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UN사무총장의 최측근 임덕규 디플로머시 회장 인터뷰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최측근 임덕규 디플로머시 회장 인터뷰
  • 선태규 기자
  • 입력 2009-01-28 10:40
  • 승인 2009.01.28 10:40
  • 호수 770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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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치 관심없고 세계 평화를 위한 큰 꿈 펼친다”

“반기문 UN 사무총장, 차기 대권에 도전할까”

새해 벽두부터 반 총장이 대권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막강한 대권후보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 이어 2위의 국민 지지를 얻고 있음이 최근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최 측근을 통해 “황당하다” “국내 정치에 관심없다”는 뜻을 강력하게 전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그의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여당 후보는 물론 야당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반 총장의 행보에 국내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최측근 인사인 영문월간잡지 디플로머시 임덕규 회장을 통해 반 총장의 근황을 들어봤다.

일요서울은 국내 정치권에서 반기문 총장에 대한 관심이 쏠리기 시작한 지난 3일과 5일, 반 총장의 최측근 인사인 임덕규 회장과 전화인터뷰를 했다.

이틀 연속 최근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한 반 총장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임 회장은 “반 총장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반 총장이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국내 정계에서 자신에 대해 거론하는 것에 대해 황당하다면서 거듭 국내 정치에 뜻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 3일 임회장에 따르면 대전지역 일간지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반 총장의 새해 인사를 전하는 과정에서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한 반총장의 입장을 전했다.

당시 모임에 참석한 임 회장은 반 총장의 출마 가능성을 묻는 한 기자의 질의에 대해서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다. 그 말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 달라”고 주문했다.

임 회장은 지난 5일에도 반 총장과 직접 통화를 통해 국내 정치계에서 거론되고 있는 ‘차기 대선후보 카드론’에 대해 전했다고 한다.

임 회장으로부터 국내 정치현안을 들은 반 총장은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다. 아직 UN사무총장으로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며 자신의 거취에 대해 분명히 밝혔다고 했다.


임 회장, 반 총장 대선 출마가능성 전면 부인

임 회장은 지난해 말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반 총장은 대통령이 된다면, 추대형식이고 평화통일을 이룩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그건 내 생각이고, 사무총장 중임을 통해 반 총장은 세계적으로 더 큰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해명했다.

반 총장의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임 회장은 “외국 대사들이 정초에 매년 자국에 국내 정치적 상황과 함께 차기 대통령 후보에 대해 보고를 하는 데 나는 그 사람들에게 보고 하지 말라고 한다"면서 “우리나라 정치는 귀신도 모르는 정치인데, 5, 10년 후 얘기를 어떻게 얘기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우선 본인이 살아야 있어야 되지 않느냐"면서 유머스럽게 받아넘긴 뒤 “여당후보가 되든 야당 후보가 되든 기본적으로 반 총장은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반 총장은 총장으로서 세계 평화를 위해 일하느라 정신이 없다"면서 “임기가 2011년에 끝나지만, 본인도 중임하는데 초점을 맞춰 움직이고 있고, 나 또한 그런 역할을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도 반 총장을 위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면서 “국민들도 그런 방향으로 가도록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임 회장은 이어 “반사모(반기문을 사랑하는 모임) 멤버들을 지금도 계속 모집하고 있다"면서 “멤버들은 외국 대통령, 장관, 대사들이고 한국 사람은 오해살 것을 우려해 단 1명도 참여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최근 대전에서 반 총장 근황을 전할 때, 한 대학총장으로부터 반 총장 지지모임을 만들어 대표가 되려는 것 아니냐는 ‘농반진반'의 추궁과 의혹을 받게 됐다며 ‘오해'에 대한 사례를 제시했다. 임 회장은 “노 코멘트"라고 답했다고 했다.

임 회장은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게 반 총장의 당선이 누구 업적인지 물어봤으면 좋겠다. 반응이 궁금하다"며 농을 건넨 뒤 “반 총장이 참여정부때 총장에 당선됐지만, 민주당에게는 반 총장을 자기들이 만들었다는 의식이 없다"면서 “굉장히 위대한 업적인데, 열심히 한 것으로 엮인 인사가 민주당엔 없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자기들 업적으로 보지 않는다. 한 일이 없으니…"라며 “당시 민주당도 정부도 반 총장의 당선을 어렵게 봤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여당 후보가 될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반 총장, UN사무총장 중임 생각 갖고 있어

임 회장은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도 반 총장의 당선에 회의적이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노 전 대통령도 자원외교를 하면서 반 총장의 선거운동을 하러 다녔다"면서 “총장 당선을 위한 얘기는 했으나, '될 수 있겠나'라는 회의적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임 회장은 “반 총장의 당선이 확정되는 날 뉴욕에 갔더라면 엄청난 환대를 받았을 것인데, 남북정상회담을 이유로 가지 않았다"면서 “갔더라면 세계적 대통령이 됐을텐데, 안간거 보면 그렇다는 것 아니냐"고 했다.

임 회장과 반 총장의 인연은 1976년 반 총장이 인도서기관으로 있을 때부터 시작됐고, 임 회장은 참여정부 시절 반 총장의 등용, 총장선거 권유, 총장 선거 주도 등을 통해 반 총장의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반 총장의 당선은 그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다. 반 총장도 국내를 방문하면, 가장 먼저 임 회장을 찾는다.

선태규 기자 august@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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