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1호> 하일호 변호사의 법률이야기
<제511호> 하일호 변호사의 법률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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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2-19 09:00
  • 승인 2004.02.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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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저희 집은 요즘 한참 이야기가 되고 있는 뉴타운에 해당되는 곳에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집은 집만 저희 것이고, 땅은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등기가 되어있습니다. 저희가 살고 있는 곳 일대가 어떤 문중의 땅이고, 그 곳에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집을 지어 살아왔고 저희도 그렇게 집을 사서 들어와 살았습니다. 그런데, 뉴타운으로 지정이 되고 나서는 하루가 다르게 땅값이 올라가고, 개발과 관련하여 동네가 술렁이기 시작하면서 땅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동네사람들은 누구는 소송을 한다고 하기도 하고, 땅을 살려고 한다고 하기도 하는 등 서로가 다른 이야기들을 하는데, 저희는 집을 살 때, 그 전 주인으로부터 땅문제는 걱정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샀었는데, 혹시나 잘못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듣기로는 오랫동안 살면 그 땅이 자기 것이 될 수 있는 법이 있다고 하는데, 저희와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 : 토지에 대한 소유권의 취득에 대하여는 점유에 의한 시효취득이라는 규정이 있습니다. 즉 타인의 명의로 등기가 되어 있는 땅이라도,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에 대한 점유를 하고 있는 사람은 등기를 함으로서 그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245조 제1항).20년의 기간은 자신이 점유를 시작한 때로부터 20년이 경과하여도 가능하지만, 자기 이전의 사람이 점유를 하고 있던 기간을 합산하여서 20년이 경과하여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점유로 인하여 소유권의 취득이 가능하기 위하여는 “소유의 의사”에 의한 점유라야만 합니다. 따라서 타인의 토지를 무담으로 점유하였다는 것 만으로는 “소유의 의사”가 있다고 하기에는 부족합니다. 질문하신 분과 같이 집을 살 때 땅까지 함께 산다는 의사로서 매수를 하고, 점유취득시효 기간이 지난 경우에만 가능한 것입니다. 또한, 점유기간 동안 그 점유는 평온, 공연한 것이어야만 합니다.

즉, 몰래 남의 땅에 내 땅이라는 표시를 암암리에 해둔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취득시효라는 제도는 오래동안 지속된 사회적 현실에 부응하는 재산관계를 인정하겠다는 것이 취지이고, 반대로 자신의 소유권의 오래동안 행사하지 않고 방치한 사람에 대하여 그 권리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따라서, 외부적으로 정당한 권리자로서의 외양을 가지고 장기간 점유를 행사하였다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질문하신 분의 경우, 자신이 집을 매수하고 점유를 시작한 날로부터 20년이 경과하였거나, 또는 그 전의 주인이 점유를 시작한 때로부터 현재까지 20년이 경과하였고, 그동안 땅 주인이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주장하는 등의 하자가 없이 지나왔다면, 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취득시효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채권적 권리이므로, 법원에 소유명의를 가진 사람을 상대로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하고, 그 소송에서 승소한 다음에 등기를 하시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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