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의료인력 과부화가 심각해지자 정부가 ‘의사 국시’ 재시험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그간 정부는 공정성과 형평성을 내세워 의사국가시험 재시험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요.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수무책으로 폭증하자 결국 입장을 번복하는 모양새입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0일 KBS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여러 상황을 감안해 조만간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재시험 기회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입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도 지난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료공백을 막는 차원에서 의사 국가고시 추가 시험 기회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의료계와 야당은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신상진 국민의힘 코로나19 대책특위 위원장은 “최대한 서둘러 의료현장에 투입해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이 최고”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의사 국시’를 두고 정세균 총리의 말바꾸기에 다른 국가시험과의 형평성과 국가운영 기본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이어졌는데요.
지난 22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국시 재응시 실시를 언급하는 것은 불법행위자에게 처벌이 아닌 특혜를 부여하는 이율배반적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정치권의 논쟁과 달리 사태의 장본인들인 의대생들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반발해 여러 차례 국시를 거부했던 의대생 본과 4학년들은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 모습입니다. 일부 의대생들은 “코로나 시국을 빌미로 정부가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주장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 폭증세와 의료인력 부족으로 현실적인 고민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의대생들에게만 특혜를 부여한다는 부정적 여론이 정부의 최종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0.12.23 일요서울TV 신수정기자
신수정 기자 newcrystal@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