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는 없다 제 15 화
빙의는 없다 제 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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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6-14 10:11
  • 승인 2011.06.14 10:11
  • 호수 893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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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가 느껴진다면 귀신이…
영국 햄튼 궁 CCTV에 촬영된 유령

영국 윈저성 주변에는 왕실 유령 득실

원저성의 유령도 만만치 않다. 영국 런던 서편 템스 강변에 구축된 성채인 윈저성에는 왕실의 유령들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엘리자베스 1세는 도서관에, 찰스 1세는 케논스 하우스에, 헨리 8세는 중앙 건물에 있다고 한다. 이들은 살았을 때 못지않게 저세상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가장 최근 이 대열에 합류한 귀신은 비련의 다이애나 왕세자비. 아직도 교통사고 의혹이 풀리지 않은 그녀는 생전에 살았던 켄싱턴궁에 둥지를 틀고 바야흐로 선조 귀신들과 조우한 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영국인들은 귀신의 존재에 대해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최근 <런던 타임스>는 영국의 각 교단 내에 귀신 쫓기 의식들이 크게 증가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어느 교회는 예배 도중 이런 의식을 거행하여 귀신 들린 자들이 마룻바닥을 뒹굴며 입에 거품을 물고 괴로워하는 모습들을 자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영국 성공회 주교는 특별 지시령을 내려 지역교회 목회자들이 이런 의식을 삼가고 귀신 들린 자들을 일단 중앙위원회의 ‘귀신 들린 사람들을 전담하는 부서’로 연락할 것을 지시했다.

로마의 바티칸에서도 귀신 쫓기 의식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정하고 교육을 시작했는데, 이탈리아에서는 현재 귀신 쫓기 의식을 거행하도록 허락 받은 가톨릭 사제가 300여 명으로 6년 전의 20명에서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신의 존재에 대해 부정하는 움직임은 여전하다. 최근 과학자들은 영국의 유명한 왕비 유령의 실체가 공기의 움직임이라고 발표했다. 영국 BBC 방송은 유령이 출몰하는 것으로 알려진 궁전 복도를 과학자들이 조사한 결과 복도에 숨겨져 있는 비밀 문들에 의해 온도가 갑자기 변화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이런 온도 변화가 사람들로 하여금 유령이 나타났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귀신이 뜨면 온도가 2도씩 내려간다?

런던 근교에 있는 햄튼궁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비명소리를 듣거나 복도에서 유령을 봤다는 말들이 계속해서 들리자 햄튼궁 관계자는 결국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허트포드셔 대학의 리처드 와이즈먼 박사를 주축으로 한 연구팀은 일반인 약 400명을 대상으로 복도에서 ‘어떤 존재’를 느끼는지 조사했다. 조사 결과 대상자 중 절반 이상이 갑작스런 한기를 느꼈다고 했다. 일부는 유령의 존재를 확실히 느꼈다고 말했으며, 몇몇 사람은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의 옷차림을 한 사람을 봤다고까지 주장했다.

연구팀은 이런 경험들은 복도에 나 있는 여러 개의 비밀 문에 의해 실내 온도가 갑자기 내려가 생기는 것으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복도에 열감지 카메라와 공기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장치들을 설치해 공기의 흐름과 온도 변화를 측정한 결과 복도의 두 곳에서 온도가 2도까지 급격하게 떨어짐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와이즈먼 박사는 “갑자기 차가운 공기 속으로 걸어간다면 사람들이 정상적인 현상을 오해할 수 있다”면서 “더욱이 음산한 장소에서 갑작스런 한기를 느낀다면 공포와 끔찍한 경험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와이즈먼 박사는 “유령의 존재를 믿는 사람이 온도의 변화와 같은 어떤 낌새를 느끼면 유령을 느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와이즈먼 박사 팀은 앞으로 유령이 자주 출몰하는 곳으로 유명한 에든버러의 사우스 브리지 지하감옥과 메리 킹즈 정원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온도의 변화만으로 귀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온도의 변화 때문에 모두 귀신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역으로생각해볼 수도 있다. 귀신은 차갑고, 어둡고, 습한 음의 특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귀신이 나타나면 괜스레 으스스한 느낌을 갖게 된다. 귀신이 나타나서 찬 기운을 느끼는지, 아니면 찬 기운 때문에 귀신을 보는지는 다시 한번 조사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미국 백악관에도 귀신이 나온다는 방이 있다. 링컨 대통령이 기거했던 링컨 룸이 바로 그곳이다. 링컨 룸은 링컨 가문과 악연으로 맺어졌다. 아들 윌리가 1862년 이곳에서 숨졌고, 링컨 역시 3년 후 암살자의 총탄으로 숨진 뒤 이곳에서 방부 처리를 받았다.

그런데 링컨을 이 방에서 보았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가장 유명한 인물은 2차 대전 영웅 윈스턴 처칠, 그는 미국 방문 중 이곳에서 링컨의 귀신을 보고 다른 방을 달라고 호소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네덜란드의 빌헬미나 여왕도 링컨을 상징하는 굴뚝 같은 모자를 쓴 귀신을 보았다고 했고, 카터와 레이컨 대통령의 딸들은 아예 이 방을 ‘귀신 나오는 방’이라며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고 한다.

힐러리 여사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백악관 내부 인사 중에서도 그 방에 귀신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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