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김근식 경남대 교수, “전당대회, 밥그릇 싸움되면 윤석열 입당 안할 것”
[일요초대석] 김근식 경남대 교수, “전당대회, 밥그릇 싸움되면 윤석열 입당 안할 것”
  • 정재호 기자
  • 입력 2021-04-23 20:53
  • 승인 2021.04.26 10:20
  • 호수 1408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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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교수 [출처=정재호 기자]
김근식 교수 [출처=정재호 기자]

 

[일요서울ㅣ정재호 기자] 정치권에선 재보선 이후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이 밥그릇 싸움에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안에선 당권을 두고 당 밖에선 국민의당과의 통합과 김종인 위원장과의 갈등으로 자중지란에 빠진 모양새다. 이번 4.7 재보선에서 비전전략실장으로 활약한 김근식 경남대 교수를 만나 국민의힘이 빠진 문제에 대해 물었다. 

-“제3지대·제3정당, 강박적으로 고수하는 건 용도폐기”

- 김 교수님은 이번 4.7 재보선에서 비전전략실장을 맡아 활약하셨다. 성과는 무엇인가.
▲ 전략실을 맡아 활동하며 특히 어려웠던 협상이 우리당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후보단일화 과정이다.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그럼에도 오 후보가 단일화뿐만 아니라 본선에서도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에 전략실 입장에서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 4월 재보선 당시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서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 
▲ 단일화 룰을 정하는 것이었다. 일방적으로 우리 후보에게 유리한 것만 내세운다면 당연히 상대 후보 진영에 티가 나고 여론의 질타까지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유리할 수 있으면서도 명분이 있는 룰을 짜야했다. 우리후보·상대후보·언론·국민을 상대로 룰을 설명하고 명분과 실리를 챙기기 위한 협상이었다. 그리고 다양한 변수들을 아울러야 했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내년 대선을 위해 어떤 지도부가 선출돼야 하는가. 
▲ 우선 이번 재보선 승리는 국민들이 우리 당을 믿고 신뢰해줬기 때문이다. 그런 신뢰에 금이 가지 않도록 당 지도부 선출과정에도 신경 써야 한다. 또 새로 선출될 지도부는 내년 대선에서 우리당이 승리 할 수 있도록 대선후보 경선을 잘 관리할 수 있어야한다. 

- 일각에선 김종인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추대론도 나온다.
▲ 우리 당이 전당대회 국면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 전당대회 출마자와 준비 위원회가 진행된 상황에 전당대회를 중단하고 당대표를 추대한다는 건 절차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재보선 완승 이후 국민의힘이 당권을 두고 밥그릇 싸움에만 집중한다는 지적이 있다. 
▲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이 어렵게 국민의 마음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밥그릇 싸움, 이전투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 말처럼 당이 아사리판이 되면 우리당의 지지율은 하락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야권의 유력한 대권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모셔올 수 없다. 국민들이 싫어하는 정당에 국민의 지지를 받는 대권 후보가 무엇이 아쉬워 입당하겠나. 

- 정치권 안팎에선 제3지대·제3정당 이야기가 나온다.
▲ 저는 제3지대·제3정당은 정치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저도 이전에 제3지대·제3정당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하지만 거대 양당의 기득권 구조가 워낙 강고하기 때문에 새 정치를 위한 당위성에는 동감하지만 우리 정치지형에서 제3지대 정치 세력은 사실상 쪼그라들며 정치적 동력을 많이 상실했다. 강박적이고 기계적으로 제3지대·제3정당을 고수하는 건 이제 용도폐기다. 우리 당이 제3지대의 정신을 계승해 질적으로 변화하고 쇄신하는 모습을 보이면 자연히 국민의 신뢰를 얻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 김종인 전 위원장의 최근 발언을 보면 국민의힘에 불만이 많은 것 같다. 속내는 무엇이라 보는가. 
▲ 저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당 밖에서 국민의힘을 제치고 다른 정당을 만들기 위해 그런 발언과 행동을 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김 전 위원장이 우리 당에 쓴 소리를 내 뱉는 이유는 두 가지 차원이라 본다. 첫째는 어렵사리 획득한 국민의 신뢰를 깨뜨리지 말라는 것이다. 둘째는 계속 변화하고 혁신해 내년 정권 교체가 가능하도록 당을 더 자강하라는 메시지다. 예컨대 김 전 위원장의 ‘초선이 당대표가 되는 게 좋다’ ‘수도권 중심의 여론에 부흥해야 한다’ 등의 발언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제가 판단할 땐 김 전 위원장이 당의 변화, 쇄신, 혁신, 자강에 대해 좀 더 아프게 역설적으로 충격요법을 사용해 말씀하신 것이다. 너무 액면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우리 당이 더 잘되게 하기 위한 채찍질 아니겠나. 

- 김종인 전 위원장은 재보선 이후에도 국민의힘과 안철수 대표와의 통합을 반대한다. 
▲ 김종인 전 위원장은 안철수 대표가 정치 지도자로서의 역량과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통합은 안 대표가 재보선 당시 오세훈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선언한 게 전부다. 그것도 안 대표가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불리했기 때문에 한 것이다. 오 후보의 지지율이 예상외로 선전하자 안 대표를 지지하던 국민의힘 지지층도 오 후보 쪽으로 급속하게 몰리기 시작했다. 당시 안 대표는 자신을 지지했던 국민의힘 지지층을 잡기위해 정치적 수의 하나로 합당을 꺼낸 것이다. 그런데 재보선이 끝난 후 안 대표는 통합에 대해 지지부진한 입장으로 변했다. 지금은 안 대표가 우리당과 통합할 경우 당내 기반이 없기 때문에 정치적 입지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김종인 전 위원장이 대선을 앞두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 김종인 전 위원장이 이전 대선에서 활약한 것처럼 야권에서 선출된 대선 후보를 써포트하며 올바른 대선 전략을 짤 수 있도록 정치적 선생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 국민의힘 내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잠룡 중 경쟁력 있는 후보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 우리 당에 여러 잠룡들이 계시지만 당 밖 윤석열 전 총장에게 야권의 지지율이 쏠려있어 준비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그분들도 인재이며 당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번 오세훈 후보의 경우처럼 당내 경선을 거처 대선에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 교수님의 향후 행보는. 
▲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대여 공격수로서 논리를 가지고 치열하게 민주당과 싸워 나갈 것이다. 그리고 전당대회 이후 대선 후보 경선을 거쳐 공식 대선주자가 선출되면 전략비전실장을 맡은 경험을 바탕으로 전략과 메시지 분야에서 제 역할을 맡아 정권교체에 이바지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 우리 당의 문화가 권력에 줄서고 충성하는 문화가 아닌 당내 활발한 토론과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지는 정당으로 바뀌었으면 한다. 수도권에 기반을 둔 합리적인 중도보수정당으로서 내년 정권교체를 꼭 이루어야 대한민국도 다시 제대로 세울 수 있다. 저도 그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재호 기자 sunseoul@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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