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대통령 만들기’ 주역들의 현주소
MB ‘대통령 만들기’ 주역들의 현주소
  • 선태규 기자
  • 입력 2008-12-30 09:09
  • 승인 2008.12.30 09:09
  • 호수 766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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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낙하산 투하중’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뒤 그 많던 측근들은 다들 어디에 갔을까. 이 대통령 집권이후, 청와대와 국회, 정부, 주요 공공기관들의 주요직을 이 대통령의 측근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친박계가 배제되고, 친이계가 득세하고 있음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집권 2기에 맞춰 새 인사개편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측근들이 어디에 배치됐는지 찾아봤다.

이 대통령이 대선판에 뛰어들 당시, 당내 비주류였다. 대선 캠프의 ‘참모진’들이 없었다면 박근혜 전 대표와의 경선을 뚫고, 본선에서 승리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게 대체적 관측이다.

그후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은 대선이후 새 정부 주역이 되어 곳곳에 배치됐다.

원내에서 이 대통령을 도왔던 박희태, 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은 현재 당대표와 대통령 국민통합 특보로 활동하고 있다. 대선공약을 책임졌던 김형오 의원은 국회의장으로, 홍준표, 안경률, 임태희 의원은 당 원내대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을 맡아 각각 국회와 당을 이끌고 있다. 선대위 공동대변인이었던 박형준 전 의원과 나경원 의원은 청와대 홍보기획관과 재선 의원으로 등장했고, 나 의원은 MB식 언론개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은 여권에서 ‘만사형통(萬事兄通)’의 위세를 떨치고 있고, 이재오 전 의원, 정두언 의원도 여권에서 실권을 행사하고 있다.

원외 측근 인사들인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박흥신 언론1비서관, 김해수 정무비서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신재민 문화부 제2차관 등은 핵심 실세로 거듭났다. 친이계 핵심인 안국포럼 멤버 중 이춘식, 정태근, 백성운, 조해진, 강승규, 권택기, 김효재, 김영우 의원 등은 국회로 진출했고, 김백준 총무비서관, 김희중 제1부속실장, 임재현 제1부속실 선임행정관, 김윤경, 이진영, 최유진, 이상휘, 이동권 행정관 등은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을 여전히 보좌하고 있다.


당정청, 이 대통령 측근들 포진

정책 참모그룹 중에는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박대원 한국국제협력단 총재,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 이준승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원장,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 등이 있다. 특히 김태효 비서관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의 기본틀을 잡았으며, 이 대통령과는 김성환 외교안보수석보다 심리적 거리가 더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 산하 공공기관에도 이 대통령의 측근들이 골고루 포진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에 따르면 302개 공공기관 기관장 중 정치세력과 연계된 인사는 총 124명이었고, 그중 이 대통령 측근들은 101명으로 81%를 차지했다. 국가 정책상 중요한 자리는 사실상 측근들이 차지한 셈이다. 17대 선대위 및 인수위 출신자가 40명, 이 대통령 지지 조직 출신 16명, 18대 총선 한나라당 낙천낙선인사 32명, 현대, 서울시장, 소망교회 관련 인사 9명 등으로 분류된다.

대한주택공사 최재덕 사장(인수위원), 한국마사회 김광원 회장(선거캠프 경북도당 선대위원장), 한국방송광고공사 양휘부 사장(방송특보단장), 신용보증기금 안택수 이사장(대구 선거대책위원장),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박태주 원장(한반도대운하자문단) 등은 선대위 및 인수위 출신 주요 인사다. 지지조직 출신자 중 주요 인사로는 재외동포재단 권영건 이사장(선진국민연대 공동상임의장), 한국사학진흥재단 임동오 이사장(나라사랑 시민포럼 창립) 등이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정형근 이사장(공천 탈락), 한국전기안전공사 임인배 사장(공천 탈락), 한국농촌공사 홍문표 사장(출마해 낙선) 등은 18대 총선 낙천·낙선 인사들이고, 한국가스공사 주강수 사장(현대종합상사 부사장), 그랜드코리아레저 권오남 사장(서울산업통상진흥원장), 한국국제협력단 박대원 총재(소망교회 신도) 등은 현대, 서울시, 소망교회 출신자들이다.

상임감사의 경우 92개 공공기관 중 정치관련 인사는 73명이고, 그중 64%인 47명이 이 대통령 측근들로 분류됐다. 17대 선대위 및 인수위 출신자는 8명, 낙천낙선 인사 3명, 현대 및 서울시장 출신자는 1명으로 나타났다. 비상임 이사 중 정치적 인사는 214명, 그 중 이 대통령 측근은 50%(107명)를 차지했다.


주요 공기업, 이 대통령 측근들이 장악

인천국제공항공사 박종기 상임감사는 인수위 자문위원 출신이고, 한국가스공사 정광윤 상임감사는 총선에서 낙천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장섭 상임감사는 하이서울 기획위원장 출신이고, 국민체육공단 이만재 상임감사는 서울시 체육회 처장을 지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종환 상무이사는 선거캠프 언론특보 출신이다. 비상임 이사 출신자로는 강원랜드 이이재 이사(인수위 자문위원), 코스콤 김동연 이사(인수위 전문위원), 한국남동발전 김광수 이사(국가조찬기도회 상임부회장), 한국과학기술원 정문술 이사(소망교회 신도) 등이 있다.

여권 관계자는 “친정체제로 내각개편이 이뤄질 경우 대선승리 주역들이 정권의 핵심세력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고, 민주당 한 의원은 “공기업 감사가 사장단 퇴출 압박용으로 작용했다는 의혹을 떨치기 어렵다”면서 “이 대통령 측근들의 세 확산은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비판했다.

선태규 기자 august@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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