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李-친朴 대결구도’속 MB 버팀목 역할
‘친李-친朴 대결구도’속 MB 버팀목 역할
  • 선태규 기자
  • 입력 2009-01-06 09:45
  • 승인 2009.01.06 09:45
  • 호수 767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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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시민사회단체 공동후원회행사에서 뉴라이트전국연합, 국민행동 본부, 탈북인단체 총연합등 100여개 시민단체 회원들 참석 박수를 치고 있다.

집권2기를 맞아, 이명박 대통령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는 뉴라이트 전국연합(이하 전국연합)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당선 전부터 현재까지 장외에서 가장 큰 버팀목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전국연합은 그러나 보수적 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고, 친박 성향의 단체와 대립하면서 친이-친박간 장외 대결 논란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전국연합의 실체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보수적 단체 속에 전국연합이 갖는 정체성와 올해 어떤 활약을 펼칠지 등 주요 관심사를 짚어봤다.

전국연합이 뉴라이트 단체들로부터 고립되는 양상이다. 친박 성향 단체들과의 대립은 물론이고, 다른 단체들로부터도 노선 등을 이유로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선진코리아 국민연합’(이하 국민연합)이 지난해 11월 보수신문에 게시한 광고로 촉발된 논란은 친박 성향 단체와의 대표적 대결 사례로 꼽힌다. “현 정부가 재벌과 부자만을 위한 정부라는 서민의 따가운 질책을 MB(이명박) 정부만 모르고 있는 것 아닌가. 경제를 살린다고 대통령이 되었는데, 지금까지 뭘 했는지 말해보라”고 이 대통령을 직접 공박한 것이다. 전국연합 측은 다음 날 “다분히 의도적인 비난성 광고”라며 즉각 반박했다.

국민연합을 이끌고 있는 석종현 대표는 경북 상주 출신으로 1998년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3대 소장을 지냈으며, 2003년에는 뉴라이트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 대표를 맡기도 했다. 석 대표는 2008년 대선 시기에 한국미래연합 대표를 지냈으나 한국미래연합은 그후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는 친박연대에 흡수 통합됐다. 석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친박연대 전국구 후보로 출마했고, 친박연대 선거대책위 부위원장을 지냈다.

국민연합은 2007년 10월 석 대표 주도로 창립됐으나, 이 대통령이 당선된 뒤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국민연합을 이끌고 있는 석 대표의 성향과 최근의 광고 내용 등에 비춰 친박계 단체로 이해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시 임헌조 전국연합 사무처장은 “이 단체가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결성한 단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석종현 국민연합 대표는 “박 전 대표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임 사무처장은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국민연합은 박 전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우린 노사모(노무현 전 대통령 팬클럽)와는 다른 차원에서 이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국민연합 때문에 외곽의 ‘친이-친박’ 대결로 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친이-친박 대결로 비치는 국민연합과의 대립 각

전국연합은 국민연합 뿐 아니라 시대정신, 한반도 선진화재단 등 다른 뉴라이트 단체들과도 사실상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2004년 11월 출범해 뉴라이트 이론을 처음 전개한 자유주의 연대는 지난해 6월 뉴라이트 재단과 통합하며, ‘뉴라이트’를 떼버리고 ‘시대정신’으로 개명하기까지 했다.

시대정신 측은 “제도권 안에서 편드는 일을 해서는 시민단체로서 결격”이라며 “뉴라이트 재단과 뉴라이트 전국연합을 구분하고 편들기를 지양하자는 뜻에서 개명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반도 선진화재단 측도 “전국연합은 정권 창출을 위한 기여는 컸는데 진정한 뉴라이트를 만들어 나가는 데는 진전이 안보인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한 발 더 나아가 한반도 선진화재단 정책위원인 성균관대 김일영 교수는 최근 “뉴라이트를 한국 보수의 제 3의 길로 부르기에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며 “뉴라이트는 죽었다”고 단언했고, 자유주의 연대 출신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은 “전국연합은 한나라당 2중대에 불과하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전국연합이 비판받는 가장 큰 이유는 뉴라이트 단체 중 가장 권력에 밀착해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전국연합 회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고, 당선인 자격으로 송년의 밤 행사에 참석하는가 하면, 2007년에는 전국연합 산악회 모임에 참석해 같이 사진을 찍었다. 이에 화답하듯 전국연합 상임의장 김진홍 목사는 “뉴라이트는 이명박을 위한 것”이라고 공언한 적도 있다. BBK 사건으로 이 대통령이 최대 수세에 몰렸을 때 김 목사가 나서서 사태를 수습한 뒤 오히려 이 사건을 폭로한 김경준씨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대통령 당선의 사실상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이다.

