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창립총회 내년 1월에서 잠정 연기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의 움직임 예사롭지 않다. 지난 7월 당 대표직을 관두면서 올해 말까지 조용하게 지내겠다던 약속 시한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이재오 전 의원이 ‘조기 복귀론’, ‘역할론’이 언론으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는 데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은 정치 환경탓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11월초에는 강 전 대표를 비롯해 대표 시절 친분이 깊었던 인사들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 ‘동행’이라는 중립 성향의 모임을 갖고 있는 의원들 10명이 참석한 비교적 큰 만남이었다.
골프 라운딩이 외부로 알려지자 참석한 인사들은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면서 굳이 만남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강 전 대표의 정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 간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왔다. ‘원외 인사’로 바뀐 강 전 대표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가 내년 2월 개각시 국무 총리직에 입각하거나 아니면 4월 재보선에 출마하는 것이다. 손학규 전 대표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수원 장안구 지역 출마설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본인뿐만아니라 측근들 역시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강 전 대표의 정치적 결심과는 무관하게 동행 모임은 내년 1월 출범식을 갖기로 결정 했었다. 친이, 친박 계파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당위성에 출범을 하는 동행이지만 사회 각 분야별 전문가 100명도 합류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명실상부한 강 전 대표의 ‘싱크 탱크’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최근 경제 위기의식이 높아지면서 중립성향일지라도 당내 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모임 출범에 부정적인 게 청와대의 시각이다.
동행 출범식이 당초 1월에서 ‘잠재적 연기’쪽으로 가닥을 잡은 배경이기도 하다.
현재 이종구 의원이 동행의 간사로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본지는 동행에 참석하는 총 24명의 명단을 단독으로 입수했다. 중립성향의 의원이 다수 참석하고 있으며 그 명단은 다음과 같다.
#■ 동행 참여자 리스트
허범도, 황우려, 이명규, 이사철, 이주영, 장윤석, 정양석, 정진섭, 주광덕, 주호영, 이종구, 나경원, 김성조, 권영세, 권영진, 김충환, 나성린, 유일호, 윤석용, 박보환, 박종희, 배영식, 송광호, 신영수, 신지호, 안홍준(이상 26명, 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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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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