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동학개미운동 시즌2 임박-⓵•⓶] '영끌' '빚투' '마이너스 통장' 까지..어디까지 가나
[커버-동학개미운동 시즌2 임박-⓵•⓶] '영끌' '빚투' '마이너스 통장' 까지..어디까지 가나
  • 이범희 기자
  • 입력 2021-01-14 09:39
  • 승인 2021.01.19 08:57
  • 호수 1394
  • 2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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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3500P 전망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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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국내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시장)의 종합 주가인 코스피지수가 지난 6일 오전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넘었다. 2007년 7월 2000선을 처음 넘어선 지 13년5개월 남짓 만의 대기록이다.

이 기록은 ‘동학개미’ 열풍을 일으킨 개인 투자자들의 의지 때문인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한다.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학습효과로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여긴 개인들이 대거 증시에 뛰어들어 급락장을 일으켜 세운 결과라는 것이다. 이에 비주식 참여자들도 증권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몸부림 중이다.   

 "왜 이제야 주식 시작했을까?" 푸념...정보커뮤니티 사이트 '활개'
 갈 곳 잃은 유동성, 개미 투자로 지속될 전망...신규 계좌개설↑


일반인들 사이에서 "왜 이제야 주식을 시작했을까?"라는 푸념이 떠돌고 있다. 주식 정보가 오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금 들어가도 늦지 않겠죠?"라는 문의가 속출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 5일 하루 동안 신규 계좌 3만9756좌가 개설돼 키움증권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4일 3만3925좌 계설 후 하루 만에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들어 신규 증권계좌 개설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스피 3000시대'를 개척한 주역은 개미투자자들이다. 동학개미는 외국인이 매일 던지는 주식을 주워 담으며 국내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그 결과 동학개미는 일평균 거래대금 역대 최대, 개인 순매수 역대 최대, 고객 예탁금 역대 최대 등의 진기록을 연이어 세웠고 코스피 지수는 V자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 전망치 상단 3300까지 전망
          
증권업계는 개미투자자의 자금이 증시에 유입되는 현상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초저금리와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 자금이 국내 증시에 유입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는 올해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도 개인들의 투자심리를 한층 더 부추긴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치센터장은  "상반기 기업들의 실적 상향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개인은 물론 외국인의 자금 유입 가능성까지 높게 보고 있다"고 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관건은 ‘동학 개미운동’의 중장기 추세화 여부”라며 “초저금리 고착화에 따른 가계 자산배분 기조의 변화, 2020년 성공의 경험칙, 경기 자신감 및 위험 선호심리 추가 강화로 보아 현 추세는 찰나의 반격이 아닌 불가역적 상황 변화”로 풀이했다. 그는 올해 코스피 전망치 상단은 3300까지로 높여 잡았다.

"유동성 장세에 개미 질주 계속"

한편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서 47조4000억 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가 2000을 중심으로 등락을 반복하던 2007년부터 2019년까지 47조 원을 순매도했다. 해외주식 거래액도 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약 120조 원)를 돌파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 계좌에 입금한 투자자예탁금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0일 기준 52조6393억 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은 앞 선 13일 51조1469억 원으로 신기록을 세운지 하루 만에 다시 50조원대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4일 만에 2조원가량이 몰려들며 신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이전보다 전방위적인 두 번째 '동학개미운동'이 시작됐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박스> [동학개미운동 시즌2 임박] '나 빼고 다 하는데 이제라도?'⓶
전문가 우려 "묻지마 투자 심각"...불법 공매도 철퇴

개인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는 '빚투'가 우려를 빚는 실정이다. 지난 5일 기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인 신용융자잔고는 19조6242억 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670조1539억 원으로 1년 전보다 9.73%(59조3977억 원)이 늘어났다.

증권가에서는 실물경제와 증시 간의 괴리가 더욱 커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표 안전자산인 금 가격의 반전이 유동성 장세 변화를 암시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2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9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1500달러선에서 이달 초 2000달러까지 돌파했지만 등락을 반복하며 1900달러대로 내려 앉았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증시가 상승랠리를 이어왔지만 실물경제와 증시 간의 이격, 주도주에 대한 가격 쏠림 심화와 같은 문제점들이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이라면서 "금 가격 변동성 확대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조가 변화한다는 의미이며, 최근 상승랠리를 뒷받침한 유동성에 대한 기대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동학개미 운동의 최대 복병으로 떠오른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불법 공매도와 공매도 이후 유상증자에 참여한 자에 대한 과징금을 신설했다.

불법 공매도는 공매도 주문금액 범위 내, 공매도 이후 유상증자에 참여한 경우는 5억원 이하 또는 부당이득액의 1.5배 이하에서 과징금이 부과될 전망이다.

또 법에서 신설된 대차거래정보 보관·제출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과태료(1억원 이하)와 관련, 시행령 개정안은 법상 상한금액 내에서 과태료 부과 기준금액을 법인은 6000만 원, 법인이 아닌 자는 3000만 원으로 규정했다.

유상증자 기간에 공매도한 경우에는 증자 참여가 제한된다. 시행령 개정안은 유상증자 계획이 공시된 다음 날부터, 발행가격 산정을 위한 대상 거래기간의 마지막 날(발행가격 산정 기산일, 공시서류에 기재)까지 공매도 한 경우 증자 참여를 제한하도록 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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