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건복지부가 의사국시에 합격해 국립중앙의료원(NMC)에 인턴 지원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 조민 씨를 염두하고 올해 피부과 레지던트 정원을 증원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조민 씨가 인턴 지원 과정을 전후로 “인턴 종료 후 레지던트 수련은 피부과에서 하고 싶다”고 밝힌 시기와 맞물려 복지부가 국립중앙의료원과 중앙보훈병원 등 공공병원 피부과 레지던트 정원을 늘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실제 복지부는 코로나19를 전담하는 병원이라는 이유로 국립중앙의료원의 레지던트 전체 인원을 총 4명 증원시켰습니다.
하지만 "학회가 수련환경 등을 감안해 인원을 선별하고 복지부에 승인받던 과거 통상적인 증원 절차를 벗어났다"는 것이 의료계 전반의 입장입니다.
또한 복지부가 환경 미비 등을 이유로 정원 삭감을 한 적은 있어도 이번처럼 정원을 늘린 것은 이례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요.
대한피부과학회 김정수 교육이사(한양대 교수)는 “피부과는 경쟁이 매우 치열하기 때문에 각 대학이 정원에 매우 민감하다”며 “복지부가 지속적으로 정원을 줄여왔는데 느닷없이 특정 병원에 증원했다고 일방 통보해서 다들 의아해하던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선 국립중앙의료원이 복지부 산하 조직이고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정기현씨가 원장으로 있어 조민 씨의 인턴과 피부과 증원에 "복지부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정기현 원장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도 연관이 있는데요. 2014년 이낙연 대표가 전남지사에 당선된 이후 지사직무인수위원회 보건·복지·교육분과위원으로도 참여한 이력이 확인됐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조국 전 장관과 복지부에서는 해당 의혹에 반박했는데요.
조국 전 장관은 지난 28일 SNS로 "제 딸은 인턴 지원 시 ‘피부과’를 신청 또는 희망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복지부에서도 28일 보도자료를 내며 "해당 정원은 당해연도에 한해 배정되고 매년 새로 결정돼 조씨가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해당 보도에 대해 정정보도를 청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의 줄지은 '권력형 취업' 감시와 고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9일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은 복지부 소속 공무원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습니다. 고발 이유로는 조민 씨를 위해 피부과 전공의 정원 증원 업무를 지시했을 수 있다는 점을 말했습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병의협)에서도 28일 성명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선발을 요구했습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대개협)은 "국립의료원이 조민을 인턴으로 선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에서도 논란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오세훈 후보는 "국립의료원 정기현 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것,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에 마음의 빚이 있다고 한 것, 이 모든 것과 관련해서 이번 의혹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국민의힘에서는 박기녕 부대변인을 통해 "인턴 수련 후 피부과에 레지던트 지원이 가능함에도 해당 내용을 모르는 국민들을 비웃는 듯한 말장난에 화가 난다"며 분노를 표했습니다.
조국 전 장관과 복지부가 나서 해명했지만 여전히 논란이 불거지는 상황인데요. 향후 조민 씨의 행적에 따라 의혹이 사실이었는지 명확해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2021.01.29 일요서울TV 신수정 기자
신수정 기자 newcrystal@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