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은수 목사 [출처=설은수 목사 제공]](/news/photo/202104/449717_366889_447.jpg)
[일요서울ㅣ정재호 기자] 원뉴맨패밀리 설은수 대표는 지난 4월13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종로에서 북한인권 관련 인사들과 함께 ‘북한-홀로코스트 사진전시회’를 개최했다. 정부의 대북전단금지법으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논란을 빗고 있는 상황에 이루어진 행사여서 북한인권 관계자들의 많은 주목과 관심을 받았다. 일요서울은 지난 22일 미국에 거주하는 설 대표와 서면인터뷰를 통해 민감한 시기 북한인권 사진 전시회를 개최한 이유를 물었다.
-“북한에 자유와 인권 알리는 가장 효과적 방법은 ‘삐라’다”
- 목사님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 현재 ‘원뉴맨패밀리’ 단체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2010년 목사 안수를 받은 후, 약 10년간 교회의 부목사로 사역을 했다. 사역 가운데 탈북자들을 만나고 북한의 실상을 알게 되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서울역 통일광장 기도회를 여러 단체와 함께 인도하며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통일을 위하여 오랜 시간 기도해 왔다. 2019년 부목사직을 사임하고 이스라엘 선교사로 파송돼 원뉴맨패밀리 대표로 유대인과 이방인, 남한과 북한이 한 가족으로 연결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
- 이끌고 계신 ‘원뉴맨패밀리’라는 단체는 어떤 곳인가.
▲ 원뉴맨패밀리는 2018년 설립됐다. 설립 초기부터 유대인 사역과 함께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대한민국에 온 탈북자들을 우리의 가족으로 품는 것이다. 3만5천명의 탈북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가족이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 원뉴맨패밀리다. 구체적으로, 북한홀로코스트기념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그 구성원으로 탈북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그려진 그림과 사진, 영상 전시회를 기획하고 준비하며 홍보하고 있다.
- 북한인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제가 북한인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년 전 쯤, 중국 동북 3성 지역을 여행하면서부터다. 백두산부터 시작해서 단동에 이르기까지 북한과 아주 밀접 해있는 지역들을 여행하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연길 접견 지역들을 많이 방문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북한에 대한 정보들을 보고 듣게 됐다. 먹고 살기 위해서 생명을 걸고 두만강, 압록강을 넘는 탈북자들이 그 당시만 해도 약 20만 명이 넘는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그 때 들었다. 접경 지역에서 북한을 바라보면 다 민둥산이다. 중국 땅을 뒤로 바라보면 나무가 많고 먹을 것이 넘쳐나는 극히 대조된 장면을 직접 봤다. 그 때부터 북한에 있는 주민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차단당하고 자유가 없이 고통 받으며 살고 있는지 공부하고 관심 갖기 시작했다.
- 이번 북한-홀로코스트 사진전시회를 개최하신 이유는.
▲ 안타깝게도 남한에 북한의 참혹한 실태에 대해 알고 있는 분들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전시회를 방문하는 분들이 많이 물으시는 것이 ‘이게 옛날에 일어나던 일이죠?’, ‘지금은 이렇지는 않죠?’ 라는 질문이다. 지난 세월 북한에서는 고난의 행군으로 300만이 아사했고, 25만 명의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인신매매 되었으며 350여만 명이 고문과 공개 처형, 고된 노동으로 목숨을 잃었다. 현재 20여만 명이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량 학살과 인권 유린을 멈추는 방법은 우리가 북한에 관심을 가지고 그 땅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직면하는 것이다. 동포인 우리들이 끊임없이 그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북한-홀로코스트 사진전시전시회를 개최하게 됐다.
- ‘홀로코스트’라는 단어는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사건에 대한 고유명사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 그 단어를 붙인 이유는 무엇인가.
▲ 우리 국어사전에는 홀로코스트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나치 독일이 저지른 유대인 대학살로 “일반적으로는 사람이나 동물을 대량으로 죽이는 행위”를 의미한다. 북한에선 350만 명이 아사하였고 300만이 극심한 고문과 공개처형 등으로 처형당했다. 북한에서 현재도 일어나고 있는 이 일은 유대인 홀로코스트와 역사에 그 죄악의 극악무도함으로 동일선상에 위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최근 정부가 통과시킨 대북전단금지법이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 북한의 동포들은 북한정권의 철저한 폐쇄와 통제로 체제 밖에 진정한 자유가 있다는 것조차 모른 채 살고 있다. 이런 그들에게 자유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누릴 수 있다는 소식을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북한을 향해 보내는 ‘삐라’다. 실제로 국경을 넘어 귀순하는 북한병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군사경계선을 넘어 날아오는 삐라와, 확성기를 타고 오는 자유의 소리가 탈북을 결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증언한다.
- 북한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념관의 목적은 무엇이며 진행 사항은.
▲ 북한홀로코스트 기념관은 “용서하되 잊지말자”라고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박물관인 야드바셈에 쓰여 있는 것처럼 아픔을 기억하고 되풀이 되지 않아야할 역사를 알리는데 목적이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 국빈급 방문시 반드시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방문하게 하며, 모든 학생과 교사는 이 박물관을 관람하는 것을 원칙을 삼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북한인권의 실상을 알리고 역사의 아픔이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북한홀로코스트기념관이 세워져야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원뉴맨패밀리를 포함하여 북한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여러 단체의 대표님들과 함께 북한홀로코스트기념관 추진위원회 구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에 서울에서 진행하고 있는 북한홀로코스트 사진전시회를 시작으로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한국의 주요 도시들을 방문하여 북한홀로코스트 사진전시회를 진행할 계획이며 이 전시회들을 통하여 북한 인권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고 기념관 설립을 위한 후원을 계속 진행할 것이다.
- 목사님의 향후 계획은 무엇입니까.
▲ 저는 북한홀로코스트기념관을 대한민국 중심에 세우는 것이 계획이자 목표이다. 이스라엘의 수도인 예루살렘에 가면 앞서 언급한 홀로코스트 박물관 야드바셈이 있다. 이곳은 2차 세계대전 중 나치의 만행으로 유대인 6백만 명이 학살됐던 당시의 현장과 죽임당한 희생자를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한 홀로코스트 박물관이다. 이곳은 당시의 역사를 기억하며 아픔을 잊지 않고 역사를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한 장소다. 유대인 홀로코스트가 지난 역사라면, 북한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래서 북한홀로코스트기념관이 꼭 세워지도록 더욱 힘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 앞서 언급한 북한홀로코스트기념관을 통해 이 땅에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3만5천명의 탈북자들의 아픈 경험을 귀 기울여 듣고 북한이 자유롭게 해방되는 그날까지 도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
정재호 기자 sunseoul@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