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남자’ 세중나모 천신일 회장
‘대통령의 남자’ 세중나모 천신일 회장
  • 박지영 기자
  • 입력 2008-12-09 13:17
  • 승인 2008.12.09 13:17
  • 호수 763
  • 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연차와 닮은꼴 행보 ‘눈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이름 석 자와 직함만 봐선 정치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수식어 하나만 붙이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정치와 동떨어져 보이던 천 회장은 눈 깜짝할 사이 ‘뉴스메이커’로 거듭난다. 천 회장의 이름 뒤에는 늘 ‘대통령의 남자’란 꼬리표가 붙어 다니기 때문이다. 이런 그가 최근 사업영역을 대폭 확장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그 동안 여행업 및 소프트웨어 사업에 주력해온 천 회장은 지난 5월 석영자원개발업체인 ‘이너블루’를 인수하며 태양광에너지사업에 진출했다. 그로부터 딱 한 달여 만인 지난 6월 이너블루는 중국 규석 광산에 대한 채굴계약을 성사시켰다. 천 회장의 발 빠른 행보를 뒤쫓았다.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세간에 알려진 것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그는 지난 대선 직전 이명박(MB) 대통령에게 특별당비 30억원을 선뜻 빌려줬다. 세중나모가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도 이쯤이다.

그런 그가 새 정부 출범 이후 새로운 사업에 ‘속속’ 나서면서 또 다시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천 회장이 이너블루를 산 데 들인 비용은 약 12억원 가량. 그는 이 돈을 통해 이너블루 유상증자에 참여, 이 회사 지분 7만200주를 손에 넣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너블루는 중국 청해성 인민정부로부터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규석 광산을 50년간 채굴할 수 있는 권리를 따냈다.

특히 계약 당시 ‘규석의 양과 순도가 다를 경우 인민정부가 또 다른 규석 광산을 보장해준다’는 약속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천 회장은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실제 이너블루는 지난 11월 10일 중국 청해성내 3개 규석광산에 대해 탐사한 결과, 대상 광산의 평균 순도가 99% 이상이며 총 매장량은 3437만톤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계는 천 회장의 사업 확장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천 회장과 이명박 대통령의 남다른 친분 탓이다. 게다가 규석 광산 채굴계약을 이끌어 낸 시기가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천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 방중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지난 5월 말 계약을 이끌어 냈다.


MB와 고대61학번 동문

한편 이명박 대통령과 고려대학교 61학번 동기인 천 회장은 대학시절은 물론 졸업 후에도 MB와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대선 당시 고대 교우회 회장으로 활동한 천 회장은 고대동문의 이명박 언론의 지지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또 대선 직후 치러진 4.9총선에서는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한나라당 비례대표 ‘0순위’로 꼽히기도 했다. 각종 언론매체 또한 천 회장을 이명박 정권의 파워엘리트 중 한 명으로 꼽을 정도다.

세중나모여행은 전체 매출 비중에서 삼성그룹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달할 정도로 삼성그룹사 여행물량 대부분을 도맡아 하고 있다. 천 회장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오랜 기간 막역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에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의 인연으로 포스코 여행물량과 물류부분 상당수도 맡아 하고 있다.

이처럼 탄탄한 인맥형성을 바탕으로 여행업에 집중해온 세중나모여행이 갑작스레 신생 자원개발업체를 인수한지 불과 한 달 만에 막대한 이권이 걸린 광산계약을 따내면서 일각의 시샘 어린 눈초리를 받고 있는 것.

특히 천 회장 측의 태양광 관련사업이 한창 진행되던 시기에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2030년까지 총 111조원(정부 예산 35조원) 투자 등을 골자로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확정해 발표하는 등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시선이 더욱 쏠렸다.

아무튼 이명박 대통령의 파워엘리트 인맥 중 한 명으로 꼽혀 이목을 집중시켰던 천 회장. 그의 거침없는 사업확장은 당분간 일각의 이런저런 시샘을 받을 수밖에 없는 모양새다.


‘MB의 남자’ 매출 쑥쑥

한편 1982년 세중나모여행을 설립하면서 여행업계에 뛰어든 천 회장은 세중나모여행의 최대주주(지분율 14.39%)로 지난 2006년 608억원, 2007년 72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여행업계 강자로 자리를 굳혔다.

특히 세중나모여행은 올해 3/4분기 실적발표 결과 매출액 192억원, 영업이익 20억원, 순이익 17억원을 기록하며, 올 들어 순익규모가 전년동기 대비 10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최대 규모의 이익을 거둔 세중나모여행은 이러한 성장세가 4/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설립 이후 상용여행 부문에서 국내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세중나모여행은 하나투어, 모두투어가 해외항공권, 호텔, 허니문상품 등 패키지 전문 판매와 달리 출장서비스나 전시박람회, 맞춤여행, 연수 등 주로 기업체를 대상으로 여행을 알선하는 상용 전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교육정책 논란이 거셌던 올해 초 세중나모여행은 ‘세중에듀테인먼트’를 설립해 교육사업에도 진출한 바 있다. 국내외 여행 알선 및 항공권 발권 대행업체인 투어몰여행(옛 한화투어몰) 지분 33.62%(9억9000만원)를 인수하면서 개인 패키지 상품분야로까지 영역을 확장한 상태다.

세중나모여행은 이제 세중정보기술, 세중컨설팅, 세중S&C, 세중게임즈, 세중디엠에스 등 전체 관계사 매출이 1000억원대를 넘는 알토란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이 같은 지속적 상승곡선의 사업확장은 천 회장의 인맥이 상당부분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시선이다.



#‘노의 남자’ 박연차 회장 검찰 수사 정조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지난 12월 4일 검찰에 구속되면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수사에 가속이 붙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이 그동안 여야 정치인들과 두루 친분을 쌓아왔다는 점에서 사업편의 등의 제공을 대가로 정치권에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사실이 없는 지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박 회장에 대한 수사가 (세종증권 매각 비리 수사보다) 더 클 수 있다”며 “박 회장이 여야에 모두 보험을 들어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검찰은 박 회장이 S증권 김해지점 등을 통해 여러 차명증권계좌를 개설해 운용해온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이들 계좌를 추적해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아울러 박 회장이 홍콩의 유령법인을 통해 800억원 가량의 배당소득을 거두고도 이를 은폐해 200억원의 소득세를 탈루했다는 국세청 고발 사건과 관련, 소득신고를 하지 않은 800억원의 용처 확인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박 회장은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의 든든한 후원자였으며, 부산ㆍ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한 한나라당 의원들과도 교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박 회장은 2006년 5ㆍ31 지방선거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 20여명에게 회사 직원과 가족들 명의로 300만~500만원을 후원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약식 기소된 바 있다.

2002년 대선 직전에는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안희정씨에게 정치자금 7억원을 건네 벌금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박지영 기자 pjy0925@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