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음식 주문이 급증하면서 배달 플랫폼 업체인 배민(배달의민족)·쿠팡·요기요가 서비스·수수료 개편 등으로 자사 라이더들과의 갈등이 점화되고 있습니다.
그간 라이더들의 안전·근로 등의 문제로 각사 노조들과 시민단체에서 문제를 지적해 왔는데요. 쿠팡이츠가 내달부터 ‘단건 배달’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을 계기로 갈등 양상은 심화되고 있습니다.
쿠팡이 내세우는 단건 배달은 음식의 배달 속도와 상태를 좌우하기 때문에 서비스가 좋다는 평이지만, 라이더 수를 충원하지 않는 상황에서의 배달은 라이더들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배달 업계의 후발 주자에 속하는 쿠팡이츠는 2019년 5월부터 서울에서 1인 1배달인 ‘단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며 단숨에 업계 1위를 차지했는데요.
업계 선두주자를 되찾기 위해 배민은 입점 업체 중 배송 예상 시간이 빠른 곳을 선별해 45분 내 배달을 보장하는 ‘번쩍배달’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배민 라이더스 노조는 “1개의 주문만 배달할 수 있어 수입이 줄 수 있다”며 반발했습니다.
요기요는 인력 투입보다 ‘인공지능(AI) 딜리버리 시스템’으로 최적 배달 계획을 말했습니다.
종합해보면, 딜리버리 업체와 라이더간 노사 갈등은 ‘배달 시간의 단축’과 ‘배달 음식의 품질 보장’으로 경쟁력을 봐야 하는 시장 경쟁에서부터 비롯됐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음식 배달 수요가 증가하면서 ‘배달이 늦다’는 소비자들의 불만 제기가 높아진 것도 원인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음식점과 배달원간 갈등도 증폭되고 있고 되려 음식점 측에서 ‘10분 내 배달’을 조건으로 내거는 경우까지 발생됐습니다.
게다가 배달 기본 수수료를 인하하는 사측의 ‘비용 절감 정책’도 갈등의 불씨를 지폈는데요. 라이더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인하되면 주말 저녁에 시나 구를 넘나들어야 기존 배달량과 수입을 맞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쿠팡이츠는 라이더들에게 주는 배달 수수료를 3100원에서 600원 인하해 건당 2500원으로 내렸습니다. 노조 측은 건당 600원 인하하면 하루 평균 100건 정도 배달하는 기사들은 한 달에 약 20만 원 안팎의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급격히 확장되는 배달 시장의 안착을 위해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근본적으로 노동법상 플랫폼노동 종사자들이 교섭할 사용자가 어디인지 모호한 실정인데요.
배달기사는 자신의 업무량, 수행 방식을 결정할 자율권도 없을뿐더러, 이들을 프리랜서나 개인사업자로 보기도 어렵고 실질적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근로자성 인정’을 요구하는 입장입니다.
사고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 가입에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10월 말 배달 종사자를 위한 보험료 부담을 기존 대비 최대 21% 낮춘 상품을 출시하도록 했지만, 여전히 연간 100만 원에 달하는 비싼 보험료 부담은 그대로 작용되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시간제 아르바이트 배달원만 가입할 수 있는데요. 전업 배달원인지, 시간제 아르바이트 배달원인지 구분하는 기준도 모호합니다. 최근 온라인상에선 오토바이에 배달통이 달린 이유로 시간제 보험 가입이 거절된 사례가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쿠팡과 배민 등 업계를 선도하는 배달 업체들의 성장에는 라이더들이 디딤돌 역할을 톡톡히 해온 것도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요.
제도 장치의 마련과 더불어 라이더들의 안전을 위한 소비자들의 배려와 회사 성장에 기여한 라이더들을 잊지 않는 오너들, 업계 경쟁력을 위해 최선의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라이더들의 자세로 배달 업계가 안정되길 바랍니다.
2021.03.24 일요서울TV 신수정 기자
신수정 기자 newcrystal@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