을 살펴봤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정 최고위원은 이후 17대까지 대부분을 무소속의원으로 나홀로 정치활동을 해왔다.

무소속 생활을 접고 지난 17대 대선 때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면서 한나라당에 입당, 당적을 갖고 활동을 하게 된다.

당에 입당하면서 지난 해 있었던 당 대표에 도전해 박희태 대표에 이어 2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당내 입지는 상당히 좁은 편이다. 하지만 6선의 관록이 있기 때문에 정 최고위원과 친분이 있는 의원들도 있다. 아직 그 수가 적지만 1:1 맨투맨으로 자신의 사람을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차기 대권을 노리는 정 최고위원으로선 자신의 입지를 넓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정 최고위원은 최근 소신 있는 발언과 이명박 대통령과의 독대로 인해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친이계 관계자는 “아직 차기 대권에 대해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다만 박 전 대표를 상대할 만한 후보군으로 정 최고위원도 포함돼 있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우선 정계에서 가장 정 최고위원과 가까운 사람은 같은 당 안효대 의원이다. 안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정 최고위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당선됐을 정도로 정 최고위원과 친분이 두텁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의 정동영 전 의장이 서울 동작 을에 전략 공천되자 한나라당도 울산이 지역구인 정 최고위원을 불러 들여 맞불을 놓았다. 그런 와중에 자신의 지역구를 물려줬다는 것은 그 만큼 신뢰가 쌓인 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안 의원은 현대중공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고 이후 10여년 간 정 최고위원의 지근거리에서 측근으로 활동했다.

지난 16대 대선에서는 정 최고위원이 만들었던 국민통합 21 총무부 국장으로 활동했다. 이후에는 사무국장으로 정 최고위원을 보좌해오다 지역구를 물려받고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 최고위원이 한나라당에 들어오면서 실제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만한 의원들은 몇 명 되지 않는다. 그중에서 가장 친분이 있고 신뢰하는 사람이 안 의원이다. 10년 넘게 알고 지낸 사이 일뿐만 아니라 현대라는 공통점도 있어 서로 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신영수 의원도 정 최고위원과 오랜 인연을 맺고 있다. 서울대 동기인 신 의원은 현대건설 상무 출신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현대건설에 입사한 신 의원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함께 근무를 했으며 이를 토대로 정 최고위원과도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신 의원은 이후 문화일보 기획관리국에서 근무를 하고 성남시에서 사회활동을 하다 한나라당 경기도당 중앙위원회 연합회장으로 재직했다.

이런 인연으로 정 최고위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신 의원을 돕기 위해 집중 지원 유세를 펼쳤다. 지난 한나라당 대표 선출에서는 반대로 당내 입지가 좁은 정 최고위원을 돕기 위해 신 의원이 캠프에서 물심양면 도움을 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서 시민단체에 폭행을 당한 전여옥 의원도 정 최고위원과 친분이 두텁다. KBS기자 출신인 전 의원은 지난 16대 대선에서 정 최고위원의 연설문 작성을 도와주는 등 측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전 의원이 폭행사건으로 병실에 입원하자 정 최고위원은 많은 걱정을 했다고 한다.

지난 4일 최고위원중진회의에서도 정 최고위원은 “전 의원 테러사건을 보면서 잃어버린 10년이 우리나라의 정체성과 법질서를 얼마나 훼손했는지 생각해 봤다. 전 의원이 하루빨리 완쾌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정욱 의원은 정 최고위원과 친인척 관계로 연을 맺고 있다. 홍 의원은 하버드대 출신으로 헤럴드 미디어 회장을 역임했다. 지난 총선에서는 진보신당 노회찬 전 의원과 노원 병 지역구에서 맞붙어 당선됐다. 홍 의원도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정 최고위원을 도와 당선되는데 일조했다.

이밖에도 송광호 최고위원과는 ROTC선후배 관계고, 김장수 의원과는 국방장관 시절 정 최고위원이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소속돼 있으면서 친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정 최고위원이 아직 당내 인정을 제대로 못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무래도 당에 들어온 지 1년 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 발 벗고 뛰어다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한 측근은 “현재 한나라당이 여러 계파로 나누어진 상황에서 대 놓고 정 최고위원을 지지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아직 차기 대선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았다. 벌써부터 누구를 지지한다는 것은 정치생리상 나올 수 없는 얘기다. 물밑에서 정 최고위원과 교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밀’과 ‘아산’ 정책 자문

정 최고위원의 학계 인맥은 대부분 자신의 싱크탱크로 형성돼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해밀을 찾는 소망’이라는 이름의 연구소다. 지난 2월 초 설립됐다. 이 연구소는 정치, 교육, 통일, 안보, 경제 등 사회 각 분야 전문가들을 통해 정 최고위원의 정책 입법 활동을 돕고 있다.

