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사진=방태윤 기자]](/news/photo/202103/445257_362301_1314.jpg)
[일요서울ㅣ정재호 기자]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이미지 전략가’인 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장을 영입했다. 탄핵과 연이은 선거에서 패배한 한국당은 보수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해 보기 위해 허 의원을 영입한 것이었다. 허 의원은 국회에 입성하기 이전부터 정치인과 기업 임원의 개인 브랭딩 코치, 서비스 경영 및 개인 브랜드 경영 코치 등과 함께 칼럼니스트이자 방송인으로 활동 중이었다. 오는 4월 재보선과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미지 전략가인 허 의원의 생각이 궁금했다. 일요서울은 지난 10일 오후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허 의원을 만나 이미지 전략에 대해 물었다.
- 국회 입성 한지 약 9개월이 지났다. 의정활동에 대한 소감과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 그리고 주요 성과들에 대해 소개해 달라.
▲ 훌륭한 정책 대안을 입법화 하고 싶어도 여당의 숫자가 압도적이다 보니 법안을 통과시키는 게 한계를 느꼈다. 하지만 제가 속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감에서 2020년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또 법안에 있어서도 성과를 냈다. 여당은 늘 야당에 발목잡기 한다며 일 안하는 국회를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일하는 국회법’을 들고 나왔다. 그렇게 프레임을 잡아 야당을 공격했다. 하지만 법안을 뜯어보니 독소조항이 많았다. 일하는 국회법이 아니라 내 맘대로 국회법이었다.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국회를 주도하기 위한 법안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독소조항을 빼고 ‘함께 일하는 국회법’을 만들어 발의했다. 결국 본회의에서 제가 발의한 법안이 통과돼 여야 모두 일하는 국회가 될 수 있게 만들었다.
- ‘이미지 전략가’로 잘 알려져 있다. 이미지 전략이란 무엇이며 정치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나.
▲ 우선 이미지는 자신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내 의도는 이렇게 보이고 싶어도 상대방은 다르게 인식 할 수 있다. 이미지 전략이란 인물이나 상품이 원래 가지고 있던 강점과 가치를 있는 모습 그대로 국민이 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정치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은 보수정당이다. 보수정당의 가치와 강점이 어떤 것인지 국민에게 정확히 나타내야 한다.
-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진행중이다. 각 후보가 단일화 협상과정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기위해 필요한 이미지 전략은 무엇인가.
▲ 오는 4월 서울시장 재보선 선거는 대선전초전이라고도 하지만 더 중요한 포인트는 서울시민의 ‘힐링’이다. 서울시민들은 그동안 믿었던 시장에게 배신당하고 치루지 않아도 될 선거를 치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신뢰를 줄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신뢰를 줄 수 있다는 건 국민과의 약속을 잘 지키고 청렴하고 공정한 인물인가 하는 부분이다. 두 후보 모두 각자의 강점들을 갖추고 있고 그것이 잘 부각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이미지 전략을 평가한다면.
▲ 박영선 후보가 스스로의 약점으로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 이미지를 거론했다. 제가 볼 땐 박 후보는 차무녀(차갑고 무능한 여자) 이미지다. 서울시장이란 자리는 간단한 이미지 메이킹으로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박 후보 스스로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 이미지 메이킹에 매달릴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의 대선주로 떠오르고 있다. 그에게 필요한 이미지 전략은.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약간 탐사프로그램 같이 무거운 이미지를 갖고 있다. 윤 전 총장이 대선주자로 나서려면 국민의 눈높이에서 자신의 강점을 살려 어떻게 소통할지 생각해 봐야한다. 인간 윤석열과 정치인 윤석열 안에서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능력 있고 촉망받는 리더라도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릴 수 있다.
- ‘명불허전 보수다’가 시즌방식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즌4는 어떻게 구상 중인가.
▲ ‘명불허전 보수다’ 모임은 지난해 5월부터 시작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함께 모여 공부하는 모임으로 시즌1에서 시작해 벌써 시즌4를 준비 중이다. 시즌4에선 우리 모임만의 정책 메시지를 내기 위해 준비 중이다. 나아가 내년 대선에는 정책과 대안을 비롯해 전략적 방안까지 제시할 수 있는 싱크탱크 같은 모임이 되기 위해 노력중이다.
- 정부·여당이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언론개혁입법(또는 가짜뉴스 3법)까지 추진 중이다. ‘가짜 뉴스 규제’ vs ‘언론 길들이기다’ 논란이 있다. 의견은.
▲ 가짜뉴스 피해를 최소화시키려는 것과 가짜뉴스 자체를 규제하는 것은 다르다. 민주당이 가짜뉴스에 대해 법으로 처벌하겠다고 했지만 가짜뉴스에 대한 개념자체가 모호한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에서 법을 적용하겠다는 것인가? 그래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가짜뉴스의 개념정리를 명확히 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으면 한다.
- 최근 KBS 수신료 인상으로 논란에 이어 공정성까지 지적 받고 있는데.
▲ 제가 KBS 지배구조와 수신료 납부방식을 개편해서 공영성을 확보하도록 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첫째는 논란이 되고 있는 수신료와 관련해 수신료를 위탁징수할 시, 다른 항목과 병합해서 징수하지 못하도록 명시해 수신료 징수에 대한 최소한의 거부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두 번째로 수신료에 대한 회계처리를 분리해 운영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KBS 이사회에 ‘임기교차제’를 도입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인사로 교체되는 일을 방지해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했다. KBS 개혁을 위해 법안이 꼭 통과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얼마 전 허 의원은 한복을 입고 국회 본회의장에 출석해 “102번째 3.1절을 앞둔 국회 본회의”라며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읽었다.
▲ 중국 정부에서 대한민국을 상대로 또 다시 ‘신동북공정’의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은 인물을 비롯해 김치, 한복까지도 자기들것이라 우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윤동주 시인의 경우 중국 백과사전인 바이두 바이커에서 조선족이라 서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우리 정부는 중국몽에 취해 적절한 조취를 취하지 못하고 있어 반성하자는 취지에서 한복을 입고 본회의에 출석해 윤 시인의 ‘서시’를 읽은 것이다.
- 올해 의정활동에 대한 목표와 각오는.
▲ 제가 국회에 입성한 이유는 대한민국을 제대로 돌려놓기 위해서였다. 올해 한해뿐만이 아닌 제 국회의원 임기 4년 동안 국민들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미약하지만 열심히 노력해 앞으로 젊은 세대들이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청년들의 입에서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 국민들께서 많은 따끔한 질책과 응원 부탁드린다.
정재호 기자 sunseoul@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