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계 집권2기 맞아 재집결 ‘내막’
MB계 집권2기 맞아 재집결 ‘내막’
  • 인상준 기자
  • 입력 2009-02-24 09:40
  • 승인 2009.02.24 09:40
  • 호수 774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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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회창연대를 막아라”

최근 친이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귀국으로 범친이계의 결집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차기 대권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미리부터 손을 쓰는 모습이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와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간의 연대를 막기 위한 분쇄 전략 징후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는 것.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창연대가 이뤄지면 친이계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더 좋은 카드를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박 전 대표 한명도 제대로 상대할 만한 대표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이 총재와의 연대를 가만히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모습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을 2시간동안 독대한 정몽준 최고위원을 보면 알 수 있다. 박-창연대를 분쇄하려는 친이계. 그들의 전략이 어떤 것인지 들여다봤다.

지난 11일 정 최고위원이 이 대통령과 독대를 했다는 언론의 기사가 16일 일제히 보도됐다.

정 최고위원측은 “지난 2월 초 청와대 오찬에 참석하지 못하고 방미했던 것 때문에 인사차 들른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 최고위원도 “대통령과 만난지도 오래됐고 해서 만난 것이다. 대통령이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과의 독대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차기 잠룡으로 분류되는 정 최고위원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범친이계로 분류되지만 당내 입지가 좁은 상황에서 자신만의 세는 아직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정 최고위원과 독대를 한 것은 친이계쪽에서도 놀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범친이계라고 하지만 친이계 쪽에서 정 최고위원을 완전한 자기 사람으로 인식하는데 아직 만남의 시간이 짧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 와중에 청와대에서 독대를 했다는 것은 이 대통령이 어느 정도 힘을 실어 주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한 친이계측 인사는 “너무 과민 반응이다. 우선 국정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당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정 최고위원과 전반적인 정치상황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는 자리였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昌, 여당견제 계속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런 상황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와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의 연대를 조기에 분쇄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최근 들어 친이계측 인사들이 이 총재와의 물밑접촉을 하며 친이계가 이 총재를 영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있었다.

하지만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친이측 인사들이 친박과의 연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친박으로선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 이 총재와 접촉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친이측 인사들이 이 총재를 접촉하는 것은 친박과의 연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세 번의 대선을 치르면서 아쉽게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 했던 이 총재의 파괴력을 알고 있는 친이계측에서는 박 전 대표와의 연대는 상상하기 싫은 시나리오임에 분명하다.

박 전 대표 한명도 당장 친이계측에서는 상대할 만한 대표선수가 마땅찮은 상황에서 박-창연대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 뻔하기 때문.

이를 분쇄하기 위해 정 최고위원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정통한 소식통은 “아무래도 박-창 연대가 가시화 되면 친이계로선 당황스러울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인물이 있어야 하지만 친이계에는 그럴 만한 인물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

결국 정 최고위원이라는 대안을 통해 친이계의 결집도 도모하고 박-창연대도 함께 분쇄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박-창연대가 가시화 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먼저 이 총재는 아쉬운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연대를 통해 친이계와 등을 돌릴 이유가 없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선 막판까지도 양쪽을 조율하며 어느 한쪽에 몸을 담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 총재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친박, 친이계와 일정부분 거리를 유지하면서 여당견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국회의원 30%감소 등과 같이 보수정권하에서도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를 불려 이 총재 중심으로 정계개편이 되면 차기 대선에서도 해볼만 하다는 것이 이 총재측의 입장이다.

어찌됐든 박-창 연대론이 수면위로 부상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에 변수는 또 있다. 친이 좌장 이 전 최고위원의 행보다. 만약 4. 29재보궐 선거와 당협위원장 선출에 지난 18대 총선 공천 파문처럼 친박계 인사들을 배척한다면 여당발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총재측은 바쁠 것이 없다. 야당으로서 여당의 정책과 정부에 대한 견제를 하면서 사태추이를 지켜보는 여유를 부릴 수 있다.

박-창연대의 효과가 상당한 만큼 친이계의 저지 노력도 거셀 전망이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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