현재 자문위원으로는 인하대 김용호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화여대 박준영 교수, 연세대 정갑영 교수, 서강대 김경환 교수, 부산대 한창길 교수, 목포대 박종두 교수, 충남대 신희권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고 미국 랜드 연구소 함재봉 수석정치학자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연구소를 운영하는 실무진에는 인병택 전 주도미니카 대사와 정태용 전 국방장관 보좌관, 홍윤오 전 홍보특보가 있다. 이들은 모두 지난 해 한나라당 대표 경선캠프에서 활동 했던 인사들이다.

정태용 전 보좌관은 “전 분야에 걸쳐 정 의원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입법활동이 연구소의 설립 취지다. 필요에 따라 각 분야 전문가들을 모시고 정책 토론을 하면서 정 최고위원의 입법 활동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도 정 최고위원의 화려한 인맥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현재 이곳의 이사장은 한승주 전 주미대사가 맡고 있다. 평소에도 한 전 대사에게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에 대해서 자주 자문을 구하고 가깝게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진에는 이홍구 전 총리와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박태호 서울대 교수, 박성훈 고려대 교수 등이 포진해 있다. 양봉진 현대중공업 전무와 송영식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도 대표적인 ‘MJ맨’으로 통한다.

송 전 부회장의 경우 직업외교관 출신으로 외교부 1차관보와 네덜란드 대사를 역임했다. 이후 2002년 월드컵 대회 유치위원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면서 월드컵 유치에 앞장섰다.


당내 입지 넓히는 게 관건

정 최고위원은 현대가라는 이점뿐만 아니라 부인인 김영명씨 때문에 재계에도 다양한 인맥을 거느리고 있다.

정 최고위원의 장인인 고 김동조 전 외무장관은 재계와 다양한 혼맥으로 얽혀 있다.

김 전 장관의 셋째 딸인 영자씨는 GS그룹의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과 결혼했다. 허 회장의 형제들은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있다. GS그룹 허창수 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여기에 허 회장의 장녀인 유정씨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아들 준오씨와 결혼해 정 최고위원은 처가를 통해 재계와 언론계에도 방대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정 최고위원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초등학교 동창사이로 알려졌다.

스포츠계와 문화계, 연예계에도 정 최고위원의 인맥은 상당수 포진해 있다.

최근 임명된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회장과는 막역한 사이다. 정 최고위원이 오랫동안 축구협회 회장을 하면서 쌓은 친분 때문에 축구협회 거의 대부분이 MJ맨으로 통한다.

오규상 여자축구협회 회장도 정 최고위원과 각별한 사이다. 축구협회 이사로 있을 당시 정 최고위원과 인연을 맺고 친분을 쌓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최고의 작가인 박경리씨와 드라마 작가 김수현씨도 정 최고위원과 가깝다. 가수 김흥국씨는 대표적인 연예계 인맥이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도 국민통합 21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으며 정 최고위원이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18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을 것이란 소문이 날 정도로 신뢰가 돈독한 사이다. 사석에서는 형과 아우로 지낼 정도다.

이렇듯 정 최고위원은 아직 당내 입지는 좁지만 재계와 학계, 스포츠, 연예계에 상당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6선이라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무소속이었지만 각계각층에 다양한 인맥이 있다. 당내 의원들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입지를 넓힌다면 막강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치는 인맥으로만 갖고는 안된다. 정치는 발전하는 생물과 같아서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다만 인맥은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을 때 헤쳐 나갈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기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정 최고위원이 자신의 취약점인 당내에 어떻게 뿌리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팬클럽도 대선모드?

정 최고위원의 팬클럽인 MJ21은 위원장과 부위원장 산하에 13개 지역별 지부를 갖췄다. MJ21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이 끝난 직후 결성된 ‘몽사모’가 그 시발점이었다. 이후 7년 동안 정 최고위원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MJ21은 사무총장을 비롯한 11명의 중앙위원을 두고 있으며 가입한 지 6개월 이상된 회원들 중 회비를 정상 납부한 회원들에게만 위원장, 선출직 부위원장, 선출직 중앙위원에 대한 선거권을 갖게 했다.

사이트에는 산악, 마라톤, 낚시, 테니스, 축구 등 각종 동호회가 활성화 돼 있어 회원들간 친목도모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동호회 대부분인 스포츠여서 회원들과 정 최고위원간의 교류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팬클럽 관계자는 “정 최고위원이 차기 대권을 향한 행보에 회원들 모두가 힘을 합치는데 중점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혀 향후 정 최고위원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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