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3호>
<제5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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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12-03 09:00
  • 승인 2004.12.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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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저는 건축업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얼마 전에 건축공사와 관련하여 건축주와 곤란한 일이 있었습니다. 세세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저의 잘못인데, 저는 얼마간의 손해배상을 하여주고 일을 마무리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건축주는 계약서에 계약위반을 하면 위약금으로 돈을 주게 되어있으니 일단 그 돈을 주고, 나머지 손해에 대하여는 추가적으로 배상을 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저의 입장에서는 계약위반을 한 잘못은 있지만, 계약서에 적혀있는 위약금 자체도 많은 돈인데 그 돈을 물어주고도 다시 손해배상을 더 해줘야 한다니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건축주는 위약금은 위약금이고, 손해배상은 다른 문제라고 하고 있는데, 정말 건축주의 말이 맞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 : 계약은 강행규정 위반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성실히 이행이 되어야 하고, 만약 계약위반이 있고 이로 인하여 상대방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그 손해의 배상을 하여 주어야 합니다(민법 제390조). 귀하는 건축업을 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통상적으로 건축공사의 경우는 그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일정한 대가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도급의 관계라고 할 것입니다(민법 제664조). 도급의 경우 그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건축주인 도급인은 수급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하자의 보수에 대신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민법 제667조).

물론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면서 동시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건축주가 귀하에게 주장하고 있는 사항은 법적으로 위약벌과 손해배상의 주장으로 보입니다. 위약벌은 말그대로 위약을 한 것에 대한 벌로서 상대방에 청구하는 것으로 손해배상의 문제와는 다른 것이라 할 것입니다. 따라서 건축주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실제로 위약벌이라면 이는 손해배상과 달리 별도로 지급되어야 하는 것입니다.하지만, 단순히 “위약금”이라고만 하는 경우, 우리 민법은 이러한 경우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민법 제398조 제4항).

계약에 있어서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있는 경우 구체적으로 손해의 금액을 산정하지 아니하고 그 약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손해배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만, 실제로 발생한 손해에 비추어 그 손해배상액으로 예정된 금액이 지나치게 과다한 금액인 경우에는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398조 제2항). 결국, 건축주와 사이에 계약서에 “위약금”이라고만 기재되어 있다면 건축주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위약벌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오히려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면 귀하께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실제 그 손해액에 비추어 손해배상액으로 예정된 금액이 과다하게 많은 금액이라면 법원은 각자의 경제적인 지위, 동기 등 제반 사항을 참작하여 적당한 감액을 하게 될 것입니다(대법원 1997. 6. 10. 선고 95다3709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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