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앞에 차려진 탑골공원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2020.12.15. [뉴시스]](/news/photo/202012/435184_352324_1040.jpg)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지난 14일부터 수도권에 ‘임시선별검사소’가 설치됐다.
17일 기준 설치된 73개의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총 3만7000건의 진단검사가 진행됐다. 이는 잠복 감염자를 찾아내기 위해 마련된 정부조치로 증상이 없어도 익명 및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지난 16일 기자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앞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직접 진단검사를 받아봤다. 탑골공원 임시선별검사소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고 있었다. 다만 서울시에 마련된 57개 진료소 중에는 오후 6시까지 운영되는 곳도 있다.
오전 11시30분경 방문했을 때, 시민 3~4명 정도가 양쪽 펜스 사이에서 일정 간격 거리두기를 지켜가며 대기를 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대기 줄이 길지 않았다. 종로구청 직원 두 명은 각각 앞뒤로 나눠져 사람간의 간격이 가까워지지 않도록 형광봉을 들고 주의를 줬다.
올겨울 ‘최강 한파’라는 일기예보답게 줄을 선지 채 1분도 안 돼 다리가 오들오들 떨리기 시작했다.
검사 차례를 기다리다 앞에 서 있는 한 시민에게 말을 걸자 그는 추위로 새빨개진 손을 휘휘 내저으며 말 걸지 말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리고는 마스크를 낀 코 주변을 한 번 더 세심하게 만지기도 했다. 구청 직원도 기자가 한발자국 앞쪽으로 간 걸 금세 발견하고 곧바로 제지하고 나섰다.
비교적 사람이 없어 한산했던 터라 검사 차례가 다가오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손을 패딩 주머니에 꼭 넣고 5분 정도 기다렸을까. 앞 사람이 들어가고 2분정도 지나자 구청 직원이 하얀 천막 안으로 들어가라고 안내했다.
![‘검사 대상자용 검사설문지’ [사진=김혜진 기자]](/news/photo/202012/435184_352332_5243.jpg)
검사가 진행되는 천막 안으로 들어서자 방역복으로 꽁꽁 싸맨 세 명의 의료진중 한 사람이 ‘검사 대상자용 검사설문지’를 작성하기 위해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전화번호를 적고 또 다른 의료진이 그 자리에서 확인 전화를 걸었다. 이후 연령대를 묻는 내용의 설문지까지 빠르게 작성한 뒤 약 1분간 검사가 진행됐다.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검사 결과의 정확성과 효율성 등을 고려해 비인두도말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우선 실시하고 있다. 다만 검사 희망자가 원하는 경우, 타액 PCR 검사 또는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도 있다.
이날 기자도 비인두도말 PCR 검사를 받았다. 의료진은 먼저 긴 구인두용 면봉을 들고 입을 ‘아’ 모양으로 크게 벌리라고 했다. 목젖과 가까운 혀끝을 면봉으로 긁어내렸다.
뒤이어 ‘매우 아픈 검사’라고 익히 알려진 비강 채취 검사가 진행됐다. 비인두용 면봉이 왼쪽 콧구멍 속으로 깊숙하게 들어왔다. 면봉이 코와 눈을 지나 이마까지 들어오는 동안 한쪽 콧속이 시원하게 뻥 뚫리면서 이마가 ‘띵’해졌다. 난생 처음 경험한 느낌이었다.
검사가 끝나자 앞서 설문지를 작성한 의료진이 “검사 결과는 다음날 문자로 통보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막을 나오는데 갑자기 콧구멍 속과 눈, 이마 쪽으로 통증이 번져가는 듯 했다. 어디가 정확하게 아픈지 모른 채 계속 이어진 통증은 10분 정도 지나자 점차 가시기 시작했다.
다음날 늦은 오후 “종로구 보건소입니다. 12/16 코로나19 검사결과 ‘음성’입니다”라는 문자메시지가 날아왔다.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차단을 위해 지난 14일부터 3주간 수도권 지역에서 임시선별검사소 150여개를 설치·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수도권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이틀간 68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지금까지 3만7000여명이 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처음 시도하는 무작위 선제검사에 대한 효용성 논란을 불식하기에 충분한 수치로 판단된다”며 “수도권 시민들의 적극적인 검사 참여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