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의료진들의 고백 “지난해 1월, 호흡기 환자로 병원 꽉 찼다···당국은 입단속”
우한 의료진들의 고백 “지난해 1월, 호흡기 환자로 병원 꽉 찼다···당국은 입단속”
  • 온라인뉴스팀
  • 입력 2021-01-29 17:25
  • 승인 2021.01.29 17:36
  • 호수 1396
  • 4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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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위치한 우한대학 중난 병원 중환자실에서 지난 24일 의료진들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은 계속 확산하고 있다. 2020.01.25 [뉴시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위치한 우한대학 중난 병원 중환자실에서 지난해 1월24일 의료진들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시작점인 중국 우한에서 의료진들이 입을 열었다. 중국 당국이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를 인정하기 몇 주 전부터 강력한 전염성 호흡기 질환자들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BBC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지난 54일간 추적한 코로나19 관련 다큐멘터리를 통해 우한 지역 의료진의 목소리를 담았다.

익명을 요구한 우한시 중심병원(武汉市中心医院)의 한 의사는 “이미 작년 1월10일경 병원 호흡기 내과가 환자로 꽉 찼다”며 “통제 불능이었다. 우리는 당황하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우한시 중심병원은 바이러스의 기원으로 알려진 화난 수산물도매시장(华南海鲜批发市场)과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이 병원에 최초로 바이러스성 환자가 입원한 건 2019년 12월 이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사이에 의료 시스템은 압도됐다.

곧이어 병원에서 근무하던 의료진과 직원 200명이 감염됐다. 이 병원에서 근무하던 리웬량은 코로나19 상황을 가장 먼저 경고했다가 경찰 조사까지 받아야 했다. 그는 지난해 2월6일 결국 코로나19로 세상을 떴다.

익명의 의사는 “당국은 (바이러스와 관련해) 누구와도 말하는 것을 금지했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이들은 이게 인간 대 인간으로 전파되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 바보라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당국은) 왜 아니라고 했을까? 이는 우리는 매우 혼란스럽고 분노케 했다”고 덧붙였다.

당국의 입막음은 의료진에 국한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장 용젠 상하이보건센터 박사는 바이러스의 RNA 염기서열을 분석을 마쳤으나 당국은 그의 논문 발표를 막았다. 장 용젠 박사는 당국의 지침을 어기고 이를 온라인에 공개, 세계 의료진의 연구 속도를 앞당겼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대응 역시 실망스러웠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세계 각국의 의료진과 연구진들이 바이러스의 강력한 전염과 인간 대 인간 전염을 경고하는 동안 WHO는 “확실하지 않다”는 중국의 의견에 손을 들었다.

BBC가 입수한 WHO의 내부 회의록에 따르면 이들은 당시 회의에서 “중국으로부터 정보를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사태를 면피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후로도 중국은 바르고,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을 칭찬했다.

<뉴시스>

온라인뉴스팀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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