犬보호소 '아지네마을' 철거 민원…안락사 위기 유기견 200마리
犬보호소 '아지네마을' 철거 민원…안락사 위기 유기견 200마리
  • 김혜진 기자
  • 입력 2021-01-30 18:05
  • 승인 2021.01.31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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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지네마을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아지네마을 인스타그램 캡처]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경기 김포에 유기견 200여 마리를 보호하는 시설이 철거 위기에 몰렸다. 동물애호가 및 자원봉사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는 중이다.

30일 사설 유기견 보호시설인 ‘아지네마을’ 등에 따르면 김포시는 최근 양촌읍 양곡리에 있는 해당 시설을 대상으로 원상복구 시정명령 사전 통지를 했다.

김포시는 견사로 활용되는 비닐하우스 4동과 울타리, 시설 소장이 사용하는 컨테이너 등이 허가나 신고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단으로 지은 불법 건축물이라며 원상복구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보호시설 측은 해당 건축물을 철거할 경우 이곳에서 지내던 유기견 200여 마리가 갈 곳이 없어 명령을 이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당 보호소는 지난 2010년 보신탕집에 팔려갈 위기였던 유기견들을 구조한 것을 계기로 운영을 시작했다.

당초 인천시 서구에서 보호시설을 운영했으나 일대에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철거 명령을 받자 후원금을 모아서 2015년 김포로 이전했다. 이후 2018년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됐다. 

해당 시설 자원봉사자는 전날 ‘안락사 없는 사설 유기견 보호소 아지네마을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박정수 아지네마을 소장은 “보호소에 있는 유기견 대부분이 대형견이라 입양을 보내기도 쉽지 않다”며 “2018년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을 정도로 잘 관리하던 시설인데 갑자기 철거하라고 하면 유기견들은 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14년간 유기 동물을 돌봐온 인물로 봉사 이력을 인정 받아 2018년 행정안전부 ‘대한민국 국민포상’에서 대통령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한편 아지네마을과 비슷한 사례로 2018년 ‘한나네 보호소’가 있다. 이곳 역시 무허가 건축물과 관련법 위반 등으로 철거와 사용중지명령을 받았었다. 하지만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동물보호시설로 인정받으면서 명령이 취소돼 많은 유기견들이 보호·구조되고 있다. 

김혜진 기자 trust@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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