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톱을 치면 정치판이 보인다
고스톱을 치면 정치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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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5-25 09:00
  • 승인 2004.05.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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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톱에는 사회의 풍자가 깃들어 있다.화투는 원래 포르투갈 상인이 즐기던 ‘카르타’라는 카드놀이가 일본에서 ‘하나후다’ 로 변형됐고, 이것이 조선조 말 우리나라에 흘러 들었다는 설이 유력하다.화투 망국론이 나올 정도로 크고 작은 폐단도 많지만 명절 때마다 화투판이 벌어지지 않는 집이 드물고 요새는 인터넷 화투까지 인기를 끄는 실정이다.화투 게임의 왕좌는 아무래도 고스톱. ‘설사’ ‘독박’ 따위를 전혀 겁내지 않는 한국인의 ‘벤처 정신’과 잘 어울리기 때문일까.싹쓸이를 하면 다른 사람들이 먹은 피를 한 장씩 받아 오는게 보통인데 여기선 친 사 람 마음대로 골라 가졌다. ‘광’ 석 장 갖다 놓은 사람이 광 한 장씩 받아 오면 바로 5광이 나니 싹쓸이 몇 번 하면 돈 따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거꾸로 싹쓸이 하면 오히려 자신의 피를 한 장씩 내줘야하는 고스톱도 함께 유행했다.최규하 고스톱이다. 당시 최고 권력자의 명암을 빗댄 이 두 가지 고스톱은 입에서 입으로 퍼져 모르느 사람이 없었다. 10·26, 12·12사태로 나라가 숨가쁘게 돌아가던 20여년 전 일이다.“나 광 없어요, 믿어 주세요” 하면 다른 사람들이 무조건 쳐야하는 게 노태우 고스톱이다.같은 패 석 장을 들고 흔들면 다른 사람 패를 미리 볼 수 있는게 김영삼 고스톱이다.고스톱 소재는 정치만이 아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는 삼풍 고스톱이, IMF사태로 온 나라가 허리띠를 졸라맸을 때는 IMF고스톱이 유행했다.‘DJ고스톱과’ ‘홍3’ 고스톱은 김대중 편에서 한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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