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사김영기의 빙의는 없다 제 10 화
퇴마사김영기의 빙의는 없다 제 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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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5-09 15:58
  • 승인 2011.05.09 15:58
  • 호수 888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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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보인다면 ‘경고’에 귀 기울여라
이승환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지하철 귀신'

읽혀지지 않은 편지

밤 늦은 시간까지 회사에 남아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늦은 밤 당신의 뒤에 누군가가 있다면? 혹은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면?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빈 사무실에서 두런거리는 사람 소리가 나고, 전원 코드가 빠져 있는 컴퓨터에서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며 원인을 밝혀 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 이 회사의 사장은 처음에는 직원들의 말을 믿지 않았으나 자신이 직접 겪고 나서야 믿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일하기 싫어서 만들어 낸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한 번은 직원들을 모두 퇴근시키고 혼자 사무실에 남아서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직원들 방에서 이상한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가 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요.”


‘자귀모’ 사무실 자살 귀신 우글우글

필자가 현장에 가서 살펴보니 제법 많은 귀신들이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한결같이 자살한 귀신들이라는 점이었다. 사장에게 그대로 이야기했더니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한때 화제를 불러 모은 영화 ‘자귀모’를 편집한 사무실이 바로 그곳이라는 것이다. 자살한 귀신들은 영화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그 사무실로 모여든 것이었다.

‘자귀모’ 편집작업이 한창이던 지난 1999년 7월에는 귀신이 목격되기도 했다. 영화 제작진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밤샘작업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감독 옆에 모르는 사람이 앉아서 영화를 뚫어지게 보고 있는 것이었다. 서로 누군가의 지인이겠거니 하고 넘어갔지만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결국 아무도 알아내지 못했다고.

귀신들은 어둡고 칙칙한 스튜디오를 유난히 좋아한다. 가수들 사이에서는 ‘음반 제작과정에서 귀신을 보면 대박’이라는 속설까지 있을 정도다.

이미 귀신 소동으로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가수 이승환 씨의 뮤직비디오는 지금까지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지하철 기관사 옆에 소복을 입고 서 있는 여자를 보고 화면조작인가, 아닌가 하는 논란도 많았다. 사건이 확대되자 이승환 씨 측에서 화면조작이라고 시인했지만, 사실 그것은 화면조작이 아니었다. 분명 귀기鬼氣가 느껴지고, 화면조작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가수뿐 아니라 탤런트들도 귀신과 자주 접한다. 지난 1995년 MBC TV드라마 ‘전생과 사랑’ 촬영현장인 필리핀 팍상한 호텔에서 탤런트 이창훈 씨가 목격한 귀신 사례도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촬영현장에 도착한 이창훈 씨는 여독이 채 풀리기 전에 소파에 잠시 앉아 있었다. 그새 잠깐 잠이 들었는데 꿈인지 생시인지 갈피를 못 잡는 동안 두 명의 쌍둥이 여자가 나타나 이창훈 씨에게 장난을 치는 것이 아닌가.

여자들은 필리핀 토속어인 타갈로그어로 그에게 말을 걸었고 이창훈 본인은 타갈로그어를 전혀 모르면서도 의미를 이해하고 자신도 모르게 답을 했다고 한다. 이창훈 씨는 무서워 다른 방에서 자던 동료를 불러 같이 잠을 청했다. 하지만 그 동료도 비슷한 상황을 목격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몇 년 전 그곳에서 여자 2명이 살해된 적이 있었다.


귀신 현상은 생명경보 장치

이들이 촬영현장에서 겪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착각이나 환상에 불과한 것인가. 아직까지 모든 사람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전해지는 사람들의 귀신 체험담을 모두 거짓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무속을 40년 동안 연구해 온 모 교수는 “귀신은 없다”라고 잘라 말한다. “영화나 텔레비전, 도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 등을 통해 입력된 귀신에 대한 정보가 무의식에 깔려 있다가 특정한 계기를 통해 나타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원래 귀신 현상은 현몽, 즉 꿈에 나타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이 가진 원시적인 예지력이었다. 박쥐가 지진이 일어나기 사흘 전 동굴을 빠져 나가거나 들쥐가 큰비가 내리기 전 높은 지대로 대피하는 것처럼 귀신 현상은 위험상황을 알려 주는, 이른바 자동 생명경보 장치였던 셈이다.

심리학에서는 심약하거나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귀신을 더 자주 만나게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귀신을 접하기가 더 쉽고, 건강한 성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드물다. 귀신을 정기적으로 혹은 자주 만나는 사람은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심리학에서는 귀신을 무의식이 병리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 심리학자 프로이트에 따르면 억눌린 욕망은 무의식에 잠재해 있다가 왜곡된 형태로 나타나는데, 귀신도 그 중 하나일 수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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