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재 보물' 미륵 석조여래입상 내부 습기로 훼손 우려
'하늘재 보물' 미륵 석조여래입상 내부 습기로 훼손 우려
  • 오두환 기자
  • 입력 2020-12-18 17:43
  • 승인 2020.12.18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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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미륵대원지는 괴산 미륵사지, 중원 미륵사지 등으로 명칭이 변경되며 사적 제317호로 이곳의 주존불(主尊佛)인 높이 10.6m 규모의 석조여래입상은 보물 제96로 지정돼 있으며 일반적으로 미륵사지로 불러지고 있다.

사적 317호인 미륵사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로 충북 충주시 미륵리와 경북 문경시 관음리를 잇는 하늘재 아래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 보물 제96호인 '석조여래입상'은 예로부터 나라의 안녕과 소망성취를 기원하기 위해 해마다 수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명소다. 월안산, 포암산, 하늘재를 이으며 미륵대원터와 관음원터가 위치한다. 퇴계 이황은(1501년~1570년) 하늘재 관음원에서 시를 한편 남기기도 한다.

여기에도 역사의 사연이 담겨져 있다. 우리가 아는 '원'(院)은 역참이 있던 곳으로, 여행자들에게 휴식과 숙박을 제공했다. 밤이 되면 하늘재의 문을 닫는다는 관음리 문막(門幕)의 관음원(觀音院)과 미륵리의 미륵대원(彌勒大院)은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숙박업'을 겸업했던 것이 된다. 현재 관음원터 바로 위에 관음정사가 위치하고 있다.

이 유례 깊은 하늘재 미륵대원터에는 미륵대불이라 일컬어지는 보물 제96호인 석조여래입상이 둘러싼 오른쪽 석실의 균열로 2014년부터 보수공사를 시작해 현재까지 완공 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현재 공사현장은 외부와 차단된 상태로 바람이 통하지 않는 상태에서 석실 좌측으로 계곡이 있어 공사현장 내부의 습기로 인한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가림구조물이라도 일단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공사 안내문에 2017년 1월 5일로 완공예정이라고 표시가 돼있었으나 2018년 3월 16일로 변경되었다가 다시 2018년 12월 24일로 변경됐다. 현재는 공사완공일자가 미기재 된 상태로 공지돼 있다.

충주시 박석배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보수공사가 지연이 되고 있어 송구하다며 보수 해체중 문화재청과 협의가 늦어졌으나 최선을 다해 2021년에 완공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전통문화예술양성위원회는 “석조여래 입상 내부 습기로 인해 훼손 우려되고 있으니 충주시와 문화재청이 협의해 우선 가림구조물이라도 일단 철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발파석인 일명 굴림돌로 복원하고 있다.”며 “반대면인 같은 포암산 아래 하늘재 관음리 돌담마을은 농지개간시 자연석이 채굴되고 있어 문경시의 협조를 얻어 원형복원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하늘재는 현세의 고통을 정화하는 관음 세상과, 내세의 소망을 모으는 미래 세상을 잇고 있다”며 “그 중심에 석조여래입상이 있기에 조속히 복원되길 기원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미륵대원지(미륵사지)와 관음리 위치한 하늘재에서 이어진 마을에 석조여래입상과 석축 등이 포진되어 있다. 불교미술 측면에서 보더라도 익산 미륵사지 이상으로 중요한 유적이기에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의 더 한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미륵리 석조여래입상은 신라의 마지막 왕자인 마의 태자가 경주를 떠나 금강산으로 향하던 중 이곳에 잠시 머물며 신라가 다시 번성하기를 꿈꾸며 불상을 세웠다는 축조설이 언급되고 있으나 그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누가 미륵대불 등을 조성했는지에 대해서는 정설화된 것은 없다. 그러나 망국의 태자, 그것도 망명길에 이처럼 거대한 불사를 했다는 것은 재정이나 경제면에서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에 상당수 사가들은 고려 왕건에 무게를 두고 있다.

축조 당시 국가 도량형인 당척(唐尺)을 사용한 것도 또 하나의 증거가 되고 있다. 당척은 29.5~29.8㎝ 길이로, 상당수 석재가 인공이 가미된 장방형을 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는 당시 미륵사 축조에 어떤 식으로 든 국가권력과 거대 경제력이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고 있다.

관련 방증 사료로는 충주시 신니면 숭선사지와 원평리사지에서도 찾아지고 있다. 숭선사는 고려 광종이 자신의 어머니인 신명순성왕후를 위해 세운 사찰로, 원평리사지에는 미륵사지 미륵대불과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는 석불입상이 존재하고 있다. 원평리는 영남과 한양, 평양의 주교통로 상에 위치했다.

또한 덕주사 마애불, 사자빈신사지 석탑, 괴산 원풍리 마애불과 경북 문경 관음리 반가사유상, 관음리 약사여래입상의 방향성을 집중 분석한 학자도 있다.

이 석조물들이 산 때문에 시야가 가려지기는 하나 하늘재 미륵대불을 향하고 있고 이는 마치 미륵대불을 모시고, 나머지 석조물들은 미륵대불을 향해 '경배'하는 모습을 한다며 주장을 제시했다.

이렇듯 관음리와 미륵리의 하늘재 일대는 불교문화의 거대한 마을이다. 종교를 떠나 문화적으로 하늘재 복원에 조길형 충주시장과 고윤환 문경시장이 손을 맞잡아 그 시너지 효과가 증폭되고 있다.

한편 대한불교조계종 하늘재 문경 관음정사 주지인 원광 스님은 동지를 기점으로 6년째 공사중인 석조여래입상 보수정비공사가 조속하게 복원되길 기원하는 기도를 하늘재 관음리 문막 관음원터와 충주 수안보 미륵리 미륵대원터에서 올린 후 ‘문화재청, 미륵사지 보물 제 96호 석조여래입상 가림구조물 철거와 복원되다’ 기원 챌린지를 전 국민 대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2020. 12. 18 일요서울TV 오두환 기자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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