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산업 인기폭증 위험수위
사행산업 인기폭증 위험수위
  • 홍준철 기자
  • 입력 2008-11-25 10:19
  • 승인 2008.11.25 10:19
  • 호수 761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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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경마베팅 ‘제2의 바다이야기’ 되나?
송훈석 의원

한국마사회에서 지난 93년부터 실시해온 온라인 베팅(PC) 폐지 여부를 두고 감독기관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와 신경전이 한창이다. 사감위는 지난 17일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안’을 발표, 경마관련 인터넷 베팅 폐지, 장외발매소 축소 등을 결정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농림수산부와 마사회는 “권고안 일뿐”이라고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다. 세부 실시안을 통해 매출액 감소에 따른 대체 방안으로 온라인 베팅제를 유지하려는 모습이다. 하지만 사감위 입장은 분명하다. 제2의 바다이야기로 변질될 수 있는 온라인 베팅제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온라인 베팅제의 존폐 주장을 각각 들어봤다.

국내 사행산업의 매출액은 지난해 14조6000억원으로 최대 호황을 기록하면서 갈수록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매출액중 경마로 인한 수입은 6조5000억원대로 전체 매출액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불법 사설 스크린 경마 시장 규모가 3조4000억원으로(2004년 형사정책연구원) 매출 규모는 카지노, 경륜, 경정, 복권 사업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문제는 합법화돼 있는 장외발매소와 온라인 베팅제가 사행성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장외 발매소의 경우 전국적으로 32곳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이중 25곳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장외발매소의 수도권 집중현상과 운영장이 폐쇄된 특성 때문에 레저보다는 도박화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2007년 32개 장외발매소 총 매출액은 5조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국내 사행산업 시장 무려 14조6000억

더 큰 문제는 온라인 베팅제라는 게 감독기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현재 온라인 베팅제 가입자수는 4만5000명(2008년 국정감사 마사회 자료)에 매출액 규모는 2000억원 수준이다. 마사회는 온라인 베팅제를 도입하며 ▲ 전자상거래 상용화 추세 부응 ▲ 경마장 및 장외발매소 혼잡도 완화 ▲ 마권구매 채널 다양화를 통한 젊은 층 유입 ▲ 건전한 경마 문화 정착 및 거래의 투명화를 내세웠다.

그러나 감독기관의 입장은 다르다. 문화체육관광방송위원회 무소속 송훈석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장에서 “온라인 베팅제는 레저 활동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직접 경마장을 찾는 게 아니라 집안에서 행해지는 것으로 사행성 도박으로 흐를 공산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송 의원은 “바다이야기가 오프라인에서 성행했다면 경마 온라인 베팅제는 가정까지 침투했다는 점에서 폐해의 심각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농림수산부와 마사회의 입장은 다르다. 사행성 도박을 부추 킨다는 주장과 관련해 마사회측은 “온라인 베팅방식의 운영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온라인 계좌투표방식을 도입해 투명하게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마사회 측에서는 이용대상자와 금액을 철저히 제한함으로써 경마의 대중화와 건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정감사의 논란은 급기야 감독기관인 사감위가 ‘사행산업종합계획’안을 지난 18일 발표하면서 본격화됐다. 이 계획안 중에서 마사회와 관련해 장외발매소 축소, 교차투표 제한, 전자카드 발급, 온라인 베팅 폐지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온라인 베팅관련 2011년까지 폐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사감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 계획안이 권고적 수준이지만 해당 위원회에 관련부처 차관이 참석해 동의한 만큼 이의를 제기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온라인베팅의 경우 법제처에서 ‘불법이다’고 판명되면 즉시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반대로 ‘근거 없다’는 판결이 나더라도 2009년까지 감축 운영되며 순기능과 역기능을 검토해 2011년에는 온라인 베팅은 폐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마사회에서 장외발매소를 축소 내지 폐지대신 온라인 베팅을 조건부로 내걸 수 있다는 시각 관련 그는 “종합계획안 핵심은 사행사업을 줄이고 사행사업 전체 규모를 축소한다는 것”이라며 “장외발매소를 줄이는 대신 온라인 베팅을 허가해 달라는 것은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반면 마사회 측에서는 이번 종합계획안 관련 “원론적인 개선 방향이자 권고안일 뿐”이라며 “강제적인 사안이 아니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그는 “향후 2009년까지 농림수산부의 자체 계획으로 운영해 감축운영 할 예정”이라며 “농림수산부에서 사감위의 종합계획안에 동의했지만 세부 실시 방안은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미정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사감위의 결정은 주무부처인 농림수산부가 동의했지만 온라인 베팅이 폐지된다는 게 게 아니라는 상반된 입장이다.

그는 또 “2011년이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며 “마사회는 온라인 베팅에 대한 기존 입장에서 변한 게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마사회의 이런 강경입장에 대해 송훈석 의원은 “온라인 베팅제는 레저·오락적 요소보다는 사행성이 훨씬 강하고 급속한 파급력으로 이용자의 사행심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도박중독과 함께 인터넷 중독이 복합적으로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고 재차 우려감을 표출했다.

또한 송 의원은 “온라인의 본질적 특성으로 인해 수용의 폭발성이 우려 된다”며 2006년 기준 홍콩 52.5%, 일본 43.4%에 다다른다는 수치를 들어 설명했다.


인터넷 온라인 베팅 이중 중독성

나아가 송 의원은 “미국에서는 이와 같은 결과를 우려 온라인 불법 도박을 명확히 금지시키는 법안인 ‘불법온라인도박금지법’을 2007년부터 시행중”이라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합법적인 성인용 게임으로 ‘바다 이야기’가 서민생활을 피폐하게 만들었듯이 온라인 베팅이 계속된다면 경마가 제 2의 바다이야기로 변질될 공산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경마 온라인 베팅’관련 농림수산부와 마사회 그리고 감독기관인 사감위와 문방위가 첨예하게 맞서는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베팅이 합법이냐 불법이냐 레져냐 도박이냐의 판단기준에 따라 존폐 여부는 결정 날 전망이다.

특히 문방위 한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지자 일부에서는 소싸움이나 투견까지 도박화 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며 “온라인 베팅이 존속된다면 대한민국은 바다이야기에 이어 재차 도박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것”이라고 우려감을 표출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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