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농가 이어 야구 팬까지 품은 정용진의 신의 한수
영세 농가 이어 야구 팬까지 품은 정용진의 신의 한수
  • 신유진 기자
  • 입력 2021-01-29 18:06
  • 승인 2021.01.29 18:34
  • 호수 1396
  • 31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신세계·이마트 등기이사 사퇴가 결정됐다 <사진자료 = 뉴시스>
[뉴시스]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영세 농가에 이어 야구 팬까지 품으면서 2021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행보에 기대를 드러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26일 신세계그룹은 SK 와이번스 지분과 야구 연습장 등을 포함한 부동산을 총 1353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야구단 인수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진다. 정 부회장이 3개월 전쯤 SK그룹 측에 인수 관련 의사를 밝혔고, SK그룹은 고심 끝에 야구단을 넘기기로 결정했다. 신세계 측은 야구단을 미국처럼 엔터테인먼트와 쇼핑을 연동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논리를 펼치며 SK 측에 매각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진다.

경영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를 두고 정 부회장이 핵심 가치로 내세웠던 ‘소비자 경험 점유’ 전략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해 방송인이자 사업가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의 협업으로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선 바 있다. 정 부회장과 백 대표의 첫 협업은 강원도 감자 농가에서 버려지는 못난이 감자로 시작했다. 백 대표는 방송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못난이 감자 30t(톤)을 억지 부탁이긴 해도 사 달라”고 정 부회장에게 전화로 부탁했고, 정 부회장은 “한번 힘써 보겠다”며 “안 팔리면 제가 다 먹죠 뭐”라고 응답했다. 방송 다음 날 전국 이마트 매장과 신세계그룹 쇼핑몰 ‘SSG닷컴(쓱 닷컴)’등 판매처에서는 못난이 감자 900g을 780원에 판매했고 이틀 만에 완판시켰다.

못난이 감자 이후로도 정 부회장은 백 대표 부탁에 태풍으로 인해 처치 곤란해진 ‘해남 못난이 고구마’ 300t을 매입해 반값으로 판매했고, 그 결과 완판시켰다. 지난해 8월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출 길이 막혀 폐기를 앞둔 바다장어를 백 대표가 “장어를 손쉽게 마트에서 만날 수 있는 인프라를 생각해보자”며 바다장어 간장덮밥과 무조림을 개발했다. 이후 백 대표가 이마트 바이어들과 만나 협의에 나섰고, 이마트 측은 폐기 직전의 바다장어를 매입해 전국 지점에 ‘바다장어 무조림’ 밀키트를 출시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영세 농가를 돕는 정 부회장에 대한 칭찬의 글이 쏟아졌다. 정 부회장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누리꾼들이 “소통 경영의 신세계”, “신세계표 착한 경영”이라는 수식어도 붙여 줬다. 한 누리꾼은 “이 시대에 진정한 선한 영향력”이라며 “훌륭한 일에 몸소 실천까지 최고다”라고 칭찬의 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도 “나도 이마트에서 고구마 주문했다. 농민을 도와 복 받으실 거다”라는 댓글을 남기는 등 응원을 보냈다.

특히 정 부회장은 매입한 농수산물을 실제 요리한 사진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려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정 부회장의 ‘상생 경영’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면서 구매로 이끌었다. 실제 SNS에서는 해당 제품을 구입하러 이마트를 찾았다는 인증 글이 올라오는 등 큰 화제가 됐다.

신유진 기자 yjshin@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