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곤 의원…행정안전부 장관 내정‘속사정’
이달곤 의원…행정안전부 장관 내정‘속사정’
  • 인상준 기자
  • 입력 2009-02-04 10:05
  • 승인 2009.02.04 10:05
  • 호수 771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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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黨 배려 ‘다목적 인사’
이달곤

지난 1월 30일 한나라당 이달곤 의원(비례)의 행정안전부장관 내정은 말 그대로 ‘전격적인’인사였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정치인 입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 오후가 되자 이 의원을 내정했다는 발표를 했다. 뜻밖이었다. 이 대변인의 말은 한마디로 거짓말(?)이 된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대변인이 오버했다는 비판마저 일었다. 이 의원의 행안부 장관 내정 내막에 대해 알아본다.

행안부 장관 자리를 놓고 한나라당 내 갈등이 재현될 조짐이다.

청와대 일각에선 당내 계파 갈등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친박 인사인 허태열·김무성 의원을 입각시킬 것이라는 설이 분분했다. 결과는 친이 인사인 이달곤 의원(비례)이 행정안전부장관으로 내정되었다.

행안부 장관 자리를 놓고 친박 진영을 흔들어 놓은 뒤, 결국 자기 사람을 심은 셈이다.

이 의원의 입각은 청와대와 한나라당 수뇌부가 비밀리에 추진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의원의 입각이 의외라는 지적에 대해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이번 개각에서 청와대와 계속 교감을 해왔다. 몇몇 인사들 중 당이 추천한 인사가 발탁됐다. 며칠 전부터 논의가 신중해졌고 오늘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됐다”면서 “대통령에게 당 최고위원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이 의원을 추천하게 됐다. 앞으로도 국회의원들이 입각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의 인사발표가 당·청간 교감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당·청간 교감에 친박 인사가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친박 인사를 흔든 꼴이 됐다. 이번 인사로 친이와 친박간의 갈등만 커진 셈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친박 진영 내에서도 정치권 입각대상으로 떠올랐던 김무성, 허태열 등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며 계파간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그동안 언론에서 수차례에 걸쳐 정치인의 입각설을 다루긴 했지만 청와대는 그때마다 가능성은 열어놓으면서도 현실화 가능성에 별로 무게를 두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1·19 개각이 경제팀 등 전문가 그룹으로 진용을 짠 소폭 개각이었던 데다 당내 인사를 입각시킬 만한 공간이 그다지 여유롭지 않은 상황이었다. 때문에 정치인 입각 가능성을 낮게 점쳐졌다.

이번 이 의원 내정은 정치적 안배보다는 전문성과 실무 능력,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를 중요시 한 이 대통령 특유의 인사 스타일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추측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의 전격적인 발탁에 대해 “이 의원은 당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전문성을 갖춘 최고의 선택이었다. 또한 대한민국 최고의 행정전문가로 행안부 장관에 적격인 인물”이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 의원은 경남창원 출신으로 서울대 행정대학원 원장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한국행정학회 회장 등을 거쳐 인수위 법무행정분과 위원을 지냈다. 현재 한나라당 대표 특보를 맡고 있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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