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배제… 친정체제 구축

이명박 정부가 집권 2년차를 맞이해 청와대 및 내각 인사를 단행했다. 청와대는 일부 조직을 경제위기 등 상황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국정운영을 원활히 한다는 점에서 일부 개편했다. 또한 개각관련 장관급으로는 정치인 출신을 배제하고 전문가 그룹을 기용했다는 점과 차관 정치를 통해 실무형 인사를 중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왕의 남자’로 불리는 박영준, 이주호, 곽승준 등 옛 측근들이 귀환했다는 점도 눈길을 모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MB식 특유의 저돌성을 실현시킬 직할 부대 중심으로 인사를 했다는 점에서 향후 집권 2년차를 힘있게 출발할 수 있게 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당초 청와대 대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청와대 1기에서 손발 역할을 했던 다수의 행정관급은 승진 및 보직이동으로 대다수가 남았다. 반면 경제분야와 지역정책 강화측면에서 경제수석비서관 및 3~4개 비서관급을 신설하는 수준에서 개편이 이뤄졌다.
경제수석 비서관으로는 윤진식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을 내정했다. 윤 회장은 참여정부 시절 서울산업대학교 총장, 산업자원부 장관을 거쳐 재정경제부 차관을 지낸 인사다. 46년 충북 출신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청와개 개편과 함께 비서관으로 내정된 인사로는 현진권 시민사회 비서관, 정문헌 통일비서관, 한화진 환경비서관, 함영준 문화체육관광비서관이 내정됐다.
참여정부 인사 한덕수, 윤증현, 윤진식 기용
현 비서관은 59년생으로 부산 출신으로 연세대를 나왔다. 아주대 경제학과 부교수로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과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냈다. 17대 국회의원 출신인 정 비서관은 한나라당 제2정조위원장과 고려대 평화연구소 연구교수로 있었으며 유암문화재단 이사장에 있다가 청와대로 입성했다. 여성으로 유일하게 비서관으로 들어온 한 비서관은 국가지속발전위, 기후변화전문위, 산자부 국가에너지자문회의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59년생 대전출신으로 고려대를 나왔다.
함 비서관 역시 서울 출신으로 고려대를 졸업해 조선일보 국제부장과 사회부장을 역임했다. 함 비서관은 청와대 1기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으로 재직하다 승진한 케이스로 56생이다.
특히 이번 청와대 개편에서 눈길을 모으는 것은 조직개편으로 신설된 비서관 3곳이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비서관으로 임종룡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으로 재경부 출신의 금융전문가다. 59년 생으로 전남 출신에 연세대를 나왔다.
또한 국정과제 비서관으로 경제금융비서관 출신의 김동연씨가 내정됐다. 기획예산처 재정정책기획관을 지낸 김 내정자는 57년생으로 충북 출신에 국제대를 졸업했다. 특히 MB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하는 4대강 정비사업을 컨트롤 할 지역발전비서관으로는 오정규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기획단장이 내정됐다. 지식경제부 무역정책관에 근무하다 청와대 1기 국책과제2비서관을 지낸 그는 57년생으로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했다.
청와대의 조직 개편중 또 다른 주안점은 그동안 비서관 산하로 있던 감사팀(민정1), 공직기강팀(민정2)이 수석직보 체제 구축을 통해 역할이 강화됐다.
한편 4대 권력기관 수장 중 교체된 김성호 국가정보원장 후임자로는 원세훈 현 행정안전부 장관이 내정됐다. 원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 당시 서울시 행정1부시장, 서울시 경영기획실장,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51년생으로 경북 출신으로 서울대를 나왔다.
박영준, 곽승준, 이주호 왕의 품으로 귀환
장관급으로 기획재정부 후보자에 내정된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 위원장이 있다. 참여정부 시절 금융감독원과 금감위를 겸임한 금융통으로 재정경제원 세제실장, 금융정책실장, 아시아개발은행 이사를 역임했다. 46년 생으로 경남 출신에 서울대를 졸업했다.
통일부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현인택 고려대 교수는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을 역임했다. 54년생으로 제주출신으로 고려대를 졸업했다.
국무총리 실장에 내정된 권태신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은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재경부 제2차관, OECD 대표부 대사를 역임했다. 49년생으로 경북출신으로 서울대를 졸업했다.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진동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은 전북출신으로 서울대를 나왔다. 금융감독위 상임위원, 조달청장, 재경부 2차관을 역임했다.
이밖에 이명박 정부는 차관 인사를 대폭 단행함으로써 차관 정치를 실험할 예정이다. 특히 실세 차관들이 대거 내정되면서 해당 부처를 긴장케 만들고 있다.
눈에 띄는 인사로는 17대 국회의원으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지낸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 ‘왕비서’로 명성을 날렸던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내정자로 박영준 전 기획조정비서관이 있다.
또 기획재정부 제1차관 허경욱 국책과제 비서관,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 김중현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 법무부 차관으로 이귀남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행안부 제1차관으로 정창섭 행안부 차관보, 행안부 재차관 강병규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 지식경제부 제2차관으로 안철식 지경부 에너지자원실장, 여성부 차관으로 진영곤 보건복지가족부 사회복지정책실장, 국토행양부 제2차관으로 최장현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이사장이 각각 내정됐다.
나아가 부처외 차관급 내정자로 박 전 기획비서관을 비롯해 방위사업청장 변무근 전 해군교육사령관, 기상청장 전병성 청와대 환경비서관, 국무총리실 사무차장 조원동 국정운영실장,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최민호 행안부 인사실장이 각각 내정됐다.
곽승준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으로 왕의 품으로 돌아왔다.
아울러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미국과 외교 신임 절차를 밟고 있어 참여정부 출신의 주미대사로 내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