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중나모 천신일 회장-총신대 특고압 송전탑 건립 분쟁
세중나모 천신일 회장-총신대 특고압 송전탑 건립 분쟁
  • 홍준철 기자
  • 입력 2009-03-03 15:42
  • 승인 2009.03.03 15:42
  • 호수 775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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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형보다 대통령의 남자가 더 셌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이 한전의 특고압 송전탑 건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76만5천볼트 고전압에 83M에 달하는 고압적인 송전탑 건설은 국가기간사업으로 참여정부 시절 시행계획을 세워 이명박 정부 출범초부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송전탑이 들어서는 위치에 인접한 총신대 신학대학원측은 아무런 사전 통보없이 한전과 땅 지주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과 은밀한 거래 속에 진행되었다며 극렬 반대하고 있다. 특히 총신대측은 자연환경 훼손, 심각한 질병피해 예상, 학생들의 정서상 악영향을 들어 송전탑 설립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땅을 임대해준 천 회장측은 ‘사적 재산 행사’라는 명분을 내세워 총신대측의 요구를 일축하며 맞서고 있다. ‘대통령의 남자’로 불리는 천 회장과 국내 최대의 교단 총신대와의 다툼을 알아봤다.

한전측은 국가전력확충차원에서 76만5천볼트가 흐르는 고압 송전탑 155기 건설 사업을 참여정부시절부터 추진했다. 그 중 총신대 학교 인접 부지에 3기의 철탑이 들어서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고압 송전탑이 들어서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땅 주인의 허락을 받아야한다는 점에서 한전측은 천신일 세중나모회장을 접촉했다. 천 회장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일대 총 16만평의 땅을 본인외 5명과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었다.

천 회장을 비롯해 그의 두 아들인 세전(36), 호전(31)과 신동방 회장 동생인 신영수 서울대 의대 교수, 고 김택수 국회의원 두 아들인 김중성 전 나라종금 상무와 김중민씨 등과 함께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한전측은 천 회장이 5명의 공동소유자로부터 위임받아 지상권 사용을 허락해 송전탑 1기(양지리 산1번지)는 이미 설치를 완료하고 2기(양지리 지리 산1번지)는 공사가 진행중이며 3기(정수리 산19-2번지)는 곧 송전탑을 설치할 예정이다.


대형송전탑 건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총신대?

송전탑 건립을 위해 한전측은 천 회장에게 지상권 매입비용으로 총 3억원을 지출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인접한 금호 아시아나 골프장에게는 평당 6만원(공시지가 3천원~1만2천원)을 지불하고 원형보전지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전측은 정작 송전탑에 둘러 쌓이게 된 총신대측에는 사전 부지 매입을 마치고 건설을 진행되기까지 알려주지 않아 반발하면서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작년 봄부터 작업한 송전탑 건설은 현재 총신대측의 반발로 인해 2기가 공정이 70% 진행된 상황에서 작업이 멈춘 상황이다.

이와관련 총신대 관계자는 “우리와는 아무런 협의나 사전 통보 없이 송전탑이 건설되고 있다”면서 “기숙사 앞을 가로지르는 15만4천볼트의 고압 송전탑이 생겨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던 양지 캠퍼스가 고압송전선으로 포로수용서와 같이 변했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그는 “한전측의 주장대로 송전탑 건설이 국가기간사업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 “단지 제3의 노선으로 양지면에 위치한 아시아나 골프 능선을 통해 이설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전측은 송전탑 이설은 땅 지주가 동의할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송전탑 건설 사업 담당자는 “송전탑 설치에 있어서 땅 주인이 반대를 해도 전원개발촉진법에 따라 정부부처에서 승인이 나면 그 부지에 한해서 강제로 세울 수 있다”면서 “그러나 천 회장이 부지 사용을 허락했고 대신 자신의 땅 가운데가 아닌 외곽지역으로 해달라는 제안을 받아들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즉, 그는 “천 회장이 국익사업에 동참하고 땅값이 떨어지는 것이 분명한데 땅 한 가운데로 지나 송전탑을 건립하자는 총신대측 주장은 이중피해를 주는 것으로 전적으로 천 회장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한전측은 한발 빼는 태도를 보였다.

또한 총신대측의 전자파에 의한 각종 암과 부인병, 기형아 출산, 백혈병 등 질병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주장관련 그는 “전자파 전문가를 대동해 총신대측에 설명한 바 있지만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WHO 국제보건기구에서 전자파와 질병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총신대측 역시 부분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총신대측 인사는 “천 회장에게 송전탑 이설관련 모든 비용을 우리측이 제공할테니 제3의 노선으로 하자고 제안해 놓았다”면서 “그러나 천 회장은 면담을 거부하고 서면으로 자신 역시 피해자라며 송전탑 이전은 안된다는 입장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제3의 노선이 금호 아시아나 골프장과 천 회장 소유의 돌박물관 인접해 있어 반대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천 회장을 대신해 한전측과 총신대측과 대화를 해온 세중나모측의 한 인사는 “천 회장 역시 송전탑이 지나가는 것과 관련 이의제기를 했지만 본인의 사회적 위치를 볼 때 ‘사익’을 얘기할 수 없어 승인을 했다”고 설명했다. 송전탑 설립관련 정부측의 외압이나 회유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압력이나 회유는 받지 않았다”며 “그보다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아 오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노무현 ‘박연차’ 이명박 ‘천신일’이 있다

당초 한전측에서는 오각형 형태의 2회선 송전탑이 들어설 것으로 언급했지만 건립된 송전탑은 83M의 대형 송전탑에 외형 역시 위압적이고 보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가슴 떨리게 만들었다’고 평할 정도였다.

이에 총신대측은 송전탑 철거, 이설문제, 초고압전선 제거 등 3가지 요구를 들며 청와대 및 이상득 의원에게 진정서를 보내기도 했다.

총신대측은 “대통령의 친형과 청와대 정정길 비서실장에게 우리의 입장을 전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면서 “천 회장의 파워가 얼마나 쎈지 알 수 있었다”고 자포자기하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천 회장은 ‘대통령의 남자’로 불릴만큼 현 이명박 정부와 친분이 깊은 인사다. 일각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인 박연차 회장에 비견해 천 회장을 거론하기도 한다.

천 회장은 이 대통령과 함께 고대 61학번 동기로 학창시절부터 서로 흉금 없이 지낸 막역한 친구 사이다.

지난 대선 직전에는 이 대통령에게 30억원을 특별당비로 제공했고 이후 당선된 이후에는 이 대통령과 최시중 방통위위원장, 이상득 의원 등과 부부동반으로 만찬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4.9총선에서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0순위’로 거론될 정도로 이명박 정부의 파워 엘리트 상위에 랭크돼 언론과 정치권으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천 회장의 이런 막강한 영향력 때문에 한전측으로부터 지상권을 매각하면서 3억원을 받았지만 정부부처나 한전과 보이지 않는 검은 커넥션이 있지 않겠느냐는 세간의 의혹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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