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최대 변수는 ‘정계개편(64%)’
차기 대선 최대 변수는 ‘정계개편(64%)’
  • 홍준철 
  • 입력 2006-05-09 09:00
  • 승인 2006.05.0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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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2주년을 맞아 실시한 본지 설문조사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은 2007년 대선 최대 변수로 ‘정계개편’을 꼽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2가지 변수항목을 제시해 그중 3개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정계개편’이란 답이 64%를 차지했다. 이어 개헌(54.6%)과 지역구도(38.6%)가 변수로 등장할 것이란 답이 뒤를 이었다. 한편 여야 의원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복심이 2007년 대선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봐 눈길을 끌었다. 특히 여당 의원들은 한 사람도 노심을 변수로 꼽지 않아 노무현 대통령의 영향력은 의미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2007년 대선에서 표심을 가를 최대 변수로 ▲ 정계개편(64%) ▲ 개헌(54.6%) ▲ 지역구도(38.6%)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의원들은 변수로 ▲ 경제(34.6%) ▲ 보혁 대결(29.3%) ▲ 양극화 문제(25.3%) ▲ 노무현 심판론(20.0%) ▲ 선거구제 개편(10.6%) 등을 꼽았다. 기타 답변(18.6%)으로 게이트, 노심, 남북관계, 증감세, 통일, 수도이전 등을 꼽기도 했지만 비율은 미미했다.

“현 정당구도 무너질 것”

특히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압도적으로 정계개편(64.7%)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 뒤로 개헌이 52.9%, 지역구도 50.0%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나라당 의원들 역시 정계개편을 최대변수로 꼽았다. 조사대상 한나라당 의원의 68.4%가 정계개편을 최대변수로 예상했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정계개편에 이어 개헌 문제를 다수가 꼽았다. 전체의 60.5%가 대선변수에 대한 질문에 개헌이라고 답했다. 물론 여야 의원들이 우선순위로 꼽은 변수는 정계개편이다. 이는 지난 97년 DJP 연합이나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등의 예처럼 2007년 대선에서도 정당과 후보자간에 이합집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는 사실을 시사한 것으로 주목된다.

결과적으로 여야 의원들은 차기 대선 이전에 현재의 5개 정당구도가 무너진다고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뜨거운 감자’인 개헌에 대해서도 대다수 의원들이 이슈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개헌문제는 예비 대선주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인 사안이다. 대체로 예비주자들은 개헌의 필요성에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을 제외한 박근혜 대표, 고건 전총리, 정동영 의장 등은 노대통령 재임시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 이 시장은 개헌에 동의하지만 차기 정권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여당은 개헌-지역구도 다음으로 ▲ 양극화 문제(35.2%) ▲ 경제 문제(29.4%) ▲ 보혁 대결(26.4%) 등을 변수로 꼽았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경제 문제(39.4%)를 3번째로 선택했고 뒤로 보혁대결(34.2%), 지역구도(31.5%)라고 답해 여야간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여당이 양극화 문제를 우선 순위로 보고 있다는 점은 차기 대선에서 주요 화두로 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는 여권 일각에서 나오는 양극화 문제 대선이슈론을 그대로 보여준 예로 풀이된다.하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경제문제를 3순위로 꼽으면서 참여정부의 경제 실정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또 여당이 계층간 대결구도를 기대하는 것과 달리 한나라당은 보수와 혁신(진보진영) 대결구도를 필승구도로 보고 있어 차이를 보였다. 이는 최근 박 대표의 잇따른 고건 러브콜이나 이회창 전 총재의 ‘보수 대결집’ 주장 등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도 문제와 관련해서 여야 국회의원들은 2007년 대선에서도 지역구도가 판세를 가를 것이라고 답했다. 눈에 띄는 점은 한나라당보다 적극적으로 동서화합을 외쳤던 열린우리당의원들이 지역구도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 사실이다.

노심(盧心)에는 ‘무관심’

이번 설문조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차기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복심이나 게이트의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답했다.특이한 점은 여당 의원들 중 차기 대선 변수로 노심(盧心, 대통령 의중)을 선택한 인사는 단 한명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한나라당 의원들 역시 노심을 선택한 의원은 2명에 지나지 않아 대부분 의원들이 ‘노심은 없다’라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 대선전에서 전임 대통령이 차기 대선주자 만들기에 보이지 않는 힘을 행사할 것으로 내다본 것과는 판이한 반응이다. 특히 연초에 유시민 장관이 입각하면서 노 대통령이 차기 대선후보로 유시민 카드도 고려하고 있다는 말까지도 나돌 정도로 노심이 주목받았던 적도 있기 때문이다.또 각종 게이트에 대해서도 극소수가 선택함으로써 주목하지 않았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가 대결을 벌일 당시만 해도 ‘세풍’, ‘안풍’, ‘병풍’ 등 각종 대형 게이트가 대선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었다. 나중에 모두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났지만 어쨌든 이 후보 패인의 주요 요인이었다.그밖에 여당은 ▲ 선거구제 개편 ▲ 노무현 정부 심판론 ▲ 통일 ▲ 수도이전 등이 대선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한나라당 의원들은 ▲ 노무현 심판 ▲ 양극화 ▲ 통일 ▲ 노심을 기타 의견으로 응답했다.반면 민주노동당은 지방선거에서 증감세 논란을, 국민중심당은 경제 문제를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홍준철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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