김 목사는 현재 청와대 주례 예배를 주재하고 있으며, 김 목사의 보좌역 출신 이상목씨는 청와대 민원개선 비서관에 기용돼 있다.

이러한 비판과 관련, 임헌조 전국연합 사무처장은 “뺏지를 달기위해 뉴라이트 운동을 한다고 비판했던 신지호 의원 등이 오히려 뺏지를 달았는데 그들이 전국연합을 비판하고 있다”면서 “전국연합 핵심 멤버 중에 국회의원 된 사람 없고 권력 핵심부에 간 사람이 없으며, 따라서 권력과 유착돼 있다는 비판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전국연합, 새해에도 MB 정부 도울 것

임 처장은 또 “보수 컨텐츠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어떻게 발전하고 분화해 왔는지 모르고 있다”며 “문화예술 정책 센터 등에 전문가를 영입해 다양한 활동을 펴오고 있는데, 자기들은 그런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이쪽에 화살을 겨누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컨텐츠 중심의 싱크댕크가 되겠다고 얘기한 적이 없다”면서 “적절하지 않는 비판”이라고 덧붙였다.

보수단체간 대립 구도 속에서도, 전국연합은 올해에도 MB 정부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연합 관계자는 “대한민국이 경제위기에 빠져 있다”면서 “정부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정책을 추진할 경우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반기문 UN사무총장 여론조사에 등장한 이유

민주당 ‘반기문 차기 대선후보’ 카드 거론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여의도 정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간 민주당 일각에서 차기 대선후보로 심심찮게 거론되면 반 총장이 드디어 여론조사에 등장했다. 여론조사기관 비전코리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기문 총장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 이에 2위를 차지했다.

반 총장은 전남(33%), 전북(33%) 등 민주당 텃밭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부산(31%), 울산(30%) 지역에서도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고향인 충북은 23%였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호남과 영남 쪽에서 ‘반기문 영입론’이 먼저 제기되고 있는 사정을 설명해주는 수치이다.

반 총장이 공식적으로 여론조사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민주당 일각에서 박근혜와 대항할 대항마로 반 총장을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을 해왔다.

현재 민주당이 처한 입장은 심각하다. 정체성, 리더십, 차기 후보가 없는 ‘3무 현상’으로 지지도가 정체되어 있다. 이런 상황을 일시에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는 반 총장 영입이라는 민주당 내부 분석이다. 만약 반총장 영입만 성사된다면 취약점을 일시에 보완하고 차기 대선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반 총장을 조커로 세우고자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차기 대선에서 박근혜라는 강력한 후보와 대결이라는 점에서 대항마로서 경쟁력을 가져야한다. 반 총장이야말로 최적의 카드라는 것이다. 특히 호남이나 영남 출신 단독 주자로는 버겁다고 보고, 과거 DJP처럼 2~3개 지역을 묶을 수 있는 연합후보가 유리하다는 구도 아래 최적 카드라는 발상이다”라고 분석했다.

즉, 반 총장은 충청 출신으로 호남과 영남 일부에서도 거부감 없이 세 지역을 묶을 수 있는 연합구도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논리이다.

반 총장 카드가 등장한 것은 UN사무총장, 관료 등으로 활동했던 경력도 한몫했다. 그는 한국 최초의 글로벌 스타로 젊은 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글로벌 국제 외교 등의 컨셉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다. 특히 반 총장은 관료 출신으로 국정경험 등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반 총장의 영입론 구상은 아짐 미지수이다. 본인의 권력 의지와 사무총장 임기 문제 등이 일차적인 관문이다. 또 기득권을 가진 기존 후보군들의 반발과 과연 관료 출신 반 총장이 냉혹한 정치판에서 생존게임을 벌여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점도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고 말했다.

정통 관료출신으로 대선전에 뛰어들었던 고건 전 국무총리 등이 냉혹한 정치판 생존게임에서 실패한 사례가 있다.

향후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 카드가 어떤 모습으로 움직일 것인가에 귀추가 주목된다.

선태규 기자 august@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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