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여인과 관계맺다 살해당한 귀신
세 모녀 갖고 논 바람둥이 귀신“엄마도 두 딸들도 모두 내 여자다.”
퇴마 과정에서 귀신의 입에서 터져 나온 말이다.
퇴마의 대상이 된 귀신은 세 여자를 농락했던 바람둥이 귀신이 복수를 하기 위해 현생에 찾아온 경우이다. 요즘 말로 한다면 혼인빙자간음죄에 해당될 녀석이다.
전생에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펼쳐진 사각관계의 주인공들이 법당을 찾은 것은 지난 4월 초. 폐쇄공포와 과대망상에 사로잡힌 40대 중반의 여성을 그녀의 언니와 어머니가 데리고 왔다.
폐쇄공포로 지하철도 타지 못하고, 끊임없이 자살을 시도하는 이 여성은 법당을 찾기 전날에도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려다 남편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되었다고 한다.
환자의 몸을 영시해 보았다. 예상대로 귀신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영시를 한다는 것을 알았는지 녀석은 환자의 몸에서 어머니의 몸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었다. 그러자 어머니가 갑자기 속이 메스꺼워지면서 머리가 멍해진다고 했다.
일단 환자의 몸에서 영기를 빼내기로 했다. 환자는 순간에 상태가 좋아졌다. 12년간 괴롭혔던 고통이 한순간에 사라졌다며 입이 귀에 걸렸다.
“세 여자가 날 죽여… 원수 갚고야 말겠다”
그런데 다음날 세 여자가 다시 법당에 들어섰다. 이제는 어머니였다. 영시를 해본 결과 대단한 녀석은 아니었다. 이상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그랬다. 세 여자들의 몸에서 기생하는 녀석은 심부름꾼에 불과했고, 배후 세력은 집에 숨어 있었다.
“혹시 집에서 뭔가 이상한 일이 없나요?”
“아무도 없는 주방이나 계단에서 공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코드도 꽂혀 있지 않은 TV에서 소리가 들리기도 해요.”
만만치 않은 놈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집을 방문해서 해결해야 했다. 예상대로 검은 빛을 한 영체가 있었다. 그가 털어놓는 이야기는 놀라운 것이었다.
“세 여자가 모두 나를 좋아했다. 그들을 거부하지 않고 관계를 가지다가 들통났다. 그러자 세 여자들이 합심해서 나를 살해했다.”
귀신의 말에 수긍은 갔지만 복수를 용납할 수는 없었다.
“나무 사만다 바길라 단….”
축귀 주문을 외우면서 수인을 그렸다. 그러자 귀신으로부터 즉각 반격이 왔다. 방어 주문이 나옴과 동시에 역으로 공격해 오기 시작했다. 무시할 수 없는 힘이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그대는 상당한 힘이 있는 것 같으니까 신으로 모셔 주겠다.”
일격을 당한 녀석도 순순히 제안에 응했다. 녀석의 영체가 집안에 있던 지장보살로 들어가는 순간 법망을 던졌다.
황금빛 선이 뻗어나가면서 지장보살상에 숨어 있는 녀석을 꽁꽁 묶어버렸다. 녀석은 뒤늦게 당했다는 것을 알았겠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전생의 업보야 어떻든 간에 녀석은 지옥으로 떨어질 것이다. 누군가를 괴롭혔던 영혼은 얼음 덩어리 속에서 고통을 겪어야 하는 한빙지옥이나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고통을 주는 무간지옥으로 가는 것이 보통이다. 살아 있는 동안 죄를 짓지 않는 것도 복을 쌓는 것이다.
천도재란 무엇인가
천도의식은 망자의 영혼을 좋은 극락으로 보내기 위한 의식이다. 주로 독경, 각종 법회, 시식, 불공 등으로 행해지며 그 종류도 49재, 100일재, 연년기제, 소상, 대상 등 정기적 천도재와 물과 육지에서 헤매고 있는 외로운 혼령들에게 법과 음식을 베풀어 구제하는 수륙재, 특별히 필요에 따라 시설하는 부정기적인 천도재 등이 있다.
영계로 올라가지 못한 영혼은 유계를 떠돌게 되는데 후손들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빙의령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때문에 망자는 영계로 올라가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천도재는 망자 스스로 영계로 떠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영계로 보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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