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정두언 차기 서울시장 밀약설
오세훈-정두언 차기 서울시장 밀약설
  • 홍준철 기자
  • 입력 2009-01-20 09:43
  • 승인 2009.01.20 09:43
  • 호수 769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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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대권-서울시장' 역할분담

2010년 지방선거가 5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명박 정부 및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 중간 평가 성격으로 치러지는 지방선거지만 야당보다 집권 여당 후보들의 물밑 활동이 치열하다. 특히 차기 대권의 교두보라 할 수 있는 서울시장직을 두고 열기가 뜨겁다. 한나라당의 경우 출마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사들로는 권영세, 공성진, 나경원, 정두언, 원희룡, 박진, 진영 의원 등이 있다. 오세훈 현 서울시장은 ‘한번 더’를 위치고 있지만 친이. 친박, 중립 성향의 의원들이 출마설이 나오면서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난 12, 13일 양일간에 거쳐 대의원을 상대로 차기 서울시장 선호도를 묻는 여론조사가 정치권에 알려지면서 ‘오 시장이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친이 직계로 알려진 정두언 의원이 오 시장과 ‘대권-서울시장’ 출마를 두고 빅딜설까지 차기 서울시장직을 두고 당내 경쟁이 조기 점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2010년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오세훈 서울 시장의 근심은 더욱 높아가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 서울시장직에 재도전을 선언한 상황이지만 당내 상황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단초는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의 ‘뉴타운 공약’을 두고 법정 시비까지 가면서 오 시장과 서울 출신 친이 후보들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게 입지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는 평이다.

현재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서울 48개 지역구 중에 40개 지역을 차지한 상황이고 대다수가 친이 후보들이 배치된 형국이다. 당내 비주류였던 친이 진영이 공천을 통해 서울의 당협위원장을 대거 차지하면서 오 시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당협 위원장의 교체는 곧 친박 성향의 대의원의 교체로 이어지면서 친이 성향의 대의원들이 당내 다수 차지하게 된 것이다.


대의원 친박에서 친이 성향으로 대이동

결국 오 시장이 차기 서울시장에 후보가 되기 위해선 대의원 경선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친이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가 재선의 당락으로 결정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친이 진영에서는 오 시장의 재도전 의사에도 불구하고 차기 서울시장에 도전하기위한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무엇보다 지난 서울 시장 출마를 종용했던 원희룡, 정두언 의원이 차기 서울시장에 출마 선언을 했거나 출마설이 나오면서 우군이 적군으로 바뀐 것 역시 힘든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명박 서울시장 재직 당시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정두언 의원의 도전설은 오 시장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정 의원의 경우 2006년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하기 전 오 시장에게 ‘MB 지지’ 밀지를 건넨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이다.

2006년 당시 원희룡, 박형준, 정두언, 남경필 의원 등 소장파가 오 시장의 서울시장 출마설을 주장했고 실제로 오 시장은 한나라당 경선 직전에 출마해 3선의 친박 의원인 맹형규 전 의원을 물리쳤다.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이 사실상 이명박 서울시장의 ‘지지’를 담은 밀지를 전달했고 이에 당선된 오 시장은 정 의원에게 ‘간접적인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정가에서는 이런 인연으로 인해 정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하고 오 시장을 만나 ‘대권-서울시장’을 두고 상호간에 빅딜이 이뤄졌다는 소문이 그럴듯하게 퍼지고 있다. 정 의원은 오 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자신은 차기 서울시장에 도전할 테니 오 시장은 대권에 출마해 서로 윈-윈하자’는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이 차기 대권 도전을 할 경우 친이 진영에서 오 시장을 지지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오 시장으로서는 ‘자신에게 서울시장직을 물려주지 않으면 차기 서울시장직은 없다’는 협박성 제의를 당한 것으로 상당히 불쾌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본인들은 이런 ‘빅딜설’관련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12,13일날 한나라당 대의원을 상대로 차기 서울시장직을 묻는 여론조사를 벌이 사실이 밝혀지면서 재차 정두언-오세훈 서울시장 빅딜설이 불거졌다.

서울시장 평가와 함께 차기 서울시장 후보 선호도를 묻는 질문이 한나라당 대의원을 상대로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차기 서울시장 후보에 거론되는 진영에서는 ‘누가 했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오 시장, 차기 서울시장 선호도 여론조사 실시?

이와 관련 오 시장측은 ‘잘 모른다’는 입장인 반면 정두언 의원측은 여론조사 사실을 상세히 알고 있어 정 의원실측이 여론조사를 벌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당을 맡고 있는 공성진 최고위원이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당내 대체적인 인식은 ‘대의원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는 점에서 당내 기반이 취약한 오 시장측에서 조사를 벌였다는 관측이 높았다.

공 최고나 정 의원의 경우 당내 기반은 오 시장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여론조사를 벌일 경우 대의원을 상대로 하기보다 취약한 대국민 여론조사를 벌였을 것이라는 게 오 시장측이 의뢰했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이처럼 오 시장이 당내 기반이 취약하고 친이 진영이 대권, 당권을 잡으면서 서울시장직을 두고 친이 진영간 물밑 대결이 한창 진행 중인 셈